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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화 환자의 간암 예방 새로운 가능성 열려

간경화 환자의 간암 예방 새로운 가능성 열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8.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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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상·한광협 교수팀, 간경화 환자의 간암 발병 신호경로 규명
티지에프-베타(TGF-β) 신호와 스네일 유전자가 간암 발병 유도

(왼쪽부터) 노원상 교수, 한광협 교수.
대표적 간암 위험군인 간경화 환자에게서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노원상(연세대 소화기병연구소)·한광협(연세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간경화가 진행된 간에서 활성화되어 있는 티지에프-베타(TGF-β) 신호가 간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

간경화는 대표적 간암유발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강경화 환자에게서 5년 내에 간암이 발생하는 비율은 10∼30%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위험 요인에도 아직 간경화 상태에서 간암발생이 높게 나타나는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간경화 환자에게서 효과적으로 간암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간경화 상태에서 나타나는 어떤 유전적·헤포적 특성이 간암발생을 잘 일어나게 하는지 밝히는 것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TGF-β 신호가 간경화를 일으키는 주요 인자로 알려져 있고, 간경화 환자에게서 대부분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기존 연구를 보면 TGF-β 신호는 암 발생 초기에 암 억제 기능을 해 종양 초기단계에서는 비활성화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암 발생 후기에는 활성화되어 암세포의 조직침투 및 전이능력을 향상시켜 준다.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바와 달리, 활성화된 TGF-β 신호가 암 발생 초기부터 간암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냈다.

<그림>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나타낸 모식도.
간에서 P53 혹은 히포 신호가 세포 내 결여되어 있을 경우, TGF 신호의 암 억제 기능은 약화된다. 반면, 스네일 유전자 발현증가를 통한 TGF 신호의 종양생성 효과는 극대화되어 간암이 발생하게 된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양 발생 초기시점부터 TGF-β 신호는 활성화되어 스네일(Snail)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증가된 스네일 단백질은 간세포의 종양 세포화를 유도하며 세포의 성장을 증식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먼저 유전자조작 기법으로 P53과 히포(Hippo) 신호 기능이 결여된 간암 발생 생쥐 모델을 제작했다. 이들 간암 동물모델에서 세포외벽의 수용체를 유전적으로 제거하거나, 세포 내 TGF-β 신호매개체를 녹다운(knockdown)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TGF-β 신호경로를 차단시켰다.

그 결과 정상적인 TGF-β 신호를 갖는 경우에는 간암이 전체 간을 덮을 정도로 잘 생기는 반면, TGF-β의 신호경로를 차단하거나 스테닐 발현을 억제했을 때 간암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또 암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간암조직 유전자발현 패턴을 분석하고, 인간 간암세포의 조직배양 실험을 통해 생쥐 모델에서 발견된 TGF-β와 스네일 유전자의 종양유발 효과가 인간의 간암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간경화 환자에게서 간암발생이 증가하는 원인이 간섬유화와 간경화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TGF-β 신호의 활성화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밝혔낸 것으로, 앞으로 TGF-β 신호를 억제하는 방법을 통해 이러한 간암 위험군에서 간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TGF-β 신호 억제를 통한 간암 예방법은 다른 조직의 암 발생을 증가시키거나 다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직접적으로 TGF-β 신호를 표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훨씬 더 적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스네일 유전자를 표적치료 하는 것이 간암예방 및 치료에 더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연구 교신저자인 노원상 교수는 "이 연구는 TGF-β 신호경로가 특정 유전적 환경의 간에서 어떻게 종양생성을 유도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며 "향후 TGF-β나 스네일 유전자를 표적해서 간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임상 적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소화기학 및 간장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소화기학(Gastroenterology)> 7월 20일자에 게재됐다.

<용어설명>
* TGF-β
세포와 조직의 기능을 조절하는 신호로, 암 발생 후기 시점에 암세포의 조직침투와 전이를 유도하는 역할을 함.
* 스네일(Snail) 유전자
상피세포의 특성을 감소시키고 간엽세포의 특성을 갖게 하는 유도인자.
* P53
대표적 암 억제 유전자로서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사멸을 유도함.
* 히포(Hippo)
발생 중에 세포의 성장과 사멸을 조절하여 조직과 장기의 크기를 조절하는 신호이며, 성체에서 신호가 억제되면 종양 발생을 유도할 수 있음.
* 녹다운(knockdown)
유전자의 발현을 저해시키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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