병원 내 불법…봉직의·전공의는 "알고 있다"
병원 내 불법…봉직의·전공의는 "알고 있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0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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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79.5% · 봉직의 58.5% 무면허의료행위 경험
10명 중 9명 이상 "준법진료 요구(준법투쟁) 동참하겠다"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준법진료 실시"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11월 준법 진료를 선언했다. 의료현장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하겠다고 천명했다.

2018년 4월 파주의 한 병원에서 어깨·허리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어깨수술은 면허가 취소된 무면허 의사가, 허리 수술은 영업사원이 한 사실이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후 의료진들의 고발과 언론 취재 등 무면허불법의료 실태가 잇따라 밝혀지며 의료계는 물론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의협은 무면허·무자격 수술을 하다 환자 2명을 숨지게 한 의사와 병원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준법진료' 선언 행보를 이어갔다.

<의협신문>은 봉직의·전공의를 대상으로 '준법진료' 관련 설문을 시행했다. 현장에서 무면허의료행위 실태와 함께 준법진료를 바탕에 둔 '준법 투쟁'에 대한 인식을 조사·파악해 봤다. 설문 조사는 1월 18일부터 2월 15일까지 29일간 실시됐다. 봉직의 715명, 전공의 219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실제 병원 현장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목격했다는 봉직의·전공의들의 답변이 나왔다. 이로 인한 의료사고 발생사례도 10명 중 1명 이상이 '있다'고 답했다.

'의료기관 내 무면허의료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를 묻자 전공의 79.5%, 봉직의 58.5%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 현장에서 상당수의 전공의·봉직의들이 무면허의료행위를 목격했거나 인지했다는 것. 실제로 만연해 있는 의료기관 내 불법행위가 상당함을 짐작할 수 있다.

'무면허'는 직종을 망라하고, 상당히 심각한 불법이다. 특히 의료행위는 국민의 생명·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더욱 심각하다. 실제로 무면허의료행위로 인한 '의료사고'사실이 있는가를 묻자, 전공의 19.6%·봉직의 15.2% 가 '의료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병원 내에서 '관습'이라며 방치하는 무면허의료행위가 국민의 건강·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며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병원에서 무면허의료행위를 행하고 있었다.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파주 소재 병원에서 발생한 '무면허의료행위 사망 사건'은 의료기기 영업사원에 의한 수술로 인한 것이었다. 실제 무면허 의료행위가 누구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지를 물었다.

무면허의료행위는 주로 '전문 간호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었다. 전공의(74.4%) · 봉직의(47.4%)는 모두 '전문 간호사'를 1순위로 꼽았다. 전공의의 경우 의료기기영업사원(5.5%), 의료기사(3.7%)를 순서대로 답했다. 봉직의는 의료기사(11.1%), 의료기기 영업사원(4.9%) 순으로 답변했다.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 내 무면허의료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 면허취소나 1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

이러한 처벌규정에 대해 전공의 25.6%·봉직의 23.7%는 "잘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대략적이건 구체적이건 해당 행위가 의료법에 의해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처벌받을 수 있는 불법행위를 인지했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고용된·교육받는 신분적 한계로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진 못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대한의사협회는 무면허의료행위에 대해 해당 병원·관계자들을 검찰에 직접 고발했다.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심의를 회부하기도 했다. 봉직의·전공의들은 의협의 '무면허 의료행위'근절 노력에 대해 어떤 평가를 했을까.

봉직의 48.7%, 전공의 35.2%로, 모두 '매우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봉직의의 경우 '그저 그렇다' 27.9%, '잘하고 있지 않다' 13.6% 순으로 답했다. 전공의 역시 '그저 그렇다' 37%, '잘하고 있지 않다' 19.6% 순으로 답변했다.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지만, 봉직의에 비해 전공의들이 '준법진료'관련 의협 행보에 낮은 점수를 줬다.

이외 중앙윤리위원회 징계심의 회부만 찬성한다(봉직의 9.4%·전공의 6.8%), 검찰에 고발하는 것만 찬성한다(봉직의 0.4%·전공의 1.4%)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봉직의·전공의 10명 중 9명 "준법진료 요구(준법투쟁) 동참하겠다"

진찰료 30% 인상 등 저수가 문제 해결 요구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자, 의료계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22일 전 회원 대상 '전면적 단체행동, 투쟁' 관련 설문 조사에 돌입했다.

'준법진료'는 엄밀히 말해 '쟁의'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의료단체에서 행하는 소극적 형태의 투쟁 방식으로 자주 거론된다. 의료계는 투쟁 방식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아직 하지 않았다.

의협이 설문을 진행하는 등 투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준법진료 요구'에 동참할 것인가를 봉직의·전공의에게 물었다. ▲병원에 노동법령 준수 촉구 ▲의사에 대한 권리교육·개별적 권리행사 요구 ▲법령 위반사례 조사·공유 ▲법령 위반사례 개별적 진정·고소·고발 등 준법진료 요구 방식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전공의 48.6%· 봉직의 42.6%가 '적극 요구하겠다'고 답했다. '누군가 하면 동참하겠다'는 답변은 전공의 45.4%, 봉직의 48.9%로 집계됐다. 전공의·공보의 모두 90%가 넘는 비율로 준법투쟁 참여에 긍정적 답변을 한 셈이다.

의협은 20일 상임이사회에서 '의료계 단체행동에 따른 회원 보호 방안'을 논의, '회원 단체행동 관련 피해신고센터(가칭)'운영을 결정했다. 파업 등 '투쟁'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단체행동으로 회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 회원을 보호하고, 투쟁 돌입 시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투쟁 등 의료인이 법정 공방에 휘말렸을 경우, 권리를 구제받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의료인은 법 위반 시 권리구제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병원 내부 ▲고용노동부 ▲노동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사법기관(검찰·민사법원·헌법재판소 등) 등의 방법으로 권리구제 신청이 가능하다.

'법 위반 시 권리구제'제도에 대해 전공의(90.4%)와 봉직의(89.5%)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앞으로 법을 위반한다면 전공의(92.7%)와 봉직의(95.9%)가 '권리구제를 이용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선호하는 '권리구제'방식으로는 '병원 내 구제'방식을 꼽았다. 전공의 43.6%와 봉직의 35.2%는 모두 병원 내 고충처리위원회 등 '병원 내 권리구제'방식을 1순위로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전공의의 경우 사법기관에 의한 권리구제(20.2%), 고용노동부를 통한 권리구제(16.1%),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한 권리구제(8.7%), 스스로 해결(8.3%), 노동위원회를 통한 권리구제(3.2%) 순으로 권리구제방식을 선택했다.

봉직의의 경우 고용노동부를 통한 권리구제(22%), 사법기관에 의한 권리구제(18.2%), 스스로 해결(10.8%), 노동위원회를 통한 권리구제(7.9%),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한 권리구제(5.9%)를 꼽아, 전공의와 선호하는 권리구제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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