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4:11 (금)
서울아산병원, 뇌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1만례 수술
서울아산병원, 뇌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1만례 수술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2.20 17:2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파열 뇌동맥류 5278명 중 수술 후 장애 및 사망률 1% 미만…우수한 치료 성적
서울아산병원 뇌혈관팀, 신경외과·영상의학과 협진 환자별 최적 치료방법 찾아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안재성 교수가 뇌동맥류 클립결찰술(개두술)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안재성 교수가 뇌동맥류 클립결찰술(개두술)을 하고 있다.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터지면 뇌출혈을 일으켜 '뇌 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뇌동맥류를 서울아산병원이 1만례 넘게 치료하는 대기록이 달성됐다.

뇌동맥류는 터지기 전의 비파열 상태에서 조기 발견해 치료할 수 있지만, 발견하지 못해 뇌동맥류가 터져 뇌출혈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환자의 40%가 사망하고, 30%에서는 영구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무서운 질환이다.

서울아산병원 뇌혈관팀은 지난 1월 22일 50세 남자 이모씨의 비파열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묶어 1만 번째 뇌동맥류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수술을 처음 시행한 1989년에는 47건으로 시작해 2010년에 5000례를 기록했고, 그 후 9년 만에 다시 5000례를 달성한 것이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에서는 2010년부터 매년 500례 이상의 뇌동맥류 환자를 치료해 왔고, 최근 3년 동안 연 평균 뇌동맥류 치료 환자는 790건에 이른다.

또 2018년부터 2017년까지 지난 10년 간 비파열 뇌동맥류 치료를 받은 환자 5278명의 수술 성적을 분석한 결과, 치료 후 사망률은 0.09%(5명), 심각한 후유장애가 발생할 확률은 0.38%(30명)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통 전 세계적으로 비파열 뇌동맥류 치료에서의 장애 및 사망률이 약 3∼4%인 것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뇌동맥류는 머릿속 동맥혈관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혈관벽이 얇아져 혈압을 이기지 못하면 뇌동맥류가 파열돼 응급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뇌 속의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뇌동맥류의 치료는 머리를 열고 부풀어 오른 혈관 부위를 클립으로 집어 묶는 '클립결찰술'과 머리를 열지 않고 허벅지 부위 대퇴동맥을 통해 백금 코일을 집어넣어 뇌동맥류에 피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코일색전술' 등 두 가지 방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복잡한 뇌동맥류의 경우는 심정지 후 동맥류 경부결찰술이나 두개강 내외 혈관문합술이 사용되기도 한다.

1만례의 치료 중에서 머리를 여는 '클립결찰술'을 7275건을 시행했으며, '코일색전술'은 2725건을 시행했다. 또 최근에는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뇌 CT나 MRI를 통해 터지기 전의 비파열 뇌동맥류를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1989년부터 1993년까지는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가 21명에 불과해 전체 환자의 4.4% 수준이었지만,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은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가 3181명으로 전체 뇌동맥류의 91.9%로 크게 늘었다.

뇌동맥류 환자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는 환자의 나이, 가족력, 뇌동맥류의 모양과 위치 등이 충분히 고려돼야 하며 수술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경험이 많은 숙련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뇌혈관팀은 수술과 치료 경험이 풍부한 신경외과와 영상의학과 의료진들이 뇌동맥류의 모양과 위치에 따라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아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안재성 교수(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는 "서울아산병원 뇌혈관팀은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의 나이, 가족력, 뇌동맥류의 모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치료방법을 결정함으로써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뇌동맥류 파열을 막기 위해 평소 고혈압을 잘 관리하고, 특히 갑자기 참을 수 없이 심한 두통이 발생했을 경우 빠른 시간 내에 가까운 응급센터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1989년에 신경외과 황충진 교수가 첫 뇌동맥류 수술을 시작하고 1991년에는 국내 최초로 심정지 후 동맥류 경부결찰술을 시행했으며, 1996년에는 권도훈 교수(신경외과)가 국내 최초로 GDC 코일을 이용해 색전술을 시행했다.

또 2017년까지 권병덕 교수(신경외과)가 뇌동맥류 수술 5000례, 안재성 교수(신경외과)가 두개강 내외 혈관문합술 500례를 시행했고, 최근까지 이덕희 교수(영상의학과)가 22례의 파이프라인 색전술을 성공시키며 국내 뇌동맥류 치료의 선도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