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3 14:49 (화)
"한국, 바이오시밀러 배려안하면 큰코다칠수도"

"한국, 바이오시밀러 배려안하면 큰코다칠수도"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6.17 05:59
  • 댓글 5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라 비빌라 MSD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총책임자

도라 비빌라 MSD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총책임자
한국MSD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시한 바이오시밀러의 미국과 국내 판매를 책임지고 있다. 세계적인 글로벌 제약사 MSD를 미국 진출 파트너로 삼은 것은 다분히 바이오시밀러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만들어졌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국내 제약사가 출시한 신약의 국내 판매를 글로벌 제약사가 책임지는 것은 낯설기도 하지만 일관된 마케팅 전략을 가져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비빌라 총책임자는 MSD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MSD는 미국과 한국이란 헬스케어시스템이 극과 극인 시장의 마케팅을 앞두고 전략적인 유연성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부드러운 쓴소리'를 남겼다. 단기적인 재정절감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지원책과 인센티브 정책을 등한시할 경우 큰코다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류마티스학회에서 도라 비빌라 총책임자를 만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날 열린 유럽류마티스학회에서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 SB5의 최장기 효능, 안전성 데이터를 발표했다. 

<일문일답>

유럽은 바이오시밀러 처방확대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국가별 정책에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유럽은 바이오시밀러의 수용도 측면에서 가장 성숙한 시장이다. 2006년 첫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출시된 이후 현재 시판된 제품이 20개에 달한다. 채택된 현황은 국가별, 제품별로 다르다. 여러 유럽국가는 성숙한 시장에 걸맞은 정책을 펴고 있다. 의료기관이나 임상의들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채택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이오시밀러 처방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이런 인센티브는 바이오시밀러의 채택과 확산율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심리적인 안정감이 높아질수록 바이오시밀러 교체처방 빈도가 잦아질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확대에 유럽은 우호적, 미국은 상대적으로 덜 우호적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바이오시밀러 채택 정도가 유럽보다 뒤처져 있다. 전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채택을 위한 규제의 틀을 마련하고 정책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정도가 유럽보다 늦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승인, 가이드라인 채택까지도 유럽보다 오래 걸리는 경향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바이오시밀러 처방확대) 모멘텀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두 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승인한 상태다.

유럽은 신규 환자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자리잡은 것 같다. 오리지네이터를 처방받다 바이오시밀러로 교제할 것인지가 남은 이슈다.

바이오시밀러 처방에 대한 확신을 갖게하는 지식과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특히 이번 유럽학회에서도 발표됐듯 교체처방에 대한 데이터도 쌓이고 있다. 임상 데이터뿐 아니라 시판 후의 안전성 조사 데이터까지 축적되고 있어 의료진과 환자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심리적인 안정감이 커질 것이다.

유럽의 이런 경향은 중요하다. 한국, 캐나다, 미국 같은 후발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신규 시장에 들어갈 때 유럽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 제반 여건이 올바로 형성될 수 있도록 유럽에서 경험한 교훈을 활용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처방에 대한 인센티브가 지속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이어갔으면 한다.

미국하고 유럽, 한국 시장의 특성은?
 
우선 오리지네이터, 즉 TNF 억제제 시장 상황이 나라마다 다르다. 먼저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처방률이 크게 낮다.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은 환자 중 한국은 1.7%만 바이오의약품을 처방받고 있다. 미국은 20%, 유럽은 12%로 높다. 한국 시장만 보면 TNF 억제제 바이오의약품 시장 자체가 아주 작아 바이오시밀러 진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유는 급여기준 탓이다. 한국은 6개월 동안 두 가지 DMARDs 약제를 처방했다가 효과를 보지 못했을 때 바이오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은 한 개의 DMARDs 약제를 처방하고 효과가 없으면 바로 바이오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다. 한국은 바이오시밀러 확대에 대해 구체적인 인센티브가 없다. 인센티브는 없다보니 오리지네이터와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차이가 거의 없어 바이오시밀러 처방확대가 어렵다.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됐을 때 오리지네이터의 약가를 의무적으로 30% 인하하는 한국의 시스템은 단기적으로 의료비용 절감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산업에는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시장이 매력을 잃으면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제조사가 신약개발 등에 뛰어들 동기가 줄어든다.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활성화돼 줄 수 있는 혜택이 없어지는 셈이다. 굉장히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도라 비빌라 MSD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총책임자
바이오시밀러 판매전략을 세울 때 한국 시장이 주요 대상으로 채택되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한국은 바이오시밀러 산업에서 이미 중요한 지역이다. 이미 개발과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바이오시밀러 선도 국가로서 인식되고 있다.

이럴때일수록 정부가 바이오시밀러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한국이 유럽의 다양한 정책을 벤치마킹해 최근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친화적인 정책 등을 선보이려 하는 움직임은 긍정적이다.

지금까지 승인 실적도 좋은 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인센티브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헬스케어 전반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정부가 꼭 고려했으면 한다. 한국은 MSD가 생각하는 우선순위 시장 중 하나이다. MSD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반 국가라는 점도 한국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다.

브렌시스를 비롯해 다른 삼성의 바이오시밀러도 단계적으로 미국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하는 처방확대 목표치가 있나?

구체적인 목표는 공개하기가 어렵다. 다만 지난 10년동안 여러 유럽 국가의 다양한 바이오시밀러 처방확대 데이터 등은 확보하고 있다. 유럽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이를 어느정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채택률은 나라마다, 제품과 의료보험제도에 따라 굉장히 다르다. 일반적으로 출시 이후 3년 혹은 5년이 지나면 바이오시밀러가 전체 TNF 억제제 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가에서는 60% 이상도 달성했다. 물론 앞으로의 상황을 단언하기는 어렵다.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걸림돌은 우선 특허와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을 꼽을 수 있다. 물론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출시 후 확대정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물론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인센티브 여부 등이다.

최근 먹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주목받는 'JAK 억제제'가 미래에 바이오시밀러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고 예상된다. 'JAK 억제제는 바이오시밀러 처방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고려안하는지?

물론 예의주시하고 있다. JAK 억제제뿐 아니라 오리지네이터와 다른 치료제 옵션 모두를 검토한다. 다만 현재 바이오시밀러 관련 최대 이슈는 허가와 교체처방 등 시장 정착이다. 다른 치료제와의 경쟁은 바이오시밀러가 어느정도 위치를 굳힌 이후 고려될 쟁점이라고 생각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