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실손보험, 심평원 위탁심사란 없다"
보건복지부 "실손보험, 심평원 위탁심사란 없다"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6.1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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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공공기관 심평원, 사보험 심사 불가"
보험사 어떻게 관리할지 대책 마련이 우선

▲ "심평원의 실손보험 위탁심사는 불가능"임을 확인한 정책세미나. ⓒ의협신문 박소영
동상이몽이었다. 실손보험 개선 방안을 마련해보자고 열린 정책세미나는 각자의 입장을 토로하는 자리로 끝났다.

의료계로서는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실손보험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탁심사는 불가능한 것임을 확인했기 때문.

이날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는 "민간보험을 공공기관인 심평원에서 심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실손보험 위탁심사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이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방안 정책세미나를 16일 오후 3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했다. 이날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비급여 관리 및 표준화가 시급하다며 실손보험의 전문기관 위탁심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험사 "17배까지 차이 나는 비급여, 심평원 위탁심사해야"
김홍중 생명보험협회 시장자율관리본부장은 "비급여는 표준화된 코드가 700여개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모든 의료기관에서 동일하게 사용하지 않는다. 객관적 심사체계가 없는 비급여는 동일한 행위라도 의료기관별로 최대 17배까지나 가격이 차이 난다"며 "건보와 마찬가지로 비급여 역시 전문기관이 위탁심사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평원이 자동차보험을 심사한 2013년 이후 무분별한 입원 치료가 감소해 연간 130억원의 진료비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며 위탁심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구 손해보험협회 시장업무본부장 역시 "좋은 실손보험이 왜 천덕꾸러기가 됐나"라 한탄하며 "모든 문제의 원인은 비급여에서 나온다. 나쁜 보험이 된 이유가 비급여의 과잉진료 때문 아닌가. 심평원이나 제3의 기관에서 실손보험을 위탁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기야 김대환 동아대학교 교수는 비급여 조사·관리를 전국 의원급으로도 확대해야 한다고도 주장, "지난해 신설된 의료법 제45조2를 보면 병원급 이상만 비급여를 조사·공개하도록 돼 있다"며 "의원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왜 병원급만 조사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금융위 "공공기관 심평원이 사보험 심사 왜 하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복지부와 금융위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심평원의 설립 취지나 목적에 반한다는 것.

그간 보험사들은 높은 손해율을 이유로 심평원의 실손보험 위탁심사를 계속해서 주장해왔고,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한 의료계는 이를 강하게 반대해왔다. 팽팽한 논의가 끊이지 않던 가운데 이날 복지부와 금융위가 "실손보험 위탁심사는 불가능하다"고 명확히 밝힘으로써 그간의 논란은 다소 잠잠해질 전망이다.

이창준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심평원은 공적보험을 관리하는 곳이며 관리하는 진료비만 매년 50조원이 넘는다. 심평원의 심사기준에 의료계 불만이 많은 상황에서 비급여까지 위탁심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하더라도 별도의 전문기관을 설립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보심사와 비교하며 실손보험을 위탁심사 해야 한다는 요구도 "자보는 책임보험으로써 의무가입에 해당한다. 자보에서 정한 기준에 의해 심사하기 때문에 비급여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잘라말했다.

비급여 조사·관리를 의원급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엔 "전국 3만개 의원을 전부 실태조사 하는 건 불가능하다. 소비자들이 많이 지불한다고 체감하는 상급종합병원부터 관리한 다음 단계적으로 확대해야지, 처음부터 의원급 확대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동훈 금융위 보험과장 역시 "심평원의 위탁심사는 금융위와 복지부가 합의해서 되는 이슈가 아니다. 이는 보험과 의료체계간 가치 충돌의 문제"라며 "실손보험의 민낯이 너무 빠르게 드러났다. 금융당국에선 5월 TF를 만들어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실손보험은 여러 상품이 하나로 뭉뚱그려진 시커먼 상태에 비유할 수 있다. 일단 상품을 정돈한 후 또 다른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을 연구해온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각 입장 모두 일리가 있다는 것. 다만 의료기관이나 국민을 대상으로 개선을 요구하기보다는 보험사 자체에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신 실장은 "의료계와 소비자, 보험사 모두 문제점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소비자의 경우 본인부담이 적어 도덕적 해이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의료계 입장에선 과잉진료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또 보험사는 진료비 관리 체계가 미흡해 어디서 돈이 새고 진료비가 증가하는지도 모르는데도 보험료를 올려서 이를 보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보험사가 단지 보험료 지급에만 급급해하지 않고 환자로부터 받은 정보를 관리할 기전을 만들어나가길 바란다"며 "보험사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대책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보험사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적극 논의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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