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네 사람들 (2)
할아버지는 언제나
할머니의 휠체어를 잡고
할머니 가자는 대로
휠체어 밀며 병원에 오신다
할머니는 앞 못 보시는
할아버지의 눈이고
할아버지는 걷지 못하시는
할머니의 발이다
이 세상에 늦게 남는 이가
보지 못하는 발이 될까
걷지 못하는 눈이 될까
서로를 두고 먼저 갈 수가 없단다
지나온 육십 년 세월처럼
두 분이 함께하는 곳이면
휘적휘적 세상 어느 구석인들
못 갈 데가 어디 있을까
못 볼 것이 무어 있을까
강원도 강릉 출생. 서울의대졸. 안과전문의. 2011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천국아파트 등 시집 출간. 2013년 귀향, 강릉솔빛안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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