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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심정지 환자 살렸다
조선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심정지 환자 살렸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11.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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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흉부외과·순환기내과 의료진 CPR·에크모·스텐트삽입술 진행
구급차 동승한 의사부인 심폐소생술 하면서 이송...생존 퇴원율 3% 불과

▲ 조선대병원 광주권역응급의료센터 전경
조선대학교병원 광주권역응급의료센터가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살렸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한 부인의 역할도 컸다.

광주에서 개원의사로 일하고 있는 김모(40세) 씨는 10월 30일 배우자와 함께 운동을 하던 중 가슴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인근 병원에서 심전도 검사를 받은 결과, 심근경색증 진단을 받았다.

구급차로 조선대병원 광주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하던 도중에 심정지가 발생했다. 구급차에 동승한 김모 씨의 부인은 심폐소생술(CPR)을 익힌 의사였기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계속했다.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2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받으면 생존율이 90%를 넘지만 4분을 넘어서면 생존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심정지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조선대병원은 응급의학과·흉부외과·순환기내과 등 전문 의료진·간호사·체외순환사 등이 이미 준비를 마친해 환자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오후 6시쯤 조선대병원에 도착한 김모 씨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선경훈 교수(응급의학과)가 팔을 걷었다. 응급의료센터 내 소생실에서 30분간 CPR을 시행했으나, 심장이 뛰지 않았다.

정재한 교수(흉부외과)와 배대양 체외순환사가 바톤을 이어 응급의학과 의료진과 함께 체외막산소화장치(에크모)를 이용, 에크모 심폐소생술(ECPR)을 진행했다.

에크모(ECMO)는 폐나 심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 환자의 피를 밖으로 빼내 산소를 넣어 몸에 재주입하는 장치. 혈중 산소포화도를 높이고, 체내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인공 폐·인공 심장 역할을 한다.

ECPR 시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박근호 교수(순환기내과)는 관상동맥 좌전하행지에 경피적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통해 막혀 있는 혈관을 다시 열었다.

조선대병원 의료진은 저체온요법으로 뇌 기능을 돕도록 하는 한편 지속적 정정맥 혈액투석여과법(CRRT)을 통해 신장의 기능을 돕도록 조치했다.

10월 31일 김모 씨는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겼으며, 11월 2일 심장이 스스로 제 기능을 하자 에크모를 뗀 후 11월 4일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계속하다 10일 조선대병원 도착 11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환자의 심정지 발생과 동시에 심폐소생술이 지체 없이 이뤄졌고, CPR·에크모를 통한 ECPR·경피적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 등이 신속하고 체계적이고 이뤄졌기에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면서 "저체온요법과 지속적 정정맥 혈액투석여과법(CRRT)도 뇌와 신장의 손상을 막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상홍 조선대병원장은 "조선대병원은 권역 내 최상위 권역응급의료센터로서 앞으로도 지역사회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환자를 살리는 응급의료센터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선대병원은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지정을 받았다. 
 올해 4월부터 응급의학과·정형외과·외과·내과·흉부외과 등 관련 진료과 의료진들이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중증응급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안전판이자 재난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급성 심장정지로 인한 사망자는 한 해 약 2만 5000명에 달한다. 이같은 사망자 수는 교통사고 사망자(5092명) 보다 약 3배나 많은 수준.

질병관리본부가 진행한 병원 밖 심정지 관련 연구결과, 2006∼2010년 119구급대를 통해 이송한 심정지 환자 중 병원에 오기 전에 회복한 환자는 1%였으며, 생존입원율은 9.4%, 생존 퇴원율은 3.0%에 불과한 실정이다.

심폐소생과 교육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노태호 대한심폐소생협회 홍보이사(가톨릭의대 교수·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는 "미국의 경우 병원 밖 심장정지가 발생했을 때 이를 목격한 사람 2명 가운데 1명 가량이 소생술을 시행하고, 생존율이 10%에 달하지만 한국은 목격자 소생술이 32%에 불과하고, 생존율은 4∼5%로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가정과 직장에서 누구나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도록 기본교육만 받아도 귀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고, 뇌손상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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