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인형 몸매로' 불법광고 범람, 사전심의 부활 '한 목소리'
'바비인형 몸매로' 불법광고 범람, 사전심의 부활 '한 목소리'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7.02.15 16:36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헌재 의료광고 사전심의 위헌 판결 이후 불법 의료광고 쏟아져
환자 생명권 보장 위해 의료인 단체 중심의 사전심의 도입 필요

"의사도 받는 광대뼈 축소술. 15분 광대 상표출원!"
"10년간 10만건, 탄력 있는 바비인형 몸매로!"
"아시아·태평양 수술건수 1위, 강남 1% 성형외과"
"특허 받은 다이어트, 취준생 패키지 50% 할인"

2015년 12월 헌법재판소의 '의료광고 사전심의 위헌' 판결 이후 과대·허위 의료광고들이 넘쳐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증 불가능한 문구들로 소비자를 현혹할 뿐 아니라 건강권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사전심의는 재도입돼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보건복지부 역시 동감하며 의료광고 사전심의를 명시한 의료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의료광고 사전심의가 위헌이라는 헌재 판결 이후로 불법 및 과대광고가 범람하는 현실이 지적되며, 사전심의제가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의협신문 김선경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주최한 '의료광고 사전 자율심의관련 의료법 개정안 공청회'가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남 의원은 '독립된 자율심의기구가 의료광고 사전심의를 담당하자'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했다. 2015년 12월 헌법재판소가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의료광고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의료법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무분별한 광고의 난립을 불러일으켜 국민건강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남 의원은 "위헌결정 이후 의료광고 사전심의 건수는 2015년 2만 2931건에서 2016년 2313건으로 90% 급감했다. 헌재의 취지는 사전심의제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행정권으로부터 독립된 자율적인 심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며 "사전심의제는 불법·과장광고를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안전장치이며 사후규제보다 비용효과적이다. 무엇보다 불법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조속한 개정안 통과를 주장했다.

이날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도 헌재 위헌 결정 이후 나타난 의료광고 실태 및 문제점'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위헌 판결 이후 ▲'아시아 최고, 강남 유일'처럼 검증 불가능한 최상급 표현 ▲'MRI 전문의, 코성형 전문의, 특허 받은 투명교정' 등 객관적 근거가 없는 광고 ▲'수술안전보증서' 등 의료기관 보증 관련 광고 ▲'고객만족 우수브랜드 대상 수상'처럼 법적 근거가 없는 자격증 및 의료기관 수상을 활용한 광고 ▲PM이나 간호사 코디네이터가 수술상담을 진행한다는 무면허 의료행위 광고 등이 범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윤 사무총장은 "의료는 국민생명과 건강, 안전권과 직결된 영역이므로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며 사전 자율심의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속적인 사후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의료법으로 제한되지 않거나 애매한 사각지대에 놓인 광고에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 단체들은 '잘못된 광고로 인한 피해는 결국 환자들이 보게 된다'며 사전심의 도입에 찬성했다.

박영섭 대한치과협회 부회장은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에 성형이나 치과 광고가 얼마나 많은가. 위헌 판결 이후 불법적인 문구나 내용들이 더 많이 보인다"라며 "위헌 판결이 악용되는 현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사후 모니터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전심의 부활이 가장 효과적인 관리 방안"이라며 "자율심의기구는 의료인 단체 중앙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 광고의 문제를 파악하고 효과를 예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전문가들의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기획이사 역시 "의료규제는 사회안전망이다. 이게 풀리면 환자 건강권과 생명권이 큰 침해를 받는다"라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정책 제언으로 "심의 기준을 시대상에 맞게 매년 정하고, 민간자율심의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 "단순키워드 심의도 10만원을 받던 불합리한 심의가 재현될까 우려하는 차원과 비전문가에 의한 농단을 막기 위해 우후죽순격인 민간심의기관 탄생을 배격해야 하며, 위법시 퇴출 규정을 반드시 둬야 한다"고 했다.

심의기관 위원회 구성의 전문화도 언급하며 "임의심의로 인한 폐해를 예방하기 위해 법적 근거가 있는 단체 회원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불법광고의 처벌규정은 벌금 500만원 이하로 약하다"라며 "불법광고의 즉각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하며, 불법광고 수익전액을 추징해야 한다. 아울러 광고주와 제작업체를 명시해 광고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의료광고 실명제'를 도입할 것"도 제안했다.

편도준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는 기획실장은 "의료광고는 전문가 참여가 중요하다. 전문적인 식견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라며 "의료인과 비의료 전문가들의 적절한 안배가 이뤄진 심의위원회 구성을 통해 원활한 협업과 교류가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각 의료단체 중앙회는 심의에 필요한 시스템과 노하우, 사무처를 다 갖고 있다. 심의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사무처 역량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중앙회 중심의 필요성을 덧붙였다.

오성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사무관은 "사전심의를 명시한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며 "의료는 소비자에게 정보 비대칭성 시장이며, 한 번 의료서비스를 받고 난 이후에는 돌이킬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전심의를 하나의 단체에 맡길 것인지 혹은 여러 단체에 맡길 것인지가 쟁점인데, 두 제안 모두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독점적 지위를 가진 하나의 단체에서 담당하게 된다면 심의의 엄격성은 커지지만 중립성이나 정보 독점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복수단체가 담당한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반드시 유리하게 흘러간다는 보장은 없다"라며 보다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