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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 투여 후 뇌손상 사망…5500만 원 배상

프로포폴 투여 후 뇌손상 사망…5500만 원 배상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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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여 용량·속도 지키지 않아 저산소성 뇌손상 유발...사망 추정"
용량·체중 기록 불성실...종합병원인 만큼 마취과 전문의 검토해야

광주지방법원 제1민사부는 6월 22일 위내시경 검사를 위해 프로포폴을 투여했다가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고 사망한 사건에서 원고에 5천 5백만 원 가량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광주지방법원 제1민사부는 6월 22일 위내시경 검사를 위해 프로포폴을 투여했다가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고 사망한 사건에서 원고에 5천 5백만 원 가량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70대 고령 환자에 위내시경 검사를 위해 프로포폴을 투여했다가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고 사망한 사건에 대해 프로포폴 과다투여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 병원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방법원 제1민사부는 A씨 유족이 B종합병원을 상대로 낸 9500만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1심의 판결을 취소하고 5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B종합병원은 2013년 5월 24일 만성콩팥기능 상실로 혈액 투석 중인 A씨(72세)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위장관계 출혈 가능성이 의심되자 수면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키로 했다. 위내시경 검사 전 심장내과에 심초음파 협진을 의뢰한 결과, 좌심실 비대 외에 특이 소견은 없었다.

하지만 수면 진정을 위해 프로포폴을 투여한 A씨에게 저산소증과 뇌 손상이 발생, 2014년 2월 16일 균혈증을 원인으로 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A씨의 유족들은 ▲진정 위내시경 검사 결정상 과실 ▲프로포폴 투여 과정상 과실 ▲프로포폴 투여 전·후 저산소증 대비상 과실 ▲산소포화도 저하 후 응급처치상 과실 ▲설명의무 위반 등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은 원고측 주장 중 '프로포폴 투여 과정상 과실'을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진정 위내시경 검사 전 망인의 몸무게를 측정한 기록이 없고, 프로포폴을 투여한 방법 및 속도 등에 대해 각종 기록지에 아무런 기재가 없는 점을 들어 "B종합병원이 프로포폴 투여 용량을 결정하면서 세심함을 다하지 못했다는 의심이 든다"면서 "B종합병원이 대형 종합병원인 점을 고려했을 때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 의한 프로포폴 진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프로포폴 적정 투여량과 관련해서도 "이전 기록지에 기재된 75㎏ 몸무게와 통상 의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시인되고 있는 '의학상식'을 감안했을 때 일반 성인의 경우 프로포폴을 환자 몸무게(㎏) 당 초기 용량 0.5∼1㎎을 투여해 진정을 유도해야 한다"면서 "이를 A씨에게 적용하면 프로포폴 초기 용량은 37.5∼75㎎이 돼야 하고, 72세의 나이와 전신 상태가 약화된 말기 신부전 환자인 점을 고려했을 때 50%가량 감량한 '18.75∼37.5㎎'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특히 일반적 '의학상식'의 판단기준으로 ▲대한의사협회 프로포폴 진정 임상권고안 ▲프로포폴 단일제(주사제) 허가사항 변경지시(통일조정) 및 협조요청 ▲진단 목적의 내시경 시술에서의 진정내시경 논문 ▲프로포폴 약품 정보 ▲제1심의 진료기록감정촉탁 등을 제시했다.

"초기 투여용량이 40mg"이라는 B종합병원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병원 측이 진료에 관한 기록을 성실히 작성하지 않아 불분명하다"면서 "이 용량 역시 적정용량인 '18.75∼37.5㎎'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진정 위내시경 검사와 A씨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와 관련해 대법원 판례(2010다12296 판결, 2012년 7월 12일 선고)를 들어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의사가 아닌 일반인은 의료상의 과실로 인한 손해 여부를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 따라서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않은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종합병원은 A씨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하면서 적정한 프로포폴 용량 내지 속도를 지키지 않아 A씨의 저산소증을 유발한 과실이 있다"면서 "A씨는 이러한 저산소증에 의해 발생한 저산소성 뇌손상을 원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B병원은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인한 A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병원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A씨는 B종합병원이 프로포폴 투여 과정상 과실로 저산소증을 발생시킨 과실로 인해 저산소성 뇌 손상을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진정 위내시경 검사 시 환자 상태에 따라 예측이 어렵고 불가항력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점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한 데에 망인의 기존 건강상태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사정을 고려해 B종합병원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B종합병원은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에 승복, 7월 13일자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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