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산부인과' 대선 겨냥 정치권 '노크'
'위기의 산부인과' 대선 겨냥 정치권 '노크'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7.04.1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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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제 산의회, '저출산특별법' 등 정책 제안
김동석 회장 "분만 관련 특별 국가 재원 확보"

산부인과 의사들이 5월 대선을 앞두고 저출산 문제와 산부인과 몰락 현상의 해결을 정치권에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우리나라 산부인과의 위축이 심각한 수준이다.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지난 2004년 1311곳에서 2015년 617곳으로 10년 만에 반 토막 났다. 이에 따른 분만 취약지 증가로 현재 228개 시군구 중 56곳에 분만하는 산부인과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특히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분만병원은 날로 대형화되고 있지만, 월 분만 20건 미만 의료기관의 폐업은 급증하고 있다. 무너지고 있는 산부인과 인프라는 모성사망율 증가로 이어져, 지난 10년간 모성사망율이 2배나 증가했다.

산부인과의 위기는 전공의 지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1년 270명이던 지원자가 2016년 96명으로 감소했다. 분만으로는 경영이 불가능한 산부인과 개원가는 미용·비만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의료계는 우선 출산·보육·교육을 총체적으로 해결하려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동석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동석/이하 산의회)는 최근 각 정당에 저출산특별법 제정과 산부인과 생존 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산의회는 특별법을 통해 국민이 출산과 육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보육비·교육비의 수혜 대상과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자녀 가정에 대한 제도적 지원 방안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산부인과 활성화를 위해 국가적 재정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 산부인과 관련 의료수가는 미국의 10분의 1, 프랑스·독일의 5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개선방안으로 분만실을 특수병상으로 지정해 정당한 수가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분만실은 기본 입원료만 산정할 수 있고 상급병실 차액, 간호등급은 산정할 수 없다.

산의회는 또 고령 임산부의 증가로 고위험 임신도 증가하면서 유산·사산·선천성기형·조산 등 합병증이 증가하고 있어, 고위험 임신의 집중치료를 위해 전문 인력과 시설·장비에 대한 수가 신설 등 보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분만을 위한 별도의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분만은 질환이 아니므로 의료보험체계에서 분리해 특별 재원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의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처럼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산부인과 활성화를 위해 국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6~2010년 2100억엔(약 3조원) 재정을 투입해 분만 비용 등을 현실화했다. 정부와 병원이 분만의사에게 분만 한 건당 1만 엔(야간 2만엔 추가)을 지급했고, 출산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산모들에게 분만 지원금 39만 엔을 지급했다.

또 분만 시 임신부가 내는 뇌성마비 의료사고배상보험금 3만 엔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고, 뇌성마비 아이가 태어나면 보험금 3000만 엔을 20년간 분할 지급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에서 5년간 근무하는 조건으로 산부인과에 진학하는 의대생 90~100명에게 월 5만~10만 엔(75만~15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출산한 여성 의사의 복직 비율을 높이기 위해 베이비시터 비용도 지원한다.

여성 의사 3명이 일반 의사 2명의 역할을 하는 잡 셰어링 제도까지 운용 중이다.
대만은 지난 2015년 분만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신생아 사망에 대해 약 1100만 원을 정부가 100% 지불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분만 관련 예측할 수 없는 사고로 신생아 또는 산모에게 장애가 남은 경우엔 약 5300만 원, 모성 사망에 대해서는 약 7100만 원을 정부 예산으로 지급한다.

김동석 산의회장은 "우리나라는 산부인과 살리기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초음파 급여화, 분만 관련 상급병실 급여화 등 현실을 무시한 정책 추진으로 분만 인프라 파괴의 가속화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산부인과 수가 현실화를 위해 별도의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80조2000억 원의 예산을 집행했지만, 합계출산율 1.3 미만의 초저출산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단순히 산부인과의사 숫자를 늘리기 위한 공공의대신설, 산부인과 의사의 의견이 무시된 분만취약지 사업은 실패한 정책이므로 더 이상 예산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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