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세트 4개 중 3개서 검출됐다는 경찰 발표..역학조사 결과에선 1개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을 압수 수색한 경찰이 오염 가능성이 높은 의료폐기물통(용기)에서 검체(지질영양제)를 수거했다는 지적이 나와 이 검체를 토대로 진행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바른의료연구소는 2일 '이대목동병원 사건과 관련한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에 대한 반론' 보도자료를 통해 "검체 수거 당시 균이 검출된 지질영양제는 2017년 12월 15일 오후 8시부터 12월 16일 오후 3시까지 투여 후 의료폐기물통에 투기했으며, 이후 장시간 방치된 것을 12월 17일 경찰이 수거했다"면서 "쓰레기통에서 수거한 다양한 검체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된 것을 보면, 이미 매우 높은 밀도로 시트로박터 프룬디 균이 증식한 환경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질본이 쓰레기통에서 수거한 검체들을 오염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증거에서 제외한 점에 주목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수액라인과 분리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완전히 밀폐된 상태가 아니면 언제든지 오염가능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질본은 이 검체에 대해서는 주사기가 수액라인과 분리되지 않은 상태라는 이유로 증거로 채택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2017년 12월 18일 사망한 3명의 환아에서 시행한 사망전 혈액배양검사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가 검출됐다고 발표했으며, 2017년 12월 19일 3명의 사망환아에서 검출된 세균의 염기서열이 일치한다는 내용을 추가로 발표했다. 2017년 12월 26일에는 동일한 유전형의 시트로박터균이 사망환아에게 투여한 지질영양제에서 검출됐다면서 주사 준비 단계에서 오염된 지질영양제가 사망환아들에게 투여, 패혈증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망환아 4명 중 3명의 혈액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가 배양됐으며, 사건 이후 역학조사 결과 3명의 사망환아 수액세트에서 유전자지문이 동일한 균이 검출됐으므로 오염된 지질영양제가 사망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질본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의 원인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인용,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ter freundii)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판단된다"면서 "패혈증 원인은 2017년 12월 15일, 중심정맥관을 통해 투여된 지질영양제(스모프리피드 SMOF lipid)가 오염되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 오염이 역학적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3월 2일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이 자료를 근거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으며, 서울남부지검 환경보건범죄 전담부는 의료진 7명 전원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질본이 4월 26일 공개한 역학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시트로박터 프룬디가 발견됐다는 3명의 수액세트 중 실제 지질영양제에서 발견된 것은 단 1례에 불과하다"면서 "질본은 50% 포도당 주사기와 중심정맥관 팁에서 발견된 2례에 대해 외부 오염 가능성이 있다 판단해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질본은 1명의 사망환아에게 투여된 지질영양제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 균이 검출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머지 3명의 환아 역시 오염된 지질영양제가 사망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역학조사의 기본원칙을 철저히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4명의 사망환아 중 3명의 수액세트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 균이 검출됐다는 경찰의 주장과 달리, 실제 질본 역학조사에서는 2명의 수액세트는 오염가능성으로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른의료연구소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가 검출돼 사망의 원인으로 고려되는 지질영양제 수액세트 역시 의료폐기물 통에서 수거한 것이어서 이 역시도 외부 오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지질영양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에 의해 감염돼 4명의 환아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질본의 역학조사 결과는 결코 신뢰할 수 없다"면서 "이번 사건의 책임을 의료진에게 묻기 위한 의도적인 결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