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고창신(法古創新)', 이 말은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의미로 '옛 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23일부터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광화랑에서 성기호 사진작가<사진>의 <법고창신(法古創新), 한국의 얼-옛 건축물>사진전이 열린다.
성기호 사진작가의 이번 전시는 지난 2014년 '無始無終 궁궐미학'전에 이은 세 번째 개인전으로 '법고창신'의 정신을 기본으로 한 '궁'·'고택'·'고사찰' 등을 소재로 앵글을 잡았다.

사진작가 성기호(76세)는 1966년 서울의대 의학과를 졸업해 외과전문의로 활동, 1999년 한전부설 한일병원장을 마지막으로 진료실을 떠난 의료계의 원로다. 평소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10년, 중앙대 사진아카데미에서 사진공부를 시작했다. '지호락'·'선사회' 그룹전 등을 통해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인 성 작가는 서울의대 含春미술전·醫人미술전·미래에셋 공모전 등에서 입선 하는 등 작가로서의 작품성도 함께 인정 받는 사진작가다.
성 작가는 '예술은 작품을 통해서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만들어 내 공감과 감동을 자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진가의 힘은 자신의 주제를 기본적인 리얼리티에 의해 재창조하고, 그것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대상에 대한 상징이 아니라 최초로 드러난 사물 자체를 보고 있다고 느끼도록 하는 능력에 달려있다'는 에드워드 웨스톤의 말을 인용, '사진은 사진속의 대상이 새롭고 신선함의 무게감으로 감정을 사로잡아 감동까지 느끼게 하는 그런 사진이라야 한다'는 자신만의 작품 철학을 강조했다.

성 작가의 작품 소재는 '궁'·'고택'·'고사찰' 등에서 엿보여지듯 '고(古)'에 집착한다. 여기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 것일까? 단지 옛것이 좋다는 의미가 전부는 아닌듯하다.
성 작가는 "우리나라의 옛 건축물인 '궁'·'고택'·'고사찰' 등은 하나같이 자연을 품고, 그 속에 자연스럽게 안겨 자연과 어울리고 있는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는데다 푸근하고 친환경적이어서 그 안에 들어가 살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한다"며 "오늘날 과학적이라는 현대 건축물이 친환경을 추구하는데 이런 관점이 과거 우리 선조의 건축철학에 대한 '선견지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우리 전통건축의 우수성을 전한다.
결국엔 자연을 품었으나 과학적인 우리의 옛 건축물들의 특성과 외국의 건축물들과의 궁극적인 차이점은 무엇인가였나 궁금해졌다는 성 작가….
이번 전시는 우리 옛 건축물을 새로운 현대적 시각으로 도전해 보고자 하는 성 작가의 열망이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 또 조선시대 500년 동안 희노애락의 역사 흔적이 각인된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궁과 민초들의 염원과 생활을 담은 고택과 사찰의 차이는 무엇인가를 비교해 현대적인 시각으로 표현하려 했다.
"옛스러우나 정겹고, 자연적이면서 과학을 동시에 품고 있으며, 오래되었으나 아직도 발전하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성기호 사진작가의 이번 <법고창신(法古創新), 한국의 얼-옛 건축물>사진전은 자연과 환경과의 조화를 강조한 고궁, 전통문화를 온전하게 간직한고 있는 사찰건축, 자연의 생명력이 그대로 깃든 우리 조상들의 한옥건축 등을 엿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