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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회관 건립 - 가슴 벅찬 이야기
의사회관 건립 - 가슴 벅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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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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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양 원장(대구/임재양외과의원)

▲임재양  원장
의사 회관 건립에 많은 수고를 하시는 임원들에게 수고의 말씀을 드립니다. 적극 찬성합니다.

하지만 절차상 고려 할 문제에 대해 몇가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모든 일에는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전쟁을 해도 세계 평화를 위해 출정을 하는 것이고, 국가적인 대사를 해도 국민을 위해서 한다는 명분을 앞 세웁니다. 자기 한 몸, 한 나라가 잘되자고 일을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의사회관 건립의 명분도 뚜렷한 것 같습니다.

오래되어 낡았고, 의사의 사회적 신분이나 10만 회원에 걸맞는 회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명분은 의사면 누구나 찬성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인 명분이 아직 뚜렷하지 않은 것 같아 몇가지 제안 드립니다.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현대는 아무리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이라도 사람들이 그 규모로 감동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일본 롯본기는 쓰레기 매립지에서 최고의 고급 거리로, 나오시마는 폐광으로 버려진 섬에서 예술의 섬으로, 베이징의 다산즈 798거리는 군수 공장 지대에서 최고의 예술 거리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자기 돈 들여 놀러오고 건축 과정의 이야기에 감동합니다.

의사회관을 짓는다고 했을 때 대부분 의사들이나 일반 시민들은 아무런 관심도 없습니다. 돈있는 의사들이 자기들 건물 크게 짓는구나 하는 정도일 겁니다.

우리도 스토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내 세우는 것은 시민 건강을 위해서입니다.

언제부터인지 국민 건강에 대한 의사들의 충고는 '소귀에 경읽기'가 됐습니다. 어쩌면 최근의 의사들의 자존심 저하는 수입의 줄어듬보다 국민에게 더 이상 전문가 집단으로서 인정을 못 받는 것이 큰 원인일 겁니다.

현재 먹거리,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들이 심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질병의 변화에 대해서도 의사들의 목소리는 없었습니다. 일반인들은 의사들보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입니다.

이번 회관을 건립하면서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면 됩니다.

[아토피도 심각하다. 환경에 관련된 암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질병의 변화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발 맞추어 어려운 시기에 의사들 힘을 모아 회관 건립을 한다. 이건 의사들만의 공간이 아니다.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 이 회관에는 환경과 관련된 단체들도 입주시키고 건강과 관련된 모든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자 한다.]

이렇게 발표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준비과정부터 건립까지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듭니다.

그러면 장점으로 시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토피나 난치병으로 온갖 잘못된 정보를 찾아 헤매는 환자들이 우리들 편입니다. 운이 좋으면 환경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지자체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부적으로 의사 회원들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의사의 정체성은 건강에 대해 일반인들에게 신임을 받을 때 생기게 됩니다. 병의 치료만이 아니라 예방부터 병의 관리까지 책임진다는 자세는 회원들에게 의사로서 자존심을 높이는 계기가 됩니다.

건물은 자체로 이름이 나야 합니다

이야기가 있어야 되다는 것과 비슷한 것이지만 건축은 그 자체로 명물이 돼야 합니다.

서울은 이미 국제적인 도시로 건물 하나로만 이름 난 곳이 많습니다.

이번이 좋은 기회입니다. 세계적인 건축가가 지어서 건물 자체로 길이 이름이 남아야 됩니다.

의사들이 각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고 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졌다고 여기는 국민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도 각분야 상당한 수준을 가진 의사들이 많습니다.

의사회관을 지었는데 역시 그런 수준에 맞는 건물이란 얘기를 듣기 위해서는 최고의 건축가를 찾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회원들 화합에 도움이 됩니다

국가나 단체가 큰 사업을 할 때는 두 가지 경우입니다.

국력이 뻗어날 때 불국사나 황룡사 탑 같은 거대한 건축물로 자긍심을 한층 높입니다. 반대로 위기에 빠졌을 때도 팔만대장경 같은 사업을 통해 힘을 모읍니다. 이번 경우는 후자라고 봅니다.

의사들이 이렇게 어려울 때 하필 이런 사업을 시작하느냐는 반대가 많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내 기억으로는 의사 생활 시작한 35년전부터 매번 위기라는 이야기만 듣고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럼 앞으로는 의사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됩니까. 아닐겁니다.

스스로 우리가 살기 좋고 자긍심 있는 의사가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번 회관 건립을 통해 위기를 일시에 힘을 모으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아마 임원진들에게 대단히 어려운 일일겁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 과정을 보면 집행부가 결정하고 모금액 내고 그게 전부입니다.

의사 개개인은 그냥 남의 불 보듯 하고 있습니다. 그건 집행부의 잘못입니다.

이제라도 회원들에게 일일이 진행 과정을 설명하고, 공청회를 열고, 어떤 회관을 지을 것인가 의견을 모아야 합니다.

반대가 있으면 치열하게 논쟁하고 그러면서 의견을 모아가야 합니다.

집행부는 대의 명분을 세우고 회원들의 의견을 듣고, 논쟁하고, 설득을 해서 큰 그림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회관을 국민들 건강을 위해서 세운다는 국민 상대 홍보전도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모두가 단번에 공감이 되어 수 백억이나 되는 거대한 건물을 지을 수도 있고, 훨씬 작은 규모로 시작하면서 수 십년이 걸려 원하는 큰 건물을 지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대구 국채보상운동 공원을 구석구석 둘러보다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기념비를 보니 1907년 일본에 빚진 국채를 갚기 위해 담배를 끊고 가락지를 모은 운동으로 대구에서 시작했습니다. 비록 그당시 뜻은 못 이뤘지만 100년이 지나서 대구 중심에 큰 공원으로 다시 빛을 보게 되고, 그때 선조들도 기울어진 나라를 걱정하면서 치열하게 살았다는 정신을 알게 됐습니다.

나는 이번 의사회관 건립을 단순히 경제적인 마인드로, 우리들만의 공간으로 접근하지 말고 떨어진 의권을 찾는 계기로 시작하기를 제안합니다.

수년이 걸리면서 우리들의 의미있는 정신을 찾아 나가기만 해도 좋습니다.

회원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으로 단번에 회관을 세우면 더 좋습니다.

아니면 계속 준비만 하다가 중단되더라도, 후배의사들이 이 뜻을 귀하게 여겨서 100년 후에 우리 의사들 뜻을 담은 어마어마한 공간이 서울 한중심에 세워질지 누가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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