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고 효과없는 '한방난임사업', 잠정 중단해야"
"위험하고 효과없는 '한방난임사업', 잠정 중단해야"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8.08.3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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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의료연구소, 국회 토론회서 주장...안전·유효성 과학적 입증 요구
"국가·지자체 예산 낭비...한방난임치료 급여화·국가지원 확대 주장은 '난센스'"
ⓒ의협신문 김선경
김성원 바른의료연구소장이 지자체 한방난임사업 실효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과학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 한방난임사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과학적 검증 후 사업 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전국 28개 광역·시군구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한방난임사업의 효과가 거의 없는 상황인데도 한의계가 한방난임치료 건보 급여화와 국가 지원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예산 낭비일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사업 주체인 상당수 지자체가 직·간접적으로 예산을 투입한 한방난임사업의 평가 결과를 부풀려 효과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사업 유지하는 근거로 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30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보건복지위원회)과 대한의사협회 공동 주최로 '저출산 극복을 위한 난임치료의 올바른 방향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성원 바른연구소장은 지자체 한방난임사업 실효성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 소장은 "지자체 한방난임사업 결과를 정보공개청구와 민원신청 등으로 취합해 분석한 결과, 임신성공률이 자연임신성공률보다 낮은 수준인데도 한의계는 사업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며 사업 확대와 한방난임치료 건강보험 적용까지 주장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은 지자체별로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지자체들은 대상자에게 3∼6개월간 한약을 복용하게 하고, 동시에 침구치료, 뜸 등을 병행하며, 한약치료 종결 후에는 3∼6개월간 침·뜸치료만을 시행하고, 그 이후로도 2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임신 여부 확인을 위한 추적관찰기관을 두고 있다.

2017년에 한방난임사업을 시행한 전국 28개 지자체의 사업 평균 임신성공률은 10.5%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의 임신성공률이 20∼30%에 달한다는 기존 한의계 주장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으며, 난임여성 집단의 자연임신율 20∼27%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특히 28개 지자체 중 임신성공률이 0%인 곳은 대전 서구, 울산 남구, 울산 동구 등 3곳으로 나타났으며, 임신성공률이 1%∼10% 미만이 12곳, 10%∼15% 미만이 7곳, 15∼20% 미만이 3곳, 20% 이상은 단 3곳에 불과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김 소장은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의 '한방난임사업에 대한 의학적·통계학적 관점에서의 평가' 보고서에 의하면, 원인불명 난임여성에 대한 네덜란드의 다기관 대규모 관찰연구에서 39세 이하의 정상임신이 가능한 난임환자의 6개월 후 자연임신율이 27%, 45세 이하 난임환자의 7.7개월 후 자연임신율이 20%, 평균 32.5세의 난임 유발요인이 없는 여성의 8개월 후 자연임신율이 2%에 달한다고 했다"면서 "따라서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의 효과가 있다고 하려면, 최소한 임신성공률이 20∼27%보다는 높게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방난임사업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성 문제도 제기했다.

김 소장은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최초 선정된 대상자보다는 사업환료자 기준으로 임신성공률을 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도탈락자는 치료의 부작용, 효과 부족, 신뢰 부족 등의 사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사업완료자 기준으로 하면, 이런 사유로 탈락하는 대상자가 많을수록 임신성공률이 높게 나오는 오류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자체 대부분은 한방치료로 실패한 대상자가 의학적 보조생식술로 임신한 경우 한방치료에 의한 임신성공에 포함시키고 있었다. 한방난임치료가 보조생식술에 의한 임신성공률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를 대고 있으나, 이를 지지하는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 연구소는 일부 지자체에 임신성공이 한방치료 또는 보조생식술에 의한 것인지를 질의했고, 보조생식술에 의한 임신성공자는 한방치료에 의한 임신성공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이를 전혀 구분하지 않는 지자체가 대부분이었다"고 강조했다.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 시행 중인 임신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한방과 전혀 관계없는 의학적 보조생식술에 의한 임신도 임신성공률에 포함 ▲임신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도탈락자 제외 ▲장기간 추적관찰로 자연임신도 임신성공에 반영 ▲임신가능성이 낮은 사람은 대상자에서 제외하는 등 다양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의계는 한방난임치료는 자연임신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적 보조생식술을 시행할 때에는 한방치료를 병행한 경우 더욱 높은 성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근거가 기존 논문을 통해서도 충분히 확보된 바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약과 침술이 난임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이외에도 한방난임사업에 중국 중의학계와 우리나라 보건복지부가 임신 중 복용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목단피, 홍화, 도인, 우슬, 대황, 황련 등의 한약재를 함유한 한약제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적시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행사를 주최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왼쪽)과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제자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김 소장은 "한의계는 그나마 성적이 좋게 나온 극히 일부 전북 익상 등 지자체의 사업 결과만을 근거로 한방난임치료의 효과가 입증된 것처럼 주장해왔지만,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잘못된 주장"이라면서 "이런 사업을 근거로 한방난임치료의 건강보험 급여화와 국가지원 확대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보건복지부는 지금이라도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 대조 이중맹검 임상시험을 시행하고, 이 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사업대상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을 잠정 중단시켜야 한다"면서 "국민 세금으로 시행하는 지자체 사업이라면, 최소한 유효성 및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후에 시행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의계 "의도적으로 편향된 연구 인용...매우 안타깝다"
이에 대해 한의계는 김 소장이 의도적으로 편향되게 설계된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오해를 일으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손정원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편향되고 왜곡된 내용을 인용해 오해가 일어날까 매우 염려된다"면서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의 연구보고서는 제목과 내용이 다르며, 보고서에서 인용된 논문들도 사람이 아닌 쥐를 대상으로 한 가지 약물을 고용량으로 투여해 얻는 결과를 담은 것"이라며 "사람을 대상으로 임신 중 유산 방지를 위한 한약 복합처방이 효과가 있고 안전하다는 SCI 논문이 있다. 이런 논문이 하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방난임치료는 임신 중이 아니라 임신 전에 임신이 잘되도록 준비시키는 방식"이라며 의료정책연구소 연구보고서의 연구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끝으로 "김 소장이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이 10% 수준이라고 유효성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인공수정 임신성공률이 10%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한방난임사업이 효과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이날 토론회에서는 엄청난 국가 예산을 쏟아붓고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한 질타와 함께,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난임치료에 대한 국가 지원 확대 요구도 이어졌다.

유상우 차의과대학 교수(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는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저출산 극복에 126조 8834억원을 투입한 결과 2017년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이 평생 낳는 아기 수)은 1.05명으로 지속해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는 1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저출산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을 꼬집었다.

유 교수는 "2016년 전체 출생아 40만 6300명 중 난임치료 지원에 따라 출생한 신생아가 1만 9736명(4.86%)을 차지하는 등 난임치료 지원에 따른 신생아 출생 증가가 입증됐다"면서 "난임치료 지원뿐만 아니라 임신·출산과 관련된 국가 연구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난임시술이 급여화됐지만, 지원 횟수, 비급여 환자에서의 약제 비보험, 임신 성공을 높이기 위한 보조치료 제한 등의 문제를 급여 확대 등으로 해결할 지원책 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최대집 의협회장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난임치료 지원 확대와 한방 난임사업의 안전성·유효성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최 회장은 저출산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저출산 극복은 국가의 미래가 걸린 매우 중대한 문제다. 유기적이고 복합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해결할 수 있다"면서 "난임치료는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필요가 가장 효과적인 실효적 조치다.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효율적인 난임치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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