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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에게 맞지 않으려면?…'웃픈' 의사들의 자구책
환자에게 맞지 않으려면?…'웃픈' 의사들의 자구책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1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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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의사 폭행 사태…이색 대처방안 눈길
'호신술 연수교육 개설'요구·'안면 보호대 구입'정보까지
'의료기관 내 폭력실태'에 대해 의사들의 '웃픈' 자구책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환자·보호자에게 매 맞지 않는 방법 모아보자', '호신술을 공식 연수교육프로그램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제 의사들에게 '안면 보호장비'는 필수 아이템' 등의 주장이 주목을 받았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의료기관 내 폭력실태'에 대해 의사들의 '웃픈' 자구책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환자·보호자에게 매 맞지 않는 방법 모아보자', '호신술을 공식 연수교육프로그램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제 의사들에게 '안면 보호장비'는 필수 아이템' 등의 주장이 주목을 받았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전북 익산 의사 폭행 사태로 '의료기관 내 폭력실태' 관련 의료계의 분노와 심각성에 대한 각성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들의 '웃픈' 자구책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환자·보호자에게 매 맞지 않는 방법 모아보자'는 제목의 게시글이 유명 의료 M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해당 글을 게시한 A 의사는 1일 발생한 '익산 의사 폭행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환자나 보호자를 대할 때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테크닉이 필요하다"면서 "나름대로의 예방법을 추가해보자"고 제안했다. 의사들은 댓글 및 게시글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게시했다.

이색 대처방안들로 '환자·보호자를 대할 때는 최대한 걱정하는 표정을 지어야 한다', '진료 시 환자와 1m 거리를 유지하고 도망에 용이한 신발을 착용한다', '가운을 깨끗하게 유지해 환자에게 불쾌감을 주지 말자', '벌크업(근육 운동으로 몸을 키움)으로 얕잡아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등이 언급돼 눈길을 끈다(아래 "'폭대세'폭력에 대처하는 의사들의 자세" 이미지 참조).

'환자·보호자에게 매 맞지 않는 방법 모아보자'는 제목의 게시글이 유명 의료 M 커뮤니티에 게재되면서 여러가지 이색 대처방안들이 제안됐다. (그래픽=윤세호기자) ⓒ의협신문
'환자·보호자에게 매 맞지 않는 방법 모아보자'는 제목의 게시글이 유명 의료 M 커뮤니티에 게재되면서 여러가지 이색 대처방안들이 제안됐다. (그래픽=윤세호기자) ⓒ의협신문

"안면보호장구 필요하신 분 여기 모이세요"라는 글을 작성한 B 의사는 실제 안면 보호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판매사이트를 공유하며 "이제 의사들에게 '안면 보호장비'는 필수템(필수적인 아이템)이며 무릎·팔꿈치 보호대'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B 의사는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됐나"라며 안타까운 의료계의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다.

'호신술을 공식 연수교육프로그램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큰 주목을 받았다. 1인 병원을 운영하고 있음을 밝힌 C 의사는 "호신술 동호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 '호신술 수업'을 의사 연수교육에 포함시켜 연수평점에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우용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연수교육평가단 운영위원회 위원장)는 "이러한 목소리가 나오는 현실이 비극"이라며 "연수평점에 호신술을 넣자는 의견은 아마 의사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 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우용 이사는 "의료기관 내 폭력사태는 의사들이 호신술을 배워서 해결해야 할 것이 아니라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우선이라는 것을 모두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의료인 폭행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된다면 의료인들은 폭력에 노출된 두려움 속에 진료해야 한다. 법적 강화와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성균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 겸 대변인은 "회원들도 답답한 의료현실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의사와 환자는 '라포(신뢰 관계)'가 상당히 중요하다. 신뢰를 기반으로 했을 때 환자는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고, 의사는 최상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의사-환자 간의 신뢰가 무너지기 전에 하루빨리 의료현장에서의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성균 대변인은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의사와 환자의 라포 형성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의료현장의 폭력방치는 의사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보건 의료계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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