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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삶' 사소한 변화라도 건강 영향 고려해야

'환경=삶' 사소한 변화라도 건강 영향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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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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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공습…위험에 내몰린 국민건강 ⑬
의협신문·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공동기획
조용민(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환경건강분과 위원)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의 몸에 정상적이지 않은 변화가 생긴다면? 즉, 언젠가부터 몸이 예전 같지 않고 건강상의 이상 징후가 느껴진다면 그 원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조용민(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환경건강분과 위원, 고려대학교 환경의학연구소 연구교수)

먼저 여러분은 노화를 의심할 수 있다. 노화는 비교적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지게 되며 우리 몸을 구성하는 여러 장기들의 기능이 퇴행함에 따라 예전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어렵게 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노화는 환경적 요인, 혹은 사회심리적인 요인들로 인해 앞당겨질 수도, 늦춰질 수도 있다.

여성이라면, 여성들만의 생리적 현상들, 예를 들어 폐경과 같은 생리적 변화들이 전반적인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단순히 노화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스트레스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스트레스는 정신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신체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스트레스는 내 몸의 방어력이 약해졌음을 의미하며 이는 외부의 자극에 대해 내 몸이 취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노화와 스트레스 이외에도, 내가 느끼는 건강상의 불편이 시작된 시점에 생활의 변화가 있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생활의 변화는 식생활의 변화 혹은 약물의 복용, 새로운 화장품의 사용 등을 포함한다. 또한 생활의 변화에 있어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심리·정신적, 환경적 요인들이 변화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심리·정신적 요인은 사고·재해 등 특별한 사건으로 생겨나는 충격이 있을 수 있으며 업무상의 갈등과 같이 스트레스의 파편들이 누적돼 생겨나는 정신적 피로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환경의 변화에서 원인을 찾는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만일 최근에 집을 이사한 적이 있거나 직장을 옮긴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지역간 이동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실내환경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집을 이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생활하는 환경은 수시로 변화하게 되는데, 매우 사소해 보이는 변화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환경의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집 안의 가구를 새로 들여놓는 것도, 매일 이용하는 출퇴근 교통수단을 바꾸는 것도, 화학제품을 이용해 화장실이나 주방을 청소하는 것도 모두 환경의 변화에 해당한다.

실내공기질의 중요성

▲ 일러스트 윤세호 기자

우리들의 하루 일과를 생각해보자. 직업적 이유로 하루 중 오랜 시간을 실외에서 보내야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가정·학교·직장·병원·쇼핑몰·지하철 역과 객실·주차장 등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게 된다. 이는 현대인들의 건강유지와 관리에 있어 실내공기질이 중요한 이유이다. 

실내공기질은 결국 실내공기 중에 환경 유해인자들이 어느 정도로 존재하며 실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노출돼 부적절한 건강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점이 된다. 이는 물론 실내공기질만의 관점은 아니다. 실내환경은 외부의 대기오염을 막아주는 방패가 되기도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할 경우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르도록 하는 것이 그 이유다. 실외공기가 유해물질에 오염될 경우 실내에 유입될 수 있으므로 실내공기는 실외공기에 영향을 받게 되지만 실내공기 중에서는 실외 환경에 존재하지 않는 또 다른 유해인자가 존재하기도 한다.

실내공기질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실내공기질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크게 건축물의 특성과 실내 생활습관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실내환경은 하나의 건축물 내 환경이라고도 할 수 있다. 건축자재는 매우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며 이는 실내공기질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건축자재에서의 오염물질 방출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새집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과 관련이 있다.

건축자재에 사용되는 접착제·방부제·도료 등은 화학성분이며 새로 지은 건축물, 혹은 새로 인테리어를 한 실내환경에서 이러한 화학물질의 방출량이 높아지므로 우리가 흔히 새 집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지어진 지 오래된 건축물에서도 이러한 화학성분은 계속해서 방출된다.

석면 역시 건축자재에 함유된 유해물질 중 하나이다. 그 밖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건축물의 공기조화시스템(HVAC; heating·ventilation·air condition)은 어느 한 지점에서 발생하는 유해인자를 건축물 전체로 퍼뜨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 라돈과 같은 유해인자는 건물이 세워진 위치 혹은 지상으로부터의 높이 등의 건축학적 특성으로 인해 생겨나기도 하며 건축자재에 의해서도 생겨날 수 있다.

건축자재에서 발생하는 화학성분 외에, 실내환경 중에는 세균과 바이러스·곰팡이·집먼지진드기·해충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학적 유해인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질병의 전파와 감염, 알레르기 반응 등의 원인이 된다. 앞서 언급한 건축자재와 같이 하나의 건축물인 실내공간의 물리적 환경으로 인해 유해물질이 발생하게 되는 것처럼 생물학적 요인 역시 건축적 특성으로 인해 발생이 증가하는 양상을 가지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형태가 실내습도 증가일 것이다.

실내습도의 증가는 벽면의 곰팡이뿐 아니라 실내공기 중 곰팡이(포자)의 부유(떠다님)를 증가시킨다. 실내습도는 결로·방위(집이나 건물이 향하는 위치:남향·남동향 등)·배수 등과 관련이 있는데 이는 건축적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밖에 침구류나 의복의 세탁, 애완동물, 실내공간 청소 습관 등은 실내공기 중 생물학적 요인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준다.

실내에서의 생활패턴 역시 실내공기질에 영향을 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내환경을 점유하고 있는가는 실내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와 관계를 가진다. 실내 활동, 특히 음식조리는 이산화질소, 미세먼지 등과 관련이 있으며 활발한 이동 역시 미세먼지 농도를 증가시킨다.

▲ 일러스트 윤세호 기자

실내공기의 변화

실내공기에 변화가 있다면, 그것은 실내공기를 구성하고 있는 환경인자들의 양이 변화하였음을 의미할 것이다. 전에는 없었던 유해인자가 새로이 생겨났을 수도 있고, 어떤 유해인자의 양이 증가했을 수도 있다. 만일 실내공기의 변화에 따라 우리 몸에 변화가 생긴다면,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이 생겨났고 이러한 '반응'이 부적절한 '영향', 즉 증상이나 질병의 형태로 발전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은 유해물질의 양(농도)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전달(노출)되는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건강에 부정적인 변화가 생겨나는 것을 건강 악화라고 한다면, 그리고 이런 변화의 원인이 내 몸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내인적 요인) 외인적 요인, 즉 환경의 변화를 의심할 수 있다.

환경의 변화에 있어 주거공간과 같은 물리적 환경의 변화뿐만 아니라 행동이나 생활패턴의 변화 역시 중요한 건강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행동이나 생활패턴의 변화는 다소 사소해 보일 수도 있다. 가습기에 살균제를 첨가한 상태로 잠자리에 드는 어찌 보면 사소해 보이는 생활의 변화가 야기한 실내공기의 변화,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바와 같다.

맺으며

Bray GA는 1996년 <Lancet>에 수록된 그의 논문에서 "유전자는 장전을 하고, 환경은 방아쇠를 당긴다(Genes load the gun, but environment pulls the trigger)"는 말을 남겼다. 우리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도, 수많은 환경 변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수많은 환경 유해인자에 노출된다.

우리가 만일 환경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러한 환경의 변화가 야기할 수 있는 건강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면 상당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을 둘러본다면 역시 우리의 생활 속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환경이 어떠한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환경이 우리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면 그것이 실내공기질 관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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