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환자 라포 형성 더 중요해진 까닭
의사-환자 라포 형성 더 중요해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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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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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익 변호사(의사·법무법인 LK파트너스) [16]
배준익 변호사(의사·법무법인 LK파트너스) ⓒ의협신문
배준익 변호사(의사·법무법인 LK파트너스) ⓒ의협신문

의료인의 진료행위는 필연적으로 환자에 대한 신체접촉을 동반한다. 아무리 의료기기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문진·시진·청진·타진·촉진과 같은 기본 검사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런 신체 접촉과 더불어 개인의 민감한 신체부위나 정보를 공유하게 되는 의사-환자 관계 특성상 라포(rapport) 형성이 매우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감정 다툼을 넘어 법적인 분쟁이 생기는 경우도 존재한다. 

일부 의료인의 계획적 강제추행 범죄를 제외하더라도, 진찰 과정에서 의사와 환자의 소통 부재로 인해 환자가 추행을 당한 것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이런 상황이 발생해서 수사나 재판을 받게 되는 경우 예전에는 운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소액 벌금을 납부하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거치지 않는 경우도 있었으나,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성범죄자에게 특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법률이 개정된 후 환자와의 분쟁을 단순히 운으로 치부하는 의료인은 결코 없을 것이다. 

비록 10년이라는 일률적인 기간 부여가 부당하다는 사유로 위헌결정이 나기는 했으나, 머지 않아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 성범죄 전력이 있는 의료인은 일정 기간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인천에서 3명의 중학생을 진찰한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기소된 사건이 있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담기는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으나, 대략적인 혐의는 체온 측정과 안면부위를 진찰하며 자신의 하체 부위를 환자와 밀착시키고 복부 진찰을 하며 치골결합부위를 만지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었다. 

이런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서로 작용하고, 믿을만 한 진술이 이뤄지는 경우 수사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의자의 혐의가 입증됐다고 판단한다. 

실제 위 사건 1심에서도 피해자 진술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일관됐다는 점이 일부 유죄 판단에 주된 근거가 됐다. 

즉 신체접촉 발생 후 환자가 이를 강제추행으로 인식하는 경우, 유죄가 인정될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위 사건 항소심 및 대법원은 진료 행위는 환자의 인식 여하에 따라 추행으로 오해되거나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따라 신체접촉 행위가 치료와 무관하거나 치료의 범위를 넘는다는 점에 대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정도의 증명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또 개방된 진료실 환경, 환자의 불쾌감 호소 시점, 불쾌감에 대한 진술이 주관적인 느낌 및 추측에 불과하며 해당 의사가 평소 진료 자세와 다르지 않게 진찰을 했다는 점 등을 토대로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다만 무관하게 해당 사건을 바라보며 아쉬운 점은 환자의 오해나 비판 원인이 기본적인 라포 형성 실패라는 것으로, 이는 판결문에도 명확하게 제시돼 있다. 

신체 접촉 수반 진찰의 이유 설명이나 양해, 간호사 동석과 같이 환자 배려 및 안심 조치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밖에도 해당 의사가 수련과정 직후여서 진료경험이 많지 않아 진료행위에만 충실하였던 점 역시 오해를 불러온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런 오해는 비단 학교나 수련병원에서 벗어나 갓 진료를 시작한 의사들에게만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의료인이,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 환자들에게 신체접촉이 수반되는 진료를 하며 구체적인 설명과 양해, 환자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지 뒤돌아 보아야 한다. 

짧은 순간 제공하는 의식적인 친절이 경력 단절을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의사/법무법인 LK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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