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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메르스 환자들 아직도 우울증 등 시달려
2년 전 메르스 환자들 아직도 우울증 등 시달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10.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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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자 53.8% 정신건강질환, 만성피로증후군 등
전문가들 '신종감염병 대비·대응 특별법 제정' 제안

김우주 교수는 '메르스 유행 대응의 경험과 교훈' 주제발표를 통해 신종감염병 대비 및 대응 특별법을 만들어 국가방역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유행 당시 메르스에 감염됐던 환자 절반 이상이 2년이 지난 현재 정신건강문제 혹은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리고 폐기능이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는 2015년 5월 186명의 환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내게 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환자 코호트 연구결과' 최종 보고회를 26일 오후 2시 서울대병원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개최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 감염병위기대응기술개발사업으로 2015년 11월 1일부터 2017년 10월 31일까지 2년간 진행됐으며, 메르스 후향적 연구(역학연구, 코호트 연구, 실험실 연구)를 통해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어떠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보고회에서 '메르스 회복기 환자의 정신건강'을 발표한 이소희 과장(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은 "메르스 환자 정신건강 추적 조사 결과, 우울·불면·불안·만성피로·외상후스트레스(PTSD)는 전체적으로 호전되는 추세에 있었지만 자살경향성, 삶의 질 문제, 음주, 복합성애도는 유의한 호전이 없다"고 말했다.

또 "메르스 감염 후 24개월차 시점에 접어든 조사 대상자(52명)의 53.8%에서 한 가지 이상의 유의미한 정신건강문제 혹은 만성피로증후군을 갖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27%로 가장 많았고, 우울증 15%, 불면증 15%, 불안증 5.8%, 자살 고위험군 1.9%로 나타났으며, 만성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은 우울감도 함께 느끼고 있는 경향이 높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소희 과장은 메르스 회복기 환자를 대상으로 정신건강문제를 조사한 결과 53.8%가 정신건강문제 혹은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속적인 추적 연구와 고위험군의 정신건강의학적 개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과장은 "향후 신종감염병 유행 시 정신건강관련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일반 국민과 자가격리자, 그리고 의료진·감염자를 위한 메뉴얼 제작은 물론 신종감염병 격리 입원 환자 및 의료진에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스 회복기에 있는 환자들은 보행능력은 차츰 좋아졌지만 폐기능은 더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회복기 환자의 임상상'을 발표한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폐기능은 1년후 평가에서 급성기 감염이 중증일수록 폐기능 감소가 심했고, 2년후 폐기능 추적검사결과 약간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6분 보행능력은 1년후 평가에서 정상인에 비해 떨어졌으나, 2년후 평가에서 회복되는 경향을 보여 폐기능과는 다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신형식 센터장은 메르스 회복기 환자들은 보행능력, 신장기능은 좋아지거나 정상이었지만, 폐기능은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신 센터장은 "흉부 CT에서는 섬유화가 가장 흔히 관찰됐으며(53.0%, 35명/66명), 2년후 평가에서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고, 메르스 회복기 환자에서는 신장기능은 정상이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Brain MRI 결과 백질(White matter) 병변이 가장 흔히 관찰됐고(32.7%, 18명/55명), PET CT에서 폐의 염증성 병변이 가장 흔했다(40.0%, 18명/45명)"고 덧붙였다.

김우주 교수(고려의대 감염내과)는 '메르스 유행 대응의 경험과 교훈' 발표를 통해 정부의 국가방역체계 개편 방안을 신종감염병 발생후 대응에서 사전 대비 전략으로 바꿀 것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30년전부터 거의 매년 발생한 신종감염병 발생은 우리라고 예외가 될 수 없으며, 충분히 예견됐던 것임에도 거의 무방비 상태에서 기습을 당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메르스 유행은 21세기 대한민국의 감염병에 대한 방역체계, 나아가 보건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였다"며 "새로운 양상의 신종바이러스 유행에 취약점을 여지 없이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2015년 메르스 유행은 여러 측면에서 단순한 감염병 발생이 아닌 21세기 국가 감염병 대비·대응체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요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21세기 신종감염병 출현 및 유행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대비·대응 전략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혁신 과제로 ▲신종감염병 사전 대비 전략으로 패러다임 전환 ▲감염병 위기 관리의 전문성·자율성 강화, 평가·통제·소통시스템의 확립 ▲지역사회 대비·대응 시스템 구축 ▲진단,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한 연구지원 ▲신종감염병 유행시 대국민 소통 방안 마련 ▲신종감염병 대비·대응 특별법 제정 ▲신종감염병 유행 정보 감시 기능 강화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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