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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뇌졸중, 난원공 개존증 의심해야"

"원인 모를 뇌졸중, 난원공 개존증 의심해야"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2.2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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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교수, 난원공에 의한 뇌졸중 인지도 제고 강조
"100명 케이스 중 한두명이라도 혜택 받을 수 있다면…"

박재형 고려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의협신문
박재형 고려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의협신문

난원공 개존증이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는 지속돼 왔지만 여전히 국내에는 인지도가 낮다.

난원공이란 산모의 피가 태아의 심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구멍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태어나 호흡을 하는 순간 폐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난원공은 막힌다. 다만 성인의 20∼25%는 난원공이 막히지 않고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원공이 막히지 않고 남아있을 경우 정상적으로 온몸을 돌고 나와 대정맥을 통해 심장을 거쳐 폐로 가야 할 정맥혈이 좌심방 쪽으로 날아갈 수 있다. 혈전이 뇌로 가면 뇌졸중이 오는 것이다.

난원공 개존증에 대한 경피적 폐쇄술은 최근 N Engl J Med. 등 저명 저널에 유효성에 대한 논문이 나오며 이에 대한 근거가 마련되고 있다.

이에 난원공 개존증에 대한 경피적 폐쇄술은 뇌졸중 재발 방지의 세계적인 프랙티스로 활용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의료 기술이나 근거에 대해 접근하는 국내 의료진은 적다.

현재 국내 난원공 폐쇄술은 서울아산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이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 고대안암병원도 지난 1월 선천성심장병 클리닉을 열고 본격적인 전문화에 나서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선천성심장병 클리닉의 박재형 교수(순환기내과)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난원공 폐쇄술에 대한 설명과 그 유효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박재형 교수는 난원공 폐쇄술에 대한 설명을 뇌졸중이 온 49세 환자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해당 환자는 일반적인 뇌졸중 환자에 비해 젊고 평소 흡연을 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 등 건강관리를 잘 한 환자였지만 뇌졸중이 왔다"며 "뇌졸중은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 25%가량으로 많다. 이 환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였으며 마이크로버블을 이용한 경식도초음파를 확인해보니 난원공을 통해 많은 혈류가 좌심방으로 넘어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당 환자의 난원공을 경피적 폐쇄술을 이용해 막는 시술을 시행했다는 것이다.

박재형 고려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의협신문
박재형 고려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의협신문

박재형 교수는 난원공 폐쇄술의 유효성에 대해 지난해 여름까지 나온 3가지 논문을 예로 들었다.

그는 "리스펙트 연구의 경우 초기에는 난원공 폐쇄술에서 유효성을 찾지 못했지만, 10년 팔로우업한 2016년 결과 항혈소판제를 이용한 관리 군과 비교했을 때 차이를 보였다"며 "지난해 N Engl J Med.에 실린 '고어 리듀스' 연구와 '클로즈' 연구 또한 폐쇄술의 효과성을 입증한 논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재형 교수는 프랑스 정부가 후원한 클로즈 연구 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후원사 없이 정부 지원을 통한 연구로 신뢰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클로즈 연구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졸중 환자 가운데 난원공이 크고 심각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균 5.6년을 팔로우업한 결과 폐쇄술을 받은 238명 중 재발 환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항혈소판제만을 이용해 관리한 235명 중 14명이 재발한 것과 비교해 효과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를 통한 경제효과성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박재형 교수는 "항혈소판제로 뇌졸중 재발을 관리하는 대신 폐쇄술을 시행했을 때 미국의 경우 경제효과성 달성이 30년이 걸렸다. 하지만 국내에서 폐쇄술을 받는 환자는 본인부담이 200만 원 가량으로 정부의 몫까지 합쳐 1000만 원이 비용이 든다고 봐도 10년이 지나면 경제효과성을 거둘 수 있다는 통계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많은 병원에서 뇌졸중의 원인을 찾을 수 없을 때 검사를 통해 난원공의 존폐를 확인하고 원인으로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 박재형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난원공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는 경두개 도플러 검사(TCD)와 경식도 초음파 검사(TEE)가 있고 이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라며 "대형 병원들에서도 1년에 난원공 폐쇄술을 한 건도 시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뇌졸중 환자들 중 난원공 개존증에 의한 환자가 정말 한 명도 없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병원에서도 인지도가 낮으니 2차 병원이나 의원급에서는 더 낮을 수밖에 없다"며 "100명 케이스 중 한두 명이라도 재발을 막을 수 있길 바란다. 몰라서 재발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재형 교수도 폐쇄술 시행을 위해서는 협진에 의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작용으로 심방세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폐쇄술을 시행하며 물질이 삽입되기 때문에 시술 이후 1년 내에 심방세동이 발생한다면 이는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며 "발생률은 2∼5% 정도로 나타나지만 과잉치료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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