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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징역형 '무죄' 오판한 판사 '업무상 과실'?

15년 징역형 '무죄' 오판한 판사 '업무상 과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8.10.2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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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개원의협의회 "오진 의사 법정 구속...100% 진단 못하면 유죄"
"진료 결과 나쁘면 가해자 취급...'방어진료' 조장해 국민 생명권 악영향"

대한개원의협의회 ⓒ의협신문
대한개원의협의회 ⓒ의협신문

대한개원의협의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오진을 하거나 진료의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의사를 법정 구속한 판결을 들어 법조계에 '업무상 과실'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오판으로 15년 동안 징역형을 살다 뒤늦게 무죄가 밝혀진 경우 재판에 관여한 판사는 처벌을 받냐?는 것이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10월 2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형사 사건에서 진료 의사 3명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사건은 2013년 5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소아는 복통을 호소하며 B병원 응급실 내원했다. 응급실에 근무 중인 C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복부 X-선 촬영결과를 확인, 학령기 소아에게 흔히 나타나는 변비 및 일시적 장꼬임으로 유발된 급성 복통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관장 처치를 했으며 증상이 호전되자 외래 방문을 권유하고 귀가시켰다. 

D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외래를 방문한 A소아를 2차례 진료했으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증상에 대해 치료했다. 

A소아는 6월 8일 다시 복통으로 B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으나 수련 3개월차인 가정의학과 레지던트는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A소아는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횡격막 탈장 진단 하에 응급처치를 했으나 안타깝게 사망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먼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 의사 3명 모두를 법정 구속한 데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먼저 ▲횡격막 탈장은 드문 질환인 점 ▲선천성인 경우 대부분 산전·산후에 진찰되며,  사망률이 80%에 달하는 점 ▲소아 복통 환자의 경우 90%에서 변비가 연관돼 있는 점 ▲관장을 하고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 7세 소아에서 횡격막 탈장을 진단하기 희박한 점 등을 꼽았다.

대개협은 "전문의를 포함한 3명의 의료진이 최소 5회 이상 진료를 했음에도 놓친 것은 그만큼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불을 끄지 못했다고 구속되는 소방관은 없고, 범인을 놓쳤다고 실형을 받는 경찰관도 없지만 의사는 100% 신이 되지 못하면 죄악이고 유죄다.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 법이 제시하는 정의"라고 꼬집었다.

"3명의 의사 중 1명도 100%가 되지 못하게 교육한 대한민국 의료교육도 유죄"라고 지적한 대개협은 "이제는 100% 진단을 할 수 없는 의사들은 의사면허증을 반납해야할 상황이 됐다"고 자조했다. 

"최근 한의원에서 벌침을 맞고 환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려고 같이 노력한 가정의학과 의사는 현재 9억 원대의 소송에 걸려 있다"고 밝힌 대개협은 "아이를 살린다고 응급 심폐소생술로 갈비뼈를 부러트리고, 벌침 맞은 환자를 살려보겠다고 한 의사들에게 법은 확실한 교훈을 남겼다"면서 "의사는 결과로만 판단받고 불가항력의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고 있다. 최선을 다하는 과정은 판단에서 제외된다"고 하소연했다.

대개협은 "의사들은 전쟁터 같은 의료현장에서 환자의 곁에 최선을 다하며, 환자의 결과가 나쁠 수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환자의 곁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결과가 잘못되는 순간 의사는 가해자가 되고 법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된다"면서 "이런 판결은 의사가 환자진료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방어진료를 하도록 해 국민의 생명권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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