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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치료법 '비만대사수술' 급여 필요"

"고도비만 치료법 '비만대사수술' 급여 필요"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4.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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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만학회, '비만과 대사질환, 암의 삼각관계' 주제 춘계학술대회
유일한 치료법 정부 관심 필요...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문제도 지적

이주호 베리아트릭위원회 이사는 "고도비만의 유일한 치료방법인 비만대사수술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초고도비만 환자들의 유일한 치료 방법인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비만학회는 8일 제46차 춘계학술대회를 앞두고 '비만과 대사질환, 그리고 암의 삼각관계'와 함께, '고지방 저탄수화물식의 허와 실', '비만대사수술의 급여 필요성'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주호 베리아트릭위원회 이사(이대목동병원 외과)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비만, 그 가운데서도 고도비만의 경우 심부전 등 동반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도비만(BMI 30 이상) 및 초고도비만(BMI 35 이상) 환자의 비율은 지난 10년 간 크게 늘어났다. 또 이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도 증가해 국가·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주호 이사는 "고도비만 및 초고도비만 환자의 비율은 지난 2002년∼2003년을 기준으로 각각 2.63%와 0.18%이었으나 2012년∼2013년 각각 4.192%(1.59배)와 0.47%(2.64배)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장기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고도비만의 유일한 치료 방법은 비만대사수술이라는 것이 국내·외 학계의 일치된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는 "고도비만은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으로 유일한 치료법인 비만대사수술의 정착이 시급하다"며 "수술의 급여화를 통해 비만대사수술이 정부와 학계의 제도권 내로 들어와서 준비되고 관리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는 2018년 비만대사수술 급여화를 앞두고 학회를 중심으로 비만대사수술 효과의 극대화와 안전성 확보, 그리고 수술의 질 향상을 위한 인증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고도비만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는 의료 환경이 조성되려면 정부의 제도적 기반 마련에 더해 사회의 인식개선을 위한 계몽과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전 세계적으로 비만대사수술은 50만건 정도 이뤄지고 있으며, 점점 증가추세에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비만대사수술이 급여화가 되려면 어느 환자에게 수술을 해야 할 것인지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급여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할 지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순집 비만학회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비만은 중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심각한 건강문제로, 수많은 극복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학회는 비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사회·문화적인 차원까지 아우르는 거시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비만 문제 극복을 위해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비만학회는 의학적 근거가 없고 건강에 해로운 '고지방 저탄수화물식'의 문제, 그리고 고지방 저탄수화물식이 마치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미디어의 자정 노력도 요구했다.

김대중 비만학회 정책이사(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고지방 저탄수화물식을 장기간 지속하면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의 증가로 각종 심혈관 질환 발병의 위험이 높아지며, 미량영양소 불균형과 섬유소 섭취 감소로 체내 염증반응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또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기 때문에 신체 활동에 필수적인 복합당질이 우선적으로 부족해지고 포도당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집중력이 저하되는 등 복합적인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은 의학적으로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치명적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지적하면서 "유일한 비만 예방법은 섭취 열량은 줄이고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며, 식단을 구성할 때 자신의 식사습관을 정확히 파악하여 몸에 좋지 않은 단순당과 포화지방을 우선적으로 줄이고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비만을 예방하면 대사질환, 암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국제암연구소의 연구결과도 소개됐다.

'비만과 대사질환, 그리고 암의 삼각관계'를 주제로 발표한 박철영 비만학회 학술이사(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000건 이상의 역학 연구를 검토한 결과 자궁체암, 위암(분문), 식도선암, 간암을 포함한 13개 암종에서 정상 체질량지수(BMI)를 가진 사람에 비해 비만환자의 상대적인 위험도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암종에서 초과 체지방(excess body fatness) 감소는 암 예방 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이 학계의 해석"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 지(NEJM)에도 게재됐다"고 덧붙였다.

비만학회는 이번 춘계학술대회 기간에 국제암연구소의 수장 커트 스트라이프(Kurt Straif) 박사를 초청해,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비만과 대사질환, 암 발생의 삼각관계를 논의하는 전문가 그룹 대상 기조 강연도 진행한다.

박 학술이사는 "그동안 특정 암종에서 높은 BMI가 암 발병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제기돼 왔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의 연구 결과에 더해 체지방을 줄이면 암 예방의 효과가 있다는 상당한 근거를 1000여 건이 넘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연구기관이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며 "이로써 비만 치료가 사회적 비용이 막대한 대사질환과 암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방법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순집 이사장(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 이상이 비만이고, 특히 경제활동인구의 주축인 30∼40대 남성 인구의 경우 10명 중 4명 이상이 비만일 정도로 유병률이 높아졌음에도 비만에 대한 경각심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비만이 대사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주요 사망원인이 되는 암과 유의한 관련성이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는 만큼 비만 극복을 위한 사회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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