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06:00 (금)
'맵핑'기술 입힌 MRI 영상으로, 심장질환 예후 예측
'맵핑'기술 입힌 MRI 영상으로, 심장질환 예후 예측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2.28 17:3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 대동맥판막 협착증 '심근 T1값' 지표 개발
대동맥판막 협착증 예후와 관련된 심장근육 섬유화 한눈에 보여줘
(왼쪽부터) 이승표 교수, 이희선 교수
(왼쪽부터) 이승표 교수, 이희선 교수

국내 연구진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예후를 MRI로 예측하는 지표를 개발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 문 역할을 하는 대동맥판막이 좁아져 심장이 피를 잘 내보내지 못하는 질환이다.

좁은 판막 틈으로 피를 내보내기 위해 심장은 더 강하게 수축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심장근육은 섬유화로 비대해진다. 이로 인해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 나타나고, 급사의 위험도 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승표·이희선(강남센터) 교수팀은 2011∼2015년 사이 서울대병원에 내원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127명의 심장 MRI 정보에 'T1맵핑'을 적용했다. 그리고 '심근 T1값'을 측정한 후 평균 2년 6개월 동안 추적관찰 했다.

MRI는 강한 자기장 형성 시 인체에서 되돌아오는 자기파를 측정해 영상을 얻는 장비다. 자기파가 돌아오는 시간은 섬유화·염증·경색 등으로 주변조직의 상태가 좋지 못하면 늘어나고, 반대일 경우 줄어든다.

이 때의 시간을 'T1값'이라고 하고, T1값을 색상으로 표현된 영상으로 나타낸 것을 'T1맵핑'이라고 말한다.

연구결과, 심근 T1값이 높을수록 환자의 예후가 좋지 못했다. 값이 가장 높은 군은(심근 섬유화가 가장 심함) 42.9%가 사망과 심부전 악화로 응급입원을 경험했다. 반면 값이 가장 낮은 군은 이 비율이 2.4%에 그쳤다.

또 연구팀은 연령, 증상 여부, 심근손상 정도 등 기존에 알려진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위험인자와 심근 T1값을 함께 분석하면, 수술 후 결과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127명 중 대동맥판막 치환수술을 받은 환자 87명을 추가로 분석해보니, 수술 전 심근 T1값이 가장 높은 군에선 수술 이후 사망 및 심부전 악화로 인한 응급입원이 4건 발생했다. 반면, 값이 가장 낮거나, 중간인 군에서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승표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질환의 상태와 진행 속도, 환자의 증상과 동반 질환 등을 세심히 관리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예후 예측을 가능케 해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진료를 받는 인원은 2011년 이후 연평균 12.8%씩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기준 남성 환자는 5033명으로 2011년 2794명 이후 매년 12.5%씩 늘고 있다. 여성의 경우도 같은 기간 3044명에서 5648명으로 연간 13.2%씩 늘었다.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70대 이상이 전체 66.8%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1%, 50대가 8.4%로 뒤를 이었다.

이희선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대부분 퇴행성이 원인이라 예방하기 쉽지 않으며, 고령화되는 현대사회에서 환자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슴통증, 호흡곤란, 두근거림,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주저하지 말고 순환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HI15C0399)의 지원을 받았으며, 미국심장학회 공식 자매잡지인 <JACC Cardiovasc Imaging> 최근호에 발표됐다.

* 대동맥판협착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이 의심되면 청진, 흉부 방사선, 심장 초음파 등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약물치료는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완치하지는 못한다. 흉곽과 심장을 열어 손상된 판막을 교체하는 대동맥판막 치환수술이 추천된다.
고령으로 인해 수술을 견디기 어려운 환자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을 받을 수도 있다. 대퇴부나 어깨 쪽 혈관을 통해 인공판막을 경피적으로 삽입하는 방법으로 수술에 비해 환자의 몸에 부담이 적고 회복시간이 빠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