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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COPD 사망률 감소...환자 교육이 '열쇠'

천식·COPD 사망률 감소...환자 교육이 '열쇠'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11.0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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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기도질환 연관 학회, 질환·흡입제 사용법 교육상담수가 신설 주장
흡입제 사용법 교육만해도 응급실이용·입원율·사망률 획기적으로 줄여

치명적인 만성 기도질환(천식·COPD) 환자들에게는 우선적으로 흡입제 스테로이드 처방이 권고되고 있다. 이와 함께 흡입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과 상담도 반드시 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과 상담에 최소 40분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다보니 일차의료기관에서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천식 및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은 흡입제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급성 악화로 인한 응급실 방문 및 입원, 그리고 사망률이 증가해 효과적인 문제해결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 진료 현장의 특성상 한 환자에게 충분하고 전문적인 교육상담을 통상적인 진료과정에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관 학회들은 지난 2년 간 학회별로 교육상담 수가 신설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가 개별적으로 수가 신설을 요구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교육상담 수가 테스크포스(TFT)'를 구성하면서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3개 연관학회들이 만성 기도질환 교육상담 수가 신설을 주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학회 이사장들을 7일 한 자리에서 만났다.
이날 그룹 인터뷰에는 김영균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조상헌 현 이사장(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윤호주 차기 이사장(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이 참석했으며, 나영호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이사장은 사정상 참석하지 못했다.<편집자>

만성 기도질환(천식, COPD) 관련 주요 3개 학회 대표들이 흡입제 사용법 등 교육상담수가 신설을 주장했다.
Q.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만성 기도질환(천식, COPD)은 사회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유병률 현황 및 사회적 비용은 어느 정도 되나?
- 김영균 이사장
COPD는 70대 성인 10명 중 4명이 앓고 있다.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의 COPD 유병률은 14.5%이며, 70대 성인 유병률은 38.4%를 기록하고 있다.
COPD 환자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1조 4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망원인 7위이지만, 조만간 사망원인 3위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조상헌 이사장
천식은 소아 및 고령자에서 유병률이 높은 편이다. 역학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일반인 중 치료가 필요한 현증 천식이 있는 사람이 10명 중 1명 이상(12.7%)으로 조사됐다. 1∼4세 소아 천식 유병률은 23.7%로 성인의 유병률보다 높다.

천식을 소아청소년기 질병부담 1위 질병(전체 연령평균 3∼5위 수준)이다. 1인당 입원 진료비는 151만원이고, 1인당 입원일수는 14.5일(연평균 증가율 각각 4.8%와 4.3%)이다. OECD 회원국 평균 천식환자 입원율은 인구 10만명당 242.2명인데, 우리나라는 310.6명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Q. 3개 학회가 만성 기도질환 교육상담 수가 신설 요청을 함께 하게 된 배경은?

김영균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이사장
- 김영균 이사장
만성 기도질환은 환자의 치료 수용성이 매우 중요하다. 지속치료에 필요한 사항, 흡입제 사용법, 증상악화 시 대처요령 등 질환 관련 교육이 필수다.

일차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이같은 내용을 모두 환자에게 교육하려면 최소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용이 보전이 안되다보니 일차의료기관에서의 천식 및 COPD 환자에 대한 흡입제 스테로이드 처방은 20%대에 머물러 있고, 환자에 대한 교육·상담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연관 학회들이 개별적으로 교육상담수가 신설을 주장하기보다 공동으로 힘을 모을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 윤호주 차기 이사장
천식 및 COPD 환자들에게 일차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약이 흡입제 스테로이드이다. 다른 약 등에 비해 효과가 빠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흡입제 스테로이드 사용법을 잘 모르면 처방을 하나마나하다. 오히려 상태를 더 악화시켜 응급실을 찾게 하거나 입원을 하게 만든다. 또 급성 악화로 인해 사망률도 높아진다.

따라서 의사 및 전문간호사가 질환에 대한 교육, 흡입제 사용방법, 그리고 응급 상황에서의 대처 요령 등을 교육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는 교육에 대한 비용(수가)을 보상받지 못하다보니 효과가 좋은 흡입제 처방을 꺼리게 되고 처방을 하더라도 충분한 환자 교육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3개 학회가 '교육상담수가 테스크포스팀'을 만들고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데 이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수가 신설의 필요성을 알리는 공문을 보내게 됐다.

- 조상헌 이사장
천식 및 COPD 환자들에게 질환 및 흡입제 교육상담으로 환자들의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흡입제 복약 순응도가 개선되며, 흡입제를 바르게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그만큼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Q. 흡입제 순응도와 사망률의 관계, 그리고 해외의 성공적인 질환관리 사례가 있나?
- 조상헌 이사장
흡입제 순응도에 따라 환자의 사망 가능성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순응도 80% 이하시 사망 가능성은 26.4%인 반면, 순응도 80% 이상시 사망 가능성은 11.3%로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핀란드의 사례가 성공적인 모델이다. 핀란드 보건당국은 알레르기 질환의 초기 관리, 염증 관리, 환자 자기관리, 네트워크 형성에 중점을 둔 질환 관리 사업을 모범적으로 진행했다.

1차 사업(10년)이 끝난 뒤 2차 사업(10년)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1차 사업 결과 흡입제 처방은 100%에 육박해 우리나라의 17∼27% 수준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또 의료 비용은 늘지 않은 상태에서 천식으로 인한 사망률, 입원일 수 등을 유의미하게 줄였다.(2003∼2006년 사이 25% 감소)

Q. 의사들도 흡입제 사용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학회만의 교육프로그램이 있나?
- 김영균 이사장

흡입제 사용은 의사들도 잘 모른다. 그래서 전공의 교육에 이를 포함시켰다. 의사도 사용 방법을 잘 모르는데 환자에게 어떻게 교육을 시키겠는가.

결힉및호흡기학회에서는 진료지침을 보급하면서 개원의 대상 흡입제 사용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전국을 순회하면서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세가 있는 분들은 교육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상헌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
- 조상헌 이사장
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도 학술대회 때 개원의 대상 교육세션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간호사를 전문적으로 트레이닝 생각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 그래서 국가 차원의 공식적인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전문인력을 길러내는 것이 필요하다.

Q. 우리나라 진료현장에서의 한계점이 있는 것 같다
- 김영균 이사장
우리나라 진료 현장의 특성상 한 사람의 환자에게 40분정도 시간을 내서 교육을 하기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른 환자를 더 봐야 하기 때문이다.

또 만성 기도질환은 초기교육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반복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진료 현장에서 충분한 교육상담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 조상헌 이사장
천식 및 COPD는 환자 특성상 소아 혹은 고령이 많다. 그러므로 반복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차의료기관, 대학병원에서 환자에게 충분히 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교육상담수가 신설은 반드시 필요하다.

- 윤호주 차기 이사장
교육상담의 부재는 만성 기도질환 치료에 필요한 흡입제 순응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증 환자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년간 지속적으로 흡입제를 사용해 치료를 유지하는 비율은 37.4%에 불과했고, 4년 후에는 22.3%의 환자만 치료를 유지했다.

Q. 3개 학회가 생각하고 있는 방안을 근거로, 정부를 어떻게 설득시킬 것인가?
- 김영균 이사장
그동안 학회들은 학술행사 때마다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COPD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COPD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왔다. 그래서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캠페인 등은 문제가 있었던 것을 알게 됐고, 흡입제 처방률이 낮고 교육이 진행되지 않는 원인을 뒤늦게 찾았다.

바로 교육상담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 또 교육상담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수가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3개 학회는 앞으로 만성 기도질환 환자들에게 교육상담을 했을 때 급성 악화를 막고 응급실 재방문이나 병원 입원, 그리고 사망률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정부측에 주장할 것이다.

다양한 근거자료를 준비했고, 언제든지 정부가 요구하면 협의할 수 있다. 정부가 교육상담의 중요성을 빨리 인식해줬으면 좋겠다.

현재 교육상담수가 비용을 말하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수가가 조금이라도 책정되면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들에게 차츰 교육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COPD의 경우 적정성평가를 한다. 적정성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기관에 더 많은 수가를 주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지 않겠나.

또 COPD는 담배로 인한 영향이 큰 질환이다. 그래서 담뱃세에서 비용을 충당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환자들에게 흡입제 사용 등에 대해서만 교육을 하지 않고 금연을 해야 한다는 교육도 포함되기 때문에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 본다.

윤호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차기 이사장
- 조상헌 이사장
각 병원별로 만성 기도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또는 비급여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교육을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오고 있다. 앞으로 정부가 수가를 마련하면 표준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회가 적극 나서서 도울 것이다.

사망률과 추가적인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정부도 교육상담수가 신설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 윤호주 차기 이사장
교육상담료를 인정받고 있는 것은 암 관련 분야와 당뇨이다. 이를 위해 관련 학회들이 오랜기간 동안 노력을 해서 결실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만성 기도질환 3개 학회도 다른 학회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잘 살펴보고 정부를 설득시킬 것이다. 정부가 전혀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빠른 시간내에 3개 학회에 근거자료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자단체도 교육상담수가의 필요성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흡입제 사용법, 그리고 가정에서의 관리, 질환에 대한 이해, 응급상황 발생시 대처요령 등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교육상담수가가 신설돼 20%대에 머물러 있는 흡입제 처방률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리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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