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진단 놓쳤다고 형사처벌? 정신과醫 '부당하다'
조기진단 놓쳤다고 형사처벌? 정신과醫 '부당하다'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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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판결 앞두고 경기도醫 이어 정신과醫도 성명 발표
"의학적 판단에 형사적 잣대…방어진료 환경 만들 것"
ⓒ의협신문
ⓒ의협신문

최근 뇌종양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했다며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대학병원 교수에게 법원이 벌금형 형사처벌을 한 사건에 의료계가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26일 성명을 내고 형사처벌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경기도의사회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이 사건에 대한 탄원서 제출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한다.

이 사건에서 A교수는 2013년 12월 진료 받은 폐암 환자의 뇌전이 병변에 대한 즉각적인 조기 처치가 늦어져 환자에게 편측마비의 후유증이 남았다는 혐의로 검찰로부터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금고 1년 6개월의 형을 구형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벌금형을 판결했으며, 2심 재판부 역시 항소를 기각,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인정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해당 사건은 진료를 담당했던 교수의 과실일 수 있다. 교수의 늦은 처치로 인해 편측 마비를 갖게 된 환자에게 담당 교수는 주치의로서 도의적, 사회적, 경제적 책임을 가져야 할 수 밖에 없다. 또 실제로 응당의 민사적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그것이 과연 형사적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사법부에 깊은 개탄을 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대 의학의 임상 진료란 과학적 탐구를 바탕으로 하되 각각의 임상적 상황에 대해서는 해당 의료인의 경험적 지식을 토대로 판단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진료에는 1+1=2 식의 명확한 알고리즘 이외에도 의사가 경험을 바탕으로 자의적으로 내리는 순간적인 선택이 포함된다"고 밝힌 의사회는 "이 과정에서 물론 의사는 의료인으로서의 양심과 학문적 경험적 지식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때에 따라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의료 일선에서의 결과란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사회는 "수천·수만 건의 임상 진료 상황 중에 단 한건의 실수도 해내지 않는 의사는 결코 없다. 현대의 의학적 진료에는 과실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도의적, 민사적 책임을 넘어서 매번 형사적 책임을 묻고 금고형을 내린다면 이는 희생과 양심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 금고형을 구형 받은 교수는 환자의 치료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거나 다른 어떤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환자에게 위해를 가한 것이 결코 아니다. 개인의 방만한 행태로 인해 환자들에게 부적절한 치료를 제공한 것 또한 아니다"고 밝힌 의사회는 "다만 수없이 많은 의학적 공헌 가운데 아쉬운 판단 실책이 있었을 따름이다. 이에 대해서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은 피해자 측에 대한 민사적 책임과 경제적, 도의적 배상을 교수가 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사회는 "이러한 행위를 마치 교수가 환자에게 가한 직접적 위해와 다름 없는 형사적 사건처럼 간주하는 것은 의료 행위의 필연적인 사고를 모두 형사적 처벌하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면서 "모든 의학적 결정에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따라올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결정 하나하나에 형사적 잣대를 들이댄다고 한다면 의료인들이 자기 방어적인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빚어낼 것"이라고 우려한 뒤 "의료인의 양심적 진료 행위에 뒤따른 예상치 못한 민사적 책임에 대한 사법계의 과도한 개입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의사를 형사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는 현재의 잘못된 관행을 조속히 개선하고 올바른 의료 환경 조성에 사법계 또한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A교수는 항소심 결과에 불복, 현재 대법원 최종심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의사회는 대법원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탄원 참여 주소는 https://goo.gl/VzRy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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