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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의료진 7인 전원 '무죄'
(속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의료진 7인 전원 '무죄'
  • 홍완기·이정환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2.2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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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감염관리 부실 인정되지만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 입증 안돼"
서울남부지방법원 ⓒ의협신문
서울남부지방법원 ⓒ의협신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관련 의료진 7명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1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을 둘러싼 업무상 과실치사 사건에서 조수진 교수와 P·S교수, 수간호사와 간호사 2인, 전공의 등 의료진 7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수진 교수와 P교수에게 금고 3년, S교수와 수간호사에 금고 2년, 전공의와 간호사 2명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은 2017년 12월 16일 중환자실에 있던 환아 4명이 연이어 사망하면서 사회적 쟁점이 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보고서에서 사망원인으로 지질영양 주사제를 분주 하는 과정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을 지목했다. 질병관리본부도 역학조사 결과, 지질영양 주사제 준비단계에서 감염됐을 것이라는 추정을 내렸다.

검찰은 두 기관의 조사를 토대로 신생아들이 맞은 지질영양 주사제(스모프리피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감염됐고, 간호사들이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관리·감독 소홀 등으로 신생아를 사망케 했다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의료인 7명을 기소했다. 피고인에는 신생아 중환자실 실장인 조수진 교수 등 교수 3명과 전공의 1명, 간호사 3명이 포함됐다.

총 8차례 열린 공판을 통해 재판부는 전공의를 제외한 의료진 6명에 대해서는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하지만 주의의무 위반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다며 범죄 사실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 7명 의료진 무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의료진들이 감염관리를 부실하게 한 과실은 인정되지만, 이런 과실이 환아들이 패혈증으로 사망할 때 직접 작용했다는 인과관계는 합리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의사 및 간호사 등 의료진에게 과실이 있는지, 그리고 이런 과실이 신생아들의 사망에 직접인 원인이 됐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이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사건 무죄가 선고된 이후 의협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최대집 의협 회장이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사건 무죄가 선고된 이후 의협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재판부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들은 지질 영양 주사제를 분주해 사용할 때 주사제 오염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은 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감염 방지를 위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것.

하지만 "의료진이 감염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해서 반드시 지질 영양 주사제가 오염된다고 보기 어렵고, 검찰에서 증거로 제시한 해당 지질 영양 주사기가 사건이 발생한 후 의료폐기물 함에 있던 다른 오염물질들과 섞여 있어 직접적인 오염원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같은 준비 과정을 거친 주사제를 투여받은 다른 신생아에게서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의료진에게 죄가 없다고 봤다.

이번 무죄 선고와 관련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신생아 사망 사건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해 의료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의라든지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의료행위, 또 고의에 준하는 중과실 의료행위를 제외하고는 의료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이 주요 선진국에서는 확립돼 있다"고 덧붙였다.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판결의 요지는 간단치 않다는 것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주의의무의 위반 과실이 인정되지만 주의의무 위반이 환아들의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무죄판결의 핵심"이라고 밝힌 최 회장은 "명백한 증거주의에 따라 법원이 판결을 내린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법원이 과학적인 증거를 검토해 무죄판결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의료분쟁특례법 제정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 회장은 "이번 판결을 근거로 의사의 의료행위가 원칙적으로 형사처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법 제정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수진 교수 변호를 맡은 이성희 변호사는 "법원에서 국과수와 질병관리본부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인과관계가 없어서 무죄가 선고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 15일에 만들어진 지질영양 주사제(스모프리피드)가 신생아 사망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 됐다. 다만, 분주를 하는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감염관리 부실을 인정했다"며 "이런 부분은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이번 선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공의는 권한도 없고, 과실 책임도 없는데 재판을 받았다는 것"이라며 "전공의를 기소해 재판했다는 것은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이후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지방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대해 문제점을 지속해서 제기한 김성원 바른의료연구소 대표는 "끼워맞추기 수사를 하다보니 명확한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못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패혈증 증상은 초기 증상, 중증 증상, 쇼크 증상으로 구분되는데, 질별관리본부에서 제시한 증상은 초기 증상이 아니라 쇼크 증상 단계에 해당했다는 것이었고, 이런 주장이 재판 과정에서 중요하게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의 경우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는데, 우리나라만 책임자를 형사처벌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같다. 희생양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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