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병원 내 불법 단속·실효성있는 대책 마련' 촉구
"PA는 편리하게 불법행위 지시·환자 속이기 위한 도구"
전공의들이 PA 등 병원 내 불법행위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즉각적·실효성 있는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협은 21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강원대병원 사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개최한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PA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단속과 즉각적인 해결책 마련을 요구했다.
PA는 수술, 처치, 환부 봉합, 진료기록지 작성, 동의서 설명 등 의사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실태조사 결과 PA는 전국적으로 총 1만명 정도로 추산됐다.
보건복지부는 19일 대한전공의협의회와 함께 법령이 명확하지 않아 애매한 상태로 존재하는 회색지대를 정리하면서 전문간호사 역할로 넘기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회색지대 협의 이전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명확한 불법의 난상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즉각적인 해결책마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동아일보는 2017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121개 수련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응답자는 3063명. 52개 병원에서 PA가 의사 대신 수술을 직접 집도한 것을 봤다는 응답자가 나왔다.
비교분석 대상으로 선별한 66개 병원 중 불법 PA를 고용하지 않은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정용욱 대한전공의협의회 정보통신이사는 "응답자의 21.8%인 465명이 PA가 독립적으로 침습적 술기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32.99%인 703명의 응답자는 PA가 독립적으로 약 처방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PA는 우리나라에서 정의된 적도 없는 직군이다. PA라는 이름 자체가 간호사, 혹은 간호사 자격증이 없는 자에게 그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는 직군이라는 인상을 준다"며 "불법행위를 보다 편리하게 지시하고 환자를 속이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2017년 11월 국정감사에서 '각 병원으로부터 철저한 비공개 약속하에 실태 파악을 했다'며 '전문간호사 분야 확대 등 해결방안을 종합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욱 정보통신이사는 "박능후 장관의 엉뚱한 발언에 이 땅의 전공의들을 모두 아연실색게 했다"며 "불법 해결의 가장 편하고 빠른 방법은 법을 무효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 환자의 안전이 효율과 경제 논리 앞에서 쉽게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국은 불법을 합법화하겠다는 원칙을 무너뜨리는 일을 스스로 자행하겠다는 황당한 발상에서 벗어나 불법행위의 단속과 해결에 대한 즉각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전공의가 없어서 수술을 못 한다거나 의사가 부족하니 의대 정원을 늘리자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기피과 전문의들이 왜 병원에서 소신을 지키며 배운 일을 하고 있지 못한지, 병원 내 의사 인력이 어떻게 하면 늘어날지에 대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술실에서 간호사의 수술 봉합 행위는 의료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의료연대본부는 PA 간호사 불법의료행위 논란에 대한 복지부의 대응을 비난했다.
"복지부의 입장은 현재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PA 간호사 몇 명의 처벌로 이 문제를 덮으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복지부 차원의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