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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사' 자랑스런 이름이지만 '굴레'이기도

'여의사' 자랑스런 이름이지만 '굴레'이기도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7.06.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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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사회, 국회서 90년 역사 회고..."유리천장 깼지만..."
"근대사 발전에 큰 기여...글로벌 리더로서 역량 갖춰야" 자성

▲ 8일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여의사, 근대 사회변화의 주체로 서다' 토론회.ⓒ의협신문 김선경

우리나라 최초로 현대 의학을 공부한 여자 의사가 배출된 지 90년. 근·현대 역사 속에 여의사는 어떤 존재였으며 의미였고, 어떤 역할을 했을까.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유교적 사회 분위기에서 여의사들이 겪어온 차별과 편견은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아직도 의사사회 양성평등은 실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여의사, 근대 사회변화의 주체로 서다' 토론회에서 한국 여의사들의 시대적 정체성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 근대화는 서양화이고, 전문화이고, 과학화이고, 인간화이고 산업화이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여성 전문직인 여의사들의 역할은 한국 근대사회 발전에 큰 기폭제 역할을 했다."

한국 여의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스스로 내린 자평이다.

이배용 (사)역사·여성·미래 이사장(이화여대 13대 총장, 한국학중앙연구원 16대 원장)은 이런 평가의 근거로 몇 가지를 들었다.

이 이사장은 "한국 여의사들은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박애정신을 바탕으로 생명을 살리고 진정한 인간애를 발휘하며 여성의 역사에 더 넓은 길을 개척했으며, 독자적인 인술의 힘으로 신뢰를 얻으면서 남성과 대등한 지위를 확보해 남녀평등의 단초를 여는 데 앞장섰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봉사와 헌신의 자세로 사회적 신망과 존경을 받았으며, 근대적 생황의 합리화에 기여했고, 여성이 사회적 주체로 우뚝 서는 표본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근·현대 의료의 주역인 여의사의 현실이 아직 전 근대적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신현영 한국여자의사회 국제이사는 "현재 활동 중인 의사 중 여성 비율이 25%에 육박하고, 점점 그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인 상황인데, 임신과 출산 그리고 양육 등 의무의 부담이 희생으로 사회적 역할이 폄하된 측면이 많다"며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여성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적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긍정적 평가와 기대도 있었다. 하정옥 서울대 여성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선배 여의사들의 노력으로 요즘 여의사는 최고의 의료전문가로서 존중받고, 긍지 또한 느끼며 살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여의사들이 의료전문가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각자 항의적인 노력에 몰두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세계 무대에서도 여성으로서, 의료전문가로서 리더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소양을 키우고 안목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토론회를 주관한 한국여자의사회는 올해로 창립 61주년을 맞았다.

61년 전 650명의 여의사들이 여자의사회를 결성했고, 현재 우리나라 여의사 수는 2만 6000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활동 의사 수 11만명의 약 24%다.

그동안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치며 역량을 넓혀 온 여자의사회는 최근 여성가족부 등의 후원을 받아 여의사들의 업적과 발자취를 조명하기 위한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역사 속 귀감이 되는 여의사를 발굴해 업적을 재평가함으로써 숨겨진 한국 여성 역사 기록의 보고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여성을 위한 교육과 국민의 양성평등의식 고양한다는 취지도 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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