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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조사 강력규탄" 광화문 뛰쳐나온 의사들

"현지조사 강력규탄" 광화문 뛰쳐나온 의사들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8.2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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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사회 주최 J원장 추모대회 400여명 참석
폭염 속 애도·규탄...추 회장 "반드시 제도 개선"

▲ 복지부의 현지조사 개선을 요구하며 광화문을 메운 의사 회원들. ⓒ의협신문 김선경
"불법행위 당연시하는 공단·심평원 규탄한다. 과도한 행정처벌, 억울한 의료기관. 계도 없는 처벌위주 후진적 행정구조."

경기도의사회가 21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안산시 비뇨기과 원장님 추모대회 및 현지조사 개선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 후 약 한 달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J비뇨기과 원장을 기리기 위해 개최됐다. 기록적인 폭염에도 불구하고 서울 도심 한복판에 모인 의사회원 400여명은 집회에 앞서 1분간 애도와 추모의 묵념을 한 후 항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5분간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참석한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현지조사 문제로 유명을 달리하신 J회원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 지난해 수술실 압수수색 사건 발생 이후로 의협은 정부에 현지조사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해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개선되지 못한 점과 이번 사태가 발생한 점에 대해 회원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은 자체 현지조사 개선방안을 마련해 의견을 수렴 중이다. 오는 23일 복지부가 주최하는 회의에서 수렴된 의견을 전달해 개선할 것"이라며 "현지조사 사전통보제를 비롯해 심평원의 심사 투명화 등 자체 개선안을 마련해 요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회원 의견이 있으면 적극 반영하겠다. 반드시 제도가 개선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23일 복지부 주최 회의에 현지조사 개선 의견을 전달, 반드시 제도 개선을 이루겠다" 추무진 의협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현병기 경기도의사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피폐한 의료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의사들의 문제가 환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상황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오늘의 상황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의 불합리함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며 관계 당국의 성의 있는 태도변화를 촉구한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또 "부당한 현지조사로 불안해하고 고통 받은 회원들의 호소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의사 동료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 또한 그 이유를 방증하는 현상"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J원장의 행정 살인에 대한 책임자의 공개를 요구하며 책임을 물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임수흠 의협 대의원회 의장,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회장, 송명제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등도 참석해 현지조사 개선 촉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임수흠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자포자기에서 벗어나 어려움을 극복할 자성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번 집회가 전국적 동참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J원장님께 진정 사과드린다. 우리는 많은 빚을 지고 있다"며 "J원장님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를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한 그분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 힘을 합쳐 원한과 숙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노력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호준 안산시의사회장은 "J원장님 병원과 우리 의원은 300미터 떨어져 있다. 같은 학교 출신으로, 매주 만나 밥 먹고 세상 사는 이야기도 나누던 사이였다"며 "J원장님이 돌아가신 후에야 현지조사를 당했다는 걸 알았다. 지역의사회장을 맡고 있는데도 그분께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걸 속절없이 보고만 있었다"고 한탄했다.

이 회장은 "J원장은 파렴치범이 아니다. 평범한 동네병원 의사였다. 진료가 끝나면 밴드 활동을 했다. 그런 분이 뭐가 답답해서 그랬겠나"라며 "현지조사로 겁박과 조롱을 받자 자존심 하나로 살아 온, 마음 약한 분이 그런 선택을 했다. 향후 조사를 통해 순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일이 풀릴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 36도까지 오르는 폭염에도 400여명의 의사회원들이 21일 광화문에서 열린 현지조사 개선 규탄집회에 참석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노환규 전 의협회장은 청구대행 중단 투쟁을 전개할 것을 의협에 요구했다. 노 전 회장은 "진료비 후불제는 우리가 환자 편의를 위해 동의해서 진행된 것이다. 그래서 이런 비극이 생겼다"며 "우리는 부당하게 조사를 받는게 아니라 수사를 받는 것이다. 수사는 잠재적 범죄자에게 혹은 확신범에 대한 것이다. 그게 가능한 것은 진료비 후불제에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구대행 중단 투쟁을 의협이 진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청구대행은 오로지 환자와 정부기관의 편익을 위해 의사들이 진행해온 것이다. 이제는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자유발언을 한 어느 회원은 "너무 억울하고 열 받아서 집회에 왔다. 왜 의사를 죽게 만드나. 벌써 몇 번째인가. 복지부와 심평원, 건보공단은 뭘 하고 있는 건가. 우리가 범죄자인가. 똑바로 하라"며 분노의 목소리를 토해내기도 했다. 

▲ 규탄집회에 참석해 회원들의 목소리를 듣고간 새누리당대표 이정현 의원(밀짚모자).
한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사전 연락 없이 결의대회 장소에 나와 강압적이고 부당한 실사 관행의 문제에 대한 회원들의 지적과 개선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날 규탄대회는 오후 6시 50분까지 약 1시간 50분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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