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
노파 셋 멀뚱멀뚱
진료실 창가 기웃거린다
"할맘씨는 왜 왔다요 나가 누요? 맘씨 곱게 생겼네"
00복지관, 골다공증처럼 구멍 난 글씨들이
할머니 이름표보다 크다
매달리기엔 좁은 창가
할머니 셋이 파랗게 멍든 하늘을 쪼고 있다
"여가 어디여"
순녀할매가 시린 햇살이 지려놓은 눈가 부비자
빼꼼히 마주한 옥순할매
햇살 떨어지는 소매 끝으로 눈가 닦아 준다
"엄써, 암 껏도 음써"
마른 것이 마른 것을 닦고
인공 누액은 목젖 끝에서
그렁거리고
세상에 젖은 모든 것들은 총총거리며
눈물샘으로 떨어지고 있다
나라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2010년 <시현실> 신인상 등단/시집 <엉겅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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