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화 계속되면 미래의학 대처능력 상실"
"이원화 계속되면 미래의학 대처능력 상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6.2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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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구 경희의대 교수 "의료일원화 국민 위한 시대적 소명" 밝혀
의약평론가회 21일 상반기 포럼 '의료일원화 필요성' 집중 조명

▲ 장성구 경희의대 교수(대한의학회 부회장)가 2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의약평론가회 상반기 포럼에서 '의료 일원화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의료일원화는 국민을 위한 이 시대 의료인의 소명"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장성구 경희의대 교수(경희대병원 비뇨기과·대한의학회 부회장)는 2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의약평론가회 상반기 포럼에서 '의과학적 관점에서 의료일원화의 당위성' 주제발제를 통해 "이원적 의료체계를 지속하는 것은 정부·국민·의료계·한의계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비합리적인 굴절된 모습을 다음 세대에게 유산으로 남길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의료계·의학계의 입장이 아닌 평생을 의업에 종사한 임상의사로서 개인적 입장임을 전제로 의료일원화의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고 언급한 장 교수는 "현재와 같은 이원적 의료체계는 국민이 혼란스러워 할 뿐 아니라 의료비 상승과 의료자원 낭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면서 "이런 상태에서는 미래 의학에 대한 대처능력을 상실하고, 의사 대 한의사의 영원한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보건복지부의 의·한 협진 방안에 대해 장 교수는 "의·한 협진은 이원화를 고착화하는 미봉책이자 의료비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한 뒤 "의사와 한의사가 동시에 대면진료를 활성화 하는 방안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하다"고 전망했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논리와 관련해서도 "비뇨기과 의사로 살면서 CT·MRI·초음파 등 수십만 건의 영상의학 검사를 접했지만 판독은 반드시 영상의학 전문의에게 의뢰했다. 때로는 판독 결과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면서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 사용 논리는 대단히 위험한 용기"라고 평했다.

장 교수는 "한의계는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진정 한의학의 미래를 약속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논리가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면서 "한의학의 존립을 위해 현대 의료기기가 필요하다면 한의학의 정체성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의료계에 대해 장 교수는 "의사의 진료독점권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구하기 위해 무엇을 했냐"면서 "일원화 주장이 고착된 일원화인지, 한의사는 합법적이고, 현실적인 존재임을 인식하고 있는지, 미래를 위한 협의에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는 있냐"고 질문했다.

보건복지부에 대해서도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의 정당성에 대해 윤리적·합리적 근거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냐"면서 "질병에 대한 근거와 정의는 달리하면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국민의 건강과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문제점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장 교수는 "그럼에도 의료일원화가 돼야 하는 이유는 의료는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의료의 형태는 미래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고, 현재와 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지속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힌 뒤 "의료일원화는 한의학의 파괴나 부정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미래 지향적 발전을 약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일원화는 국민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 장 교수는 전문가 단체에 대해서도 "미래 지향적인 결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회적 관점에서 본 의료통합의 과제'에 대해 발제한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1992년 한약분쟁 이후 보건복지부 내에 한방정책관을 설치하고, 건강보험 급여와 한의학연구원을 설치하는 등 의료체계내에 전통의학을 공식적으로 제도화 하고, 국가적 지지를 획득했다"면서 "한의학의 과학화를 당위적으로 추진하면서 한의학의 의료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한의학 교육에서 의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의·한 서비스 제공과 협진을 실시하면서 비교 우위 분야에 대한 체험적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한의학의 과학화에 의한 접점이 계속 확대되면서 생의학이나 한의학 치료법을 선택적으로 조합할 수 있는 융합 의학을 추구해 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의료일원화 논의에 정치가 개입하면서 지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한국은 의료통합의 과정에 진입한 단계로 볼 수 있다"고 진단한 조 교수는 "통합에 대한 정치적 거부감이 아직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통합으로 갈 것이고, 탈정치를 통해 소통하면 통합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왼쪽부터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 김동섭 조선일보 보건복지전문기자.

지정토론자로 참여한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료일원화 논의가 해묵은 논쟁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환자단체의 의견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지 않냐"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20∼30년 동안 한 과만 공부한 전문의들도 한계가 있다고 이야기 하는데 과연 기존의 한의사들이 단기간 교육을 받았다고 현대의료기를 사용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의·한 통합이 환자에게 좋은 것이지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의료일원화 논의를 의료계와 한의계만 하게 되면 기득권 싸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안 대표는 "환자를 위해 필요한 것인지 곱씹어 봐야 하고, 현장 전문가인 환자단체와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한방 협진에 대해서도 "이번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참여해 보니 환자단체가 동의한 적이 없는 데 진도가 너무 많이 나갔더라"면서 "환자를 위해 일원화가 필요하다면 소비자·시민·국민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공론의 장을 먼저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김동섭 조선일보 보건복지전문기자는 "의료계와 한의계가 대립하고, 갈등할수록 나쁜 이미지만 쌓일 것"이라며 "현 사태의 고착은 정부·국민·의료계·한의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전문기자는 "의료일원화를 위한 미래 청사진부터 그려놓고 목표를 공유해야 한다"면서 "일원화가 독창적인 제3의 길이라면 정부가 나서서 장기적으로 의료계와 한의계를 논의의 장으로 끌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럼을 주최한 이성낙 한국의약평론가회장(전 가천대 총장)은 세계2차대전 패전국인 서독의 초대 수상으로 소련과 독일군 포로 협상에 나선 아데나워 총리를  예로 들며 "포로 귀환 협상을 마친 후 귀국한 자리에서 왜 많은 양보를 했냐는 질책을 받자 국민(포로)을 데려오는 것을 가장 큰 과제로 두고 협상에 임했다고 밝혔다"면서 "의료일원화도 국민(환자)을 중심에 두고 접근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포럼을 참관한 한광수 의협 고문(전 의협회장 직무대행)은 "일원화를 하지 않으면 기형적 의료 형태가 더 악화될 것"이라며 "국가적 명제인 만큼 소통과 논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지금 놓치면 기회가 없다"고 의료일원화 논의에 무게를 실었다.

좌장을 맡은 김건상 전 대한의학회장은 "의료일원화는 난제 중 난제"라며 "문제가 갖고 있는 요소를 분석해 방법을 찾아 나가되 성급한 마음보다는 하나씩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포럼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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