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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개원가, 하나가 되어야지요"
"'각자도생' 개원가, 하나가 되어야지요"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7.04.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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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장 '공동체 의식' 강조
"현안에 적극적 목소리 낼 것"...법인화는 '아직'

▲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과별 개원의사들의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산하에 개원의협의회(이하 대개협)가 조직된 것은 1989년이다. 개원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취지로 출범했으나, 복잡 다양한 전문 과목별 현안을 하나의 조직에서 통합 조정하기엔 그릇이 너무 작았다.

90년대 초반부터 소아청소년과(당시 소아과)를 시작으로 과별 개원의협의회가 하나둘씩 탄생하기 시작하더니, 2000년 의약분업 사태를 전후로 거의 모든 전문과 개원의 단체가 결성됐다. 이들 단체 회장들은 자신들만의 협의체인 대한개원의협의회를 결성해 의협 산하의 개원의협의회와는 다른 독자 노선을 걸었다.

2000년 중반경 의협 개원의협의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가 하나로 통합됐으나, 과별 개원의협의회 회장들은 각과개원의협의회회장단협의회(이하 각개협)를 따로 구성하고 대표를 선출하는 등 사실상 의협과는 별개의 조직으로 활동했다. 개원가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져 과별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 다양해지면서 양분된 개원의 조직의 통합은 요원해 보였다.

개원의 조직을 의협 산하의 단일 기구로 실질적인 통합을 이룬 것은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이다. 당시 대한신경정신건강의사회장을 맡고 있던 노 회장은 2013년 각개협 회장에 선출된 데 이어, 2015년 6월 대개협 회장 선거에 출마해 과별 개원의협의회 회장들을 대개협의 당연직 부회장으로 임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노 회장은 지난해 6월 정기평의회에서 회칙 개정을 통해 공약을 실천했다.

통합된 개원의협의회 수장을 맡은 지 임기 2년째를 마무리 하고 있는 노 회장은 전문 과목별 의사회들이 서로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최근 의협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각과 의사회는 '각자도생'의 길을 찾았던 조직들이어서 하나로 뭉치기 어려운 구조다. 어렵게 한 울타리에 모인 지 1년이 채 안 됐다"며 "내부 역량에 보다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공동체를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개원가와 직결된 각종 의료현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소신도 밝혔다. 노 회장은 "대개협을 이끌다 보니 아직은 그렇게 힘 있는 조직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면서 "남은 임기 동안 각 과별로 처한 현실을 외부에 알리고 적극적으로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대개협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개협은 조기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기 전인 2월 17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수가 현실화 등 33개 정책 대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노 회장은 "어떤 법안이 나온 뒤에 해당 의원을 찾아가는 것은 정치세력화가 아니다. 평상시에 언제든지 국회의원과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을 열어놔야 한다"면서 "대개협은 정치권과 공조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 정당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노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 의료계가 너무 새누리당 쪽으로 쏠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여야 모든 쪽과 관계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년 전부터 제기된 대개협의 법인화 문제에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법인화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독립적인 예산 확보 능력인데, 대개협이 회비로 운영되는 조직이 아닌 만큼 아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노 회장은 "법인화로 바뀌어야 한다는 당위성은 유효하다. 재정적으로 안정되고, 각과 의사회가 대개협을 믿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법인화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임시총회를 열어 대의원제를 폐지했다. 이에 대해 노 회장은 "(대의원제 폐지가) 옳고 그르다를 떠나 한 번 성공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현재 소청과의사회장이 온 몸을 던져 활동하고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 소청과 뿐만 아니라 모든 의사를 위한 좋은 결과물로 나온다면 다른 과 의사회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총회가 열기 쉽다면 대의원제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 양쪽이 장단점이 있다. 객관적인 평가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산부인과의사회 내홍에 대해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기존 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학술대회를 열어 회원들이 혼란에 빠졌다. 노 회장은 "이런 사태를 정리할 수 있는 중재 방법이 있으면 욕을 먹더라도 어떻게 해 볼 용의가 있지만, 대개협 차원에서 나설 수 있는 권한이 어 답답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적으로 해결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개협은 봄·가을 두 차례씩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노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학술대회 회계를 별도 관리토록 했다. 입출금 내역을 철저히 관리해 혹시 모를 오해의 소지를 불식시키겠다는 취지다. 전임 집행부와 벌이고 있는 송사가 학술대회 관련 회계 때문인 만큼 노 회장은 대개협 재무 관리의 투명성에 매우 민감하다.

단체가 최선을 다하려면 회원도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의협 회비 납부율이 서서히 반등하고 있으나 여전히 60% 중반대에 머물러 있다며 "납부율이 80%는 되어야 협회가 일을 할 수 있다. 회비 납부는 회원의 의무다. 의협이 일을 잘하면 회비 내겠다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고 말했다.

노만희 회장은 의약분업 사태로 의료계와 정부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던 2000년 당시 40대 중반 나이로 의협 총무이사를 맡으면서 의료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2003년 새로 출범한 집행부에서도 총무이사를 맡아 3년간 대국회 업무를 전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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