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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SK 제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임무다"
"한국GSK 제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임무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7.02.1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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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CEO 릴레이 인터뷰④] 홍유석 한국GSK 사장

홍유석 한국GSK 사장
취임 4년차를 맞은 홍유석 한국GSK 사장의 몸에서 군살을 찾기란 쉽지 않다. 50대 초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하리만치 뱃살조차 보이지 않는다.

출장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한 숨도 자지 않고 출장 서류를 훑어보고 그러다가 짬이 나더라도 책을 손에 쥘지언정 잠은 잘 자지 않는다고 한다. 전형적으로 자기관리가 철저한 스타일로 통한다.

일하는 스타일도 프로세스와 규정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SK에서 18년간 사장을 지낸 전임 김진호 사장이 카리스마를 기반으로 한 '보스 스타일'인 것과 비교하면 꽤 다르다.

그런 면에서 홍 사장은 한국GSK의 변화를 상징한다.

18년간 '김진호 리더십'에 익숙해진 한국GSK를 '홍유석식 리더십'으로 바꿔가고 있다. 지난 4년간 변화의 폭이 작지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막상 홍 사장은 "김진호 전임 사장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때도 지금도 GSK의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운영되고 경영하고 있다는 말이다.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다면 자신의 취임에 맞춰 마침 불어닥친 글로벌 GSK와 한국GSK의 구조조정 여파 탓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홍유석식 리더십의 변화든,  구조조정의 여파 탓이든 한국GSK는 최근 몇년 동안 적지않은 변화를 겪고 있다.

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최근 주춤했던 한국GSK의 재도약이다.

홍 사장은 "현재 변화의 시기를 거쳐 도약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한때 한국 대표 다국적 제약사 중 한 곳으로 꼽히던 옛 위상을 찾기 위해 제 궤도에 한국GSK를 올려놓는 것이 목표"라고도 밝혔다.

<일문일답>

2016년 한국GSK가 거둔 성과와 부각된 치료제가 있다면?

2016년은 전반적으로 좋았던 한해라고 본다. 백신들의 성적이 좋았고 '아보다트'는 특허만료로 인한 가격 인하로 매출액은 떨어졌지만 매출 규모는 오히려 늘었다. 호흡기 쪽의 신제품 '렐바'나 '아노로' 등이 좋은 출발을 보였다. HIV 치료제 '트리멕'도 경쟁약인 '스트리빌드'와 비교했을때 IMS 데이터 기준으로 출시 기간 대비 점유율의 증가속도가 빠르다. 2015년 처음 출시한 독감 4가 백신도 2016년 성과가 좋았다. 성공적이었다.

올해 눈여겨봐야 할 한국GSK의 치료제가 있다면?

렐바와 아노로, 트리멕 등 출시한지 1년, 길어야 2년 정도된 약이 얼마나 제대로 한국시장에서 정착하느냐가 관심사다. 여기에 새로운 중증 천식치료제 '뉴칼라'와 루프스 치료제 '벤리스타'가 주목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뉴칼라가 급여 승인을 받는다면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중증 천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생기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벤리스타의 보험급여 승인 여부도 관심이다.

GSK의 대상포진 백신 임상결과가 기존에 출시된 백신 효과를 넘어서는 것으로 발표되면서 한국에서의 출시 시기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4분기 정도에 미국에서 허가가 날 예정이다. 한국은 2018년쯤에 발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여러 다국적 제약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에 비춰 GSK의 특징을 꼽자면?

의약품 접근성과 공중보건 문제 등 주요 사회 문제에 의견을 제시하고 문제 해결에 동참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가는 데 주저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 2016년 <포춘>은 그런 GSK를 '세상을 변화시키는 전세계 기업 중 1위로 평가했다. 백

신과 HIV/AIDS, 천식 치료제 등에 공정가격 전략을 도입해 환자의 접근성을 키웠다. 말라리아 예방과 항생제 내성을 줄이려는 노력도 계속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여러 번 합병을 통해 이뤄진 회사이다보니 신제품부터 40~50년 된 약도 있고 의약품부터 의약외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다루고 있다. 그렇다보니 비즈니스 구조가 좀 복잡한 면도 특징이다.

18년간 대표를 지낸 김진호 전 사장 후임을 맡았다. 김 전 사장의 리더십 스타일을 자신의 스타일로 바꾸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느 조직에 머무르고 있을 때 '내가 아니면 조직이 안돌아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조직에서 나와도 조직은 여전히 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김 전 사장은 한국GSK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지만 한국GSK는 나름의 원리에 따라 운영되는 조직이다. (김 대표 이후 내가 맡았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밖에서 보는 것만큼 변화가 크지 않다.

과거 한국GSK는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 중 양대 산맥으로 꼽혔지만 최근들어 매출순위가 떨어졌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한국 제약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한국GSK나 한국화이자, 한국MSD 등이 발빠르게 성장했다. 한국GSK는 당뇨치료제 '아반디아' 등의 만성질환 포트폴리오로 큰 성장세를 기록했다. 제픽스와 헵세라는 한국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을 견인했고 순환기계 치료제 본비바·프리토 등도 성장세에 합류했다. 한국GSK가 어려움을 겪은 시기는 2007년쯤이었다.

약가 적정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거대 품목이 영향을 받았다. 아반디아는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고 제픽스와 헵세라는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외형적으로 규모가 줄었다고 볼 수 있다. 2014년 들어 이런 상황으로 인한 조정이 어느정도 마무리됐다고 생각한다. 주력사업 중심으로 신제품 출시와 함께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고 있다. 

2015년에는 호흡기 질환과 백신, HIV 치료제, 희귀질환 분야에서 7개 품목이나 식약처 허가승인을 받았다. 구조조정된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내실있는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업사원 성과를 매출 대신 별도의 평가도구를 통해 측정하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영업사원이 한 장의 처방전을 만들어 냈을 때 그만큼이 성과급으로 곧바로 돌아오는 시스템이 도덕적 해이를 불러 올 수 있어 다른 방안을 만들어 2015년부터 도입했다. 영업사원의 의욕을 꺾지 않으면서 회사의 영업력을 위축시키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매출 목표가 안나오면 여러가지 수치를 복잡하게 만들어서 영업사원을 압박했지만 점점 평가 일이 하나의 부담스러운 업무가 됐다. 사실 매출액만으로 단순히 영업사원을 평가하는 것이 공정한지도 따져볼 일이다. 매출액을 온전히 한 영업사원의 성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20% 가량 증가했다면 증가한 영업이익을 어떻게 할 것인가? 글로벌 본사로의 송금액을 늘릴 수도 있고 한국에 출시된 약가를 낮추는데도 투입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지사 직원의 임금을 올려주거나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 등에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본사 송금액을 늘리고 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영업이익이 계속 줄었다고 약값을 올리거나 사회공헌 활동을 줄이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의 성과가 좋아지면 한국 지사의 목소리가 커지고 한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고 직원 복지도 늘릴 수 있다.

홍유석 한국GSK 사장
GSK하면 여러 백신이 떠오른다. 하지만 최근 국내 시장에서는 경쟁사에서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시장만을 놓고 보면 GSK는 지난해 노바티스와의 합병을 계기로 매출 규모 넘버원을 회복했다. 최근 몇해 동안 GSK가 매출액 기준으로 전성기만큼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시장 성적 탓이라고 생각한다. 백신도 다른 의약품처럼 미국이 제일 큰 시장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국내 백신 시장은 영업력이 중요하지만 미국 시장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미국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다보니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

글로벌 GSK가 봤을 때 이머징마켓으로 보기 어려운 한국시장이 매력적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한국 시장은 10년전부터 대략 매출액 기준 11~14위 시장을 왔다갔다했다. 글로벌 본사가 봤을 땐 큰 규모는 아니지만 매력은 충분하다. 단지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이 만성질환 치료제보다 암이나 희소질환 중심의 스폐셜티 치료제에 집중하고 있다.

그만큼 약가 접근성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한국은 약가 접근성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GSK 입장에서는 다행히 최근 출시한 호흡기나 HIV쪽 등이 급여 안착을 하고 있다. 벤리스타 등 스페셜티 치료제의 보험 접근성이 확대되면 한국 지사의 입지가 높아질 것이다.

글로벌 본사 진출 등 향후 개인적인 계획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우선 한국GSK 직원들과 한국GSK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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