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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저개발국 외과 분야에 대한 지원 전략
청진기 저개발국 외과 분야에 대한 지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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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1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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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형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공공보건의료사업단)
▲ 김계형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공공보건의료사업단)

'Funk'가 2010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약 2조명의 세계인구가 응급·기초 수술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최빈국 1/3에 속하는 국가에서는 수술이 주산기 산모의 35%, 암성 질환자의 수술적 치료 60%, 근골격계 질환자의 85%가 수술적 치료를 요하지만, 대체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1/3만 수술을 받을 수 있으며 수술 경과가 좋지 않은 편으로 만성 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다.

외과 질환은 저개발국의 질병 부담이 매우 큼에도 여러가지 원조 정책에서 우선 순위가 될 수 없었다. '일회성 수술'·'보여주기식'·'봉사 위주의 원조'라는 비판적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녔으며, 저개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 수준의 향상이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항상 동반됐다.

그러나 감염성 질환의 질병부담은 연간 214million DALYs/year, 허혈성 심질환의 질병부담은 130million DALYs/year인데 비해 수술로 치료 가능한 질환의 질병부담은 401million DALYs/year이며 둘을 합친 것만큼이나 큰 질병부담이 존재하며, 이중 사망/장애를 가능한 질환은 116million DALYs/year라고 한다.

2014년 Grimes가 시에라 리온에서 측정한 모든 수술적 비용의 평균은 DALY 당 33달러로 DALY 당 30달러로 측정된 홍역 예방접종에 비해 사망/장애에 대한 비용효과측면에서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세계 원조는 감염성 질환에 치중돼 있으며 외과 질환은 간과되기 쉽다.

세계은행은 필수외과적 의료지원에 대한 6개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1)환자초청수술 (2)현지 수술 (3)연수지원 및 학술적 교류 (4)개발도상국 내 전문 치료센터 건립 지원 (5)Telemedicine (6)정책 변화 지원 등이다.

이 중 (1)(2)(3)은 현재 공적개발원조가 아닌 민간 차원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환자 초청 수술은 개발도상국 내에서 직접 집도를 하는 것 보다 안전성 면에서 우월하지만, 비용이 비싸고 인원이 제한되며 개발도상국 역량강화의 효과가 제한적이다.

소아심장 현지수술로 살릴 수 있는 환자수는 1억원의 예산으로 현지 수술의 경우 13명 정도를 살릴 수 있지만, 초청 수술의 경우는 공공의료수가를 적용하더라도 3명 남짓이다(서울대병원의 경우). 또 의료진의 역량 강화 효과가 없기 때문에 비판을 받을 소지가 많다.

현지 수술은 보통 응급수술이나 중증질환 수술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세계은행은 권고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유수의 병원들이 저개발국의 중증질환 수술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은행에서 권고하는 수술은 구순구개열 수술과 같이 일회의 수술로서 장애·저소득·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수술이다.

관련 국제 단체는 Smile Train, Operation Smile, Smile Asia등이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 중증고난이도 환자가 많으며, 이는 질병의 예방이나 조기발견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케이스가 적은 복합심기형·위장관 기형 등의 선천성 질환, 근골격계 선천성 질환, 말기에 발견된 암환자, B형/C형간염의 만연으로 이한 말기 간질환 환자 등이다.

공동 수술을 통해 현지 의료인의 참여 확대 및 교육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많은 병원들이 연수사업과 함께 제공하고 있다.

공동 수술을 통한 교육을 제공할 경우, 수술 환자 수는 적게 배정해 개발도상국 집도의가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하는 경우가 많다.

저개발국 인력의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medical tourism'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연수 및 학술적 교류를 병행해야 하며, 실제로 에리트레아에서는 이탈리아 연수 후 독립적 수술 능력을 획득한 사례가 보고돼 있다.

사실 저개발국에서의 고난이도 환자가 더 많기 때문에, 공여국 의사들은 신뢰를 얻는 데 노력해야 한다. 오히려 공여국 의사들이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케이스를 수련 받고 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며, 상하 도제식이 아닌 상호 존중을 통해 협력이 이뤄져야 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 내 전문진료센터를 건립하는 것은 국제 기구, 양자 혹은 다자 원조 차원의 일일 것이다. Pan-African Academy of Christian Surgeons network는 소아외과 수술을 지원하는 국제 기구이며 연수도 함께 제공한다.

소아 의료비 지원 정책을 통해서 수술접근성을 높이려는 정책적 시도도 있으며, 1,2차병원의 외과의에게 기본 연수를 제공해 지역의 사망률을 낮추려는 시도도 있다.

한 아프리카 의사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모든 원조가 에이즈에 집중되고, 넘쳐난다. 그러나 우리 아프리카 환자들과 의사들은 외과의사가 필요하다."

질병 지원의 우선 순위를 정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한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우수한 외과의사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저수가에 필수외과적 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안타깝지만), 대부분 헌신적이며 합리적인 분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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