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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환자 '전환기의료' 필수적…가정복귀율 20%p 증가

노인환자 '전환기의료' 필수적…가정복귀율 20%p 증가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8.04.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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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률 한림의대 교수 연구, 급성기 후 만성질환·건강문제 치료 병행
장기적으로 재원일수 감소…통합적 치료 제공 삶의 질 제고 효과

노인환자는 급성질환을 치료한 뒤 추가적 만성질환과 건강문제를 치료하는 '전환기의료'를 시행하면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는 비율이 20%p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많은 병원들이 환자들의 재원일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치료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의미있는 연구 결과다.

윤종률 한림의대 교수(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건강노화클리닉)는 '일상생활기능 저하 상태 고령자의 급성기 후 전환기의료서비스 모형개발 및 구축' 연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윤 교수는 2017년 한해 동안 고관절골절·뇌혈관질환·노인병증후군(거동장애·전신허약·다발성 통증·식욕저하·감염증 등) 등으로 동탄성심병원 노인병클리닉에 입원한 65세 이상 노인환자 77명을 대상으로 최소 일주일에서 한달 이내의 전환기의료를 시행한 결과, 시행 전 65% 이하였던 퇴원 후 가정복귀율이 75%로 10%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요양병원과 연계하여 3개월 내의 추가적인 전환기의료를 시행했을 경우 가정복귀율이 85%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흔히 골절이나 뇌졸중 등 급성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한 노인들은 해당 질환을 치료한 후 퇴원하지만 장기간 입원생활로 몸의 다른 기능은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 누워서 지내다보면 욕창이 생기거나 정신이 흐려지고 요실금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사가 입에 맞지 않아 영양상태가 불량해지고 몸이 더 허약해지며 우울증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퇴원 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전원하거나 낙상 등 또다른 부상을 당해 다시 병원을 찾기도 한다.

윤종률 교수(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는 전환기의료를 통해 고령 환자의 가정복귀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왼쪽)이 환자의 걷기 운동을 돕고 있다. ⓒ의협신문
윤종률 교수(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는 전환기의료를 통해 고령 환자의 가정복귀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왼쪽)이 환자의 걷기 운동을 돕고 있다. ⓒ의협신문

윤종률 교수는 "70대 노인의 경우 평균 6∼7가지의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질병 중심의 세분화되고 분절적인 치료법으로는 노인환자에 대한 통합적인 치료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환기의료는 이처럼 입원치료 후 몸 상태가 악화되는 노인들에게 최소 1주일 이상의 추가 치료 및 관리를 통해 입원 전 상태로 회복시켜주는 것으로 '회복기의료'라고도 불린다.

먼저 고관절골절이나 뇌졸중 등 급성질환으로 입원한 고령환자가 치료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노인병 전문분과 또는 재활의학과 의료진으로 이뤄진 전환기의료팀에 협의진료가 의뢰되도록 한다. 협의진료의 대상이 되는 노인환자는 선별질문을 통해 결정된다. 전환기의료팀은 의뢰된 고령환자에게 포괄적 노인건강평가를 통해 필요한 치료를 결정한다. 치료는 급성질환 외 남아있는 건강문제 관리와 기능회복을 위한 재활치료가 이뤄지며 ▲통증 조절 ▲섬망 조절 ▲기립훈련 ▲보행훈련 ▲합병증 예방 ▲근력강화 ▲균형훈련 ▲일상생활 동작훈련 등이 시행된다.

고관절골절 치료를 받은 노인환자의 경우 초기에는 수술 후 통증 등으로 36%의 환자만이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한 상태로 평가됐다. 하지만 재활치료 등이 포함된 전환기의료 후에는 82%의 환자가 보행이 가능해졌으며 보행속도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뇌혈관질환을 앓은 노인환자의 경우 한달 이내의 짧은 전환기의료로는 스스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정도로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요양병원과 연계를 통해 3개월 내의 추가적인 전환기의료를 제공한 결과 인지기능과 운동기능·우울증 지수 등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다. 노인병증후군 환자의 경우 지역사회로 복귀가 가능할 정도로 생활기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윤종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인 환자에게 전환기의료를 시행할 경우 가정복귀율을 85%까지 향상시킬 수 있었다"며 "단 뇌혈관질환의 경우 발병 후 신체마비를 비롯한 기능손상 등의 후유증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달 이내의 전환기의료로는 부족하며 요양원이나 요양병원과 연계한 전환기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원일수 증가 우려에 대해서는 "급성기 치료 후에는 재원일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으며, 오히려 세분화·분절적 의료를 제공했을 때 퇴원이 어려워지거나 재입원하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재원일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동탄성심병원은 노인환자에게 통합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전환기의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석천나눔재단의 연구과제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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