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사회서 1000만 원 지원 의결...서울지역 첫 테이프
이향애 성북구의사회장 "의사 회원 자존심까지 무너져서야"
서울시의사회 산하 성북구의사회가 16일 이사회를 열어 대한의사협회 회관 신축 기부금으로 1000만 원을 내기로 했다. 서울특시의사회 산하 25개 구의사회 가운데 의협 회관 기부금을 내기로 한 것은 성북구의사회가 처음이다.
"전국 11만 의사의 얼굴이자 자존심의 상징인 대한의사협회 회관이 하나씩 떨어지고, 고장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의사가 양심껏 진료할 수 없을 정도로 의료환경이 열악해 지는 마당에 의사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의협 회관마저 무너지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향애 성북구의사회장은 "성북구의사회는 서울지역 구의사회 중에 살림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이사회에서 흔쾌히 기부금을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회원들이 내 준 회비를 아껴쓰고 모은 귀한 돈이 의협의 얼굴을 새로 만드는 데 쓰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진작부터 회관 신축 기금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한광수 고문(전 의협 회장 직무대행)께서 회관 신축 기금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이사회를 열게 됐다"면서 "오래고 낡은 의협 건물 신축을 계기로 전국의 모든 회원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1974년 준공한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의협 회관은 43년 동안 중앙회 회관으로 사용해 왔으나 최근 들어 건물 노후로 인해 폐쇄 및 철거 전 단계인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았다.
4월 23일 열린 제69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도 의협 회관 신축이 필요하다고 판단, 회관신축추진위원회 구성·회관신축기금 특별회계 신설·이익잉여금 사용·분담금(특별회비) 부과 등을 의결했다.
특별회비는 개원 회원과 봉직 회원은 5만 원(전공의·군의관·공보의·휴직 회원 3만 원)으로 정했다.
회관 신축 예산 규모는 사무실 임시 이전 및 임대료 34억 원과 철거 및 신축 공사비 255억 원 등 총 29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계됐다.
의협 집행부는 보유 자산·은행 융자·특별회비 등을 통해 회관 신축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대회원 서신을 통해 "선배 의사들의 피와 땀으로 준공한 의협 회관은 44년간 전국 11만 의사들의 요람으로 그 역할을 다해 왔으나, 최근 건물의 전반적인 노후로 인해 연간 수리 및 유지비용만 4억 원이 소요되고 있다"면서 "정밀안전진단 결과 폐쇄 및 철거 전 단계인 D등급을 받아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회원 모두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신 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부득이하게 특별회비를 부과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다"고 밝힌 추 회장은 "특별회비만으로는 건물신축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만큼 기부금 모금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회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한 푼이라도 아껴 신축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광수 전 의협회장 직무대행과 전라북도의사회가 지난 4월 26일과 5월 10일 각각 1000만원씩 회관 신축 기금을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