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판 주홍글씨 '의료인 징계정보 공개' 분노
의협, 의료판 주홍글씨 '의료인 징계정보 공개' 분노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12 15:4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행법 따라 징계 받는 데 사회에서 추방까지…의사 두 번 죽여
개인 정보까지 공개 땐 의료업 접어야...보건복지부 과제 중단 촉구

최근 정부가 '의료인 징계 정보 공개'를 추진하려고 하자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업을 계속할 수 없게 만드는 '의료인 주홍글씨'"라면서 "의료인을 타깃으로 하는 마녀사냥 의도가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9일 열린 '2018년도 제1차 소비자정책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 개선권고 과제로 '의료인 징계 정보 공개'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의료인 징계 정보의 공개가 없어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소비자 피해 예방이 미흡하다는 게 이유다.

이에 대해 의협은 "개인정보 보호가 매우 중요한 시대에 의료인만 개인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기본권을 박탈하고, 정보 보호 권리를 유린당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하고 "의료인에게만 이중적 잣대를 적용해 민감한 개인정보를 가차없이 공개하려는 것에 절대 반대하며, 국무조정실을 포함한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는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현행법상 징계 충분한데 "왜 의료인만 두 번 죽이나?"
현행 법령상 성범죄자의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신상 공개와 함께 취업을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와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의료인도 예외가 아니다.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한 의료인의 경우에는 면허 취소 또는 자격정지를 통해 의료업 수행을 제한하는 장치도 두고 있다.

의협은 "기존의 법에서 충분히 의료인이 징계를 받고 있음에도 의료인 징계 정보 이력을 공개하겠다는 발상은 일반 국민과 비교할 때 형평성을 위반할뿐만 아니라 환자를 상대해야 할 의료인의 신용을 정부가 직접 나서 깨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자와의 라뽀가 생명인 의료업 포기하게 만드는 것
의료인 징계정보 공개는 의료업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도 짚었다.

의협은 "의료기관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국민의 이용률이 높아 인구 밀집 지역 등을 위주로 접근성이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자칫 무분별한 정보공개는 지역 주민 사이에 신속하게 회자되고, 결국 징계에 관한 정보가 공개된 의료인은 사회적으로 추방되는 최악의 결과를 감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역 주민에게도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하고 해당 의료인에 대한 'NIMBY 현상'과 유사한 기피 현상까지 불러오게 돼 징계 정보가 공개된 의료인에게는 제2, 제3의 형벌이 내려지는 사회적 문제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불가항력적 과실 구제책은 고사하고 형벌만 가혹해져
의협은 "의료행위의 특성상 침습적 방법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부작용이나 예상치 못한 악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항시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사법기관에 의해 무조건 식으로 의료과실로 판단돼 법적인 책임을 지고 억울한 상황을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구제책이 없는 현실을 꼬집었다.

따라서 "불가항력적인 과실에 대한 구제책이 없는 상황에서 의료과실과 관련한 징계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돼 '주홍글씨'가 찍히게 된다면 도저히 의료업을 지탱해나가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의료인도 국민이다. 기본권을 보호하라!
"국민의 한 사람인 의료인의 기본권을 정부는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밝힌 의협은 "소비자의 권리도 마땅히 보호돼야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의료인의 개인정보와 내밀한 징계 정보 또한 보호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 "의료인에게만 불필요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는 부당한 처사이며,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관한 헌법적 원리를 무시하면서까지 이러한 제도를 시행해야 하는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분노했다.

의협은 "헌법상의 직업수행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해 결과적으로 의료인의 인권을 말살하고, 의료인과 환자 사이의 라뽀(신뢰)를 훼손해 정상적인 진료업무수행을 불가능케 하며, 지역 내에서 사회적인 추방이라는 악 결과만을 불러올 것이 자명한 정부의 '의료인 징계 정보 공개'방안에 관한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