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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내 폭력 감추지 말자
병원내 폭력 감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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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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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은 1월 1일자로 '우리 안의 야만 폭력 악습을 끊자' 기획 특집을 통해 병원내 폭력 문제를 다뤘다. 새해 첫 호에 의료계 폭력을 화두로 던지는 것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부산대병원 교수가 전공의를 피멍이 들게 폭행해 국정감사에서 이 사실이 폭로되고, 국가인권위원회까지 직권조사에 나서면서 가감없이 드러내는 것이 해결의 첫 단초라고 믿었다. 일부에서는 의료계에서 자행되는 폭력이 과거 보다 줄고 있고, 인권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외부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인식은 결코 위안이 될 수 없다. 아무리 작은 폭력이라도 인간성을 파괴하는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에서 폭력 피해의 경험자는 10명 중 7명 가까이 됐다. 교수와 윗년차 전공의 등 힘을 가진 상급자들이 주된 가해자였다. 하지만 병원내 약자인 피해자들이 이를 알리고 가해자를 처벌하기에는 힘든 구조였다. 신고율은 2.7%에 불과했고, 병원내 전담기구는 10곳 중 3곳만 있는데다 그나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폭력방지 대책으로 가해 의사에 대한 처벌 강화와 대한의사협회 윤리위원회에서 폭력 의사 징계 및 명단을 공개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병원내 폭력를 '의료기관의 특성'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10명중 3명이나 됐다. 또 폭력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를 '수련교육에 필요하고, 예전부터의 전통'이라고 답한 경우가 20% 가량됐다. 비록 숫자는 적더라도 폭력을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인다면 아무리 처벌을 강화한다 해도 '폭력문화'는 사라지기 힘들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미투 캠페인(Me too)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여성 영화인들이 일상적으로 당해온 성추행 피해를 숨기지 않고 SNS에 당당히 밝히면서 성추행 피해를 입은 약자들이 입을 열지 않을 것이란 가해자의 확신을 과감히 깬 것이다.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감추고 덮어주고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한 폭력의 악습은 끈질지게 이어질 것이다. 성추행· 폭력 등 병원내 약자들에 행해지는 악행에 대해 용기를 내 드러내는 일이 폭력 악습 끊기의 첫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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