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9 21:53 (금)
"환자안전 기반 마련...이제는 확장성 관건"

"환자안전 기반 마련...이제는 확장성 관건"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7.08.30 05:5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년만에 인증원 떠나는 석승한 원장, 인증원 역할론 강조
"후임자, 중장기적 안목으로 환자안전·의료질 제고하길"

▲ 우역곡절 끝에 임기를 1년 이상 넘겨 퇴임하는 석승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은 29일 전문기자협의회를 만나, 인증원장으로서 재직하는 동안을 소회를 밝혔다. 의료계에 대한 감사와 함께 약간의 서운함도 표했다. 후임인 한원곤 신임 원장에게는 중장기적 안목을 토대로 인증원 역할 확장을 당부했다.
"의료기관에서의 환자 안전을 위한 의료기관 평가·인증사업 확대와 환자안전법 제정 등 환자 안전을 위한 기반은 어느 정도 마련됐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이제 다져진 기반을 토대로 중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역할 확장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 2010년 출범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3대 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했던 석승한 원장이 임기를 1년이나 넘기고 퇴임하며 밝힌 소회다.

석 원장은 퇴임을 29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지난 4년간 인증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겪은 경험과 소회, 그리고 후임인 한원곤 신임 인증원장에 대한 바람에 대해 밝혔다. 9월 1일인 퇴임일을 3일 앞둔 시점이었다.

석 원장은 지난해 9월 3년의 임기를 채웠다. 그러나 새 인증원장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촉발된 국정 혼란과 조기 대선으로 신임 원장 선임이 더 늦춰졌고, 결국 임기를 1년 가까이 넘겨 인증원장을 계속 맡아왔다.

석 원장은 가장 먼저 후임자의 인증원 업무파악과 인증원 사업에 대한 중장기적 계획을 기반으로 한 역량 강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열악한 상황에서 출범한 인증원은 이제 환자 안전 관리 등에 대한 기틀을 마련했다. 후임자가 이에 대한 업무를 빠르게 파악하고 인증원 역량 강화를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단기적으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도 버거웠다. 이제는 시급했던 환자 안전 문제도 환자안전법 제정으로 근거를 마련했고, 그에 따른 예산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 이제는 도약할 수 있는 조직 형태과 역할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조직진단을 통해 인증원의 중장기적 운영계획을 세우는 기초를 다졌다. 향후 10∼20년을 내다보고 마스터플랜도 세웠다. 새 원장이 이런 기초 위에서 인증원의 조직 역량을 극대화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의료계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그러나 그가 전하는 감사에는 서운함도 묻어났다.

석 원장은 "나 자신도 의료인으로서 최근 10년 사이 내외적 요소로 인해 병원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더 나은 의료환경을 위해 애써준 것에 감사하다. (인증원을 또 다른 규제기관으로 여겨 비판하는 의료계 일각의 시각 때문에) 욕도 많이 먹었다. 그래도 서운함보다는 감사함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인증원 사업에 대한 의료계의 불평과 불만이 당연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증원이 인증·평가사업을 시작하면서 인증기준을 만들 때 세운 목표가 있었다. 의료기관의 현재 상황을 잘 반영해 평가하고 미래 발전을 위해 기여하자는 것이었다. 환자 안전과 의료 질 제고를 위한 것이었고, 잘 따라 준 의료기관에 거듭 감사한다"고 했다.

지난해 결정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에 따라 공급자에 대한 지불제도도 개편돼야 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그는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은 지불제도 개편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환자 안전과 의료 질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환자 안전과 의료 질, 의료기관 인증·평가, 건보료 부과체계, 지불제도 개편을 거시적 관점에서 정리할 시기가 됐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현안에 천착한 미시적 관점에 머무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의료계의 역할론도 강조했다. 그는 "의료기관 인증·평가는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좋은 장치라고 생각한다. 의료계가 어렵다는 이야기만 하지 말고 새판을 짜야 한다. 의료계가 할 일이 많다"고 했다.

한편 인증원은 2010년 출범 이후 조직과 역할이 크게 확대됐다. 출범 초기 급성기병원 인증·평가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정신병원과 요양병원 인증·평가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에 대한 평가 및 지정, 산후조리원 평가사업, 1차 뇌졸중센터 인증사업도 수행할 예정이다. 환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각종 연구사업도 준비 중이다.

조직도 40여 명의 정원으로 시작해 현재는 80명까지 늘었다. 일본이나 대만의 인증원 조직이 150명을 상회하는 것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지만, 관련 예산을 확보해 조직도 지속해서 확대할 방침이다.

이런 인증원의 조직과 역할 확대 과정에서 석 원장의 공로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석 원장은 31일 퇴임한 후 인증원장으로 일하기 전 재직하던 원광대학교 산본병원으로 복귀한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