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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SK, 백신 NIP 잔혹사...서바릭스마저
한국GSK, 백신 NIP 잔혹사...서바릭스마저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6.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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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가격 차이 6689원 실리마저 놓쳐
폐렴구균 백신에 이어 두번째 냉가슴

6월 말부터 접종될 것으로 전망되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다실(왼쪽)과 서바릭스

올해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이 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다실'과 '서바릭스'가 한 차례 유찰 끝에 2차 입찰에서 최근 낙찰됐다. 가다실은 6만1230원, 서바릭스는 5만4541원으로 낙찰가가 결정됐다. 관심을 모았던 두 백신 가격차이는 6689원으로 애초 가격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었다.

첫 입찰 당시 제시된 두 백신의 가격차이가 1420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2차 입찰에서 가다실은 선전했으며 서바릭스는 고전을 면치못한 것으로 보인다. 1차 입찰 당시 가다실은 최종입찰가격보다 2650원이나 낮은 5만8580원에, 서바릭스는 2619원이나 높은 5만7160원을 제시받았다.

2차 입찰에서 가다실의 입찰가격이 올라간 반면, 서바릭스의 입찰가격이 내려갔다. 1차 입찰에 응하지 않은 서바릭스에 대해 '괘씸죄'를 적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서바릭스를 출시한 한국GSK는 1차 입찰에서 가다실이 유찰되자 응찰하지 않았다. 1차 입찰에서 먼저 낙찰받기보다 2차 입찰에서 한 차례 더 협상기회를 살려 단가를 올려보겠다는 전략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질병관리본부는 애초 두 백신가격 차이를 최소화하겠다는 약속을 뒤엎고 2차 입찰에서 두 백신 가격차이를 더 벌렸다. 가다실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입찰가를 제시받고서도 1차 입찰에 응찰조차하지 않은 서바릭스측에 일종의 '패널티'를 준 것으로 보인다.

두 백신가격 차이가 6689원까지 벌어지면서 한국GSK는 백신 입찰방식에 이어 단가까지 홀대(?)받는 모양새가 됐다.

한국GSK는 올초 두 백신을 각각 다른 입찰가로 계약하는 '이중입찰가격' 책정방식에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나마 두 백신값의 차이를 최소화하겠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방침을 위안으로 삼았지만 한 차례 유찰을 겪으며 그마저도 얻지 못했다.

경쟁백신보다 낮은 가격 입찰이란 '수모(?)'를 참고 상대적으로 높은 입찰가격이란 '실리(?)'를 챙길 것으로 보였던 한국GSK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치면서 NIP 잔혹사에 또한번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한국GSK의 NIP 잔혹사는 이번이 두번째.

지난 2014년 폐렴구균 예방백신 NIP 선정 당시에도 자사의 '신플로릭스'가 '프리베나13'보다 낮은 입찰가격을 책정받아 분루를 삼켜야 했다.

NIP 시행 이후 '같은 질환에 단일 가격책정' 원칙을 깬 경우는 '베로세포'와 쥐뇌조직'을 이용한 일본 뇌염 사백신과 폐렴구균 백신 등 단 두 번에 불과했다. 일본 뇌염은 원가차이가 2배가 넘고 생산조직이 달라 같은 백신으로 보기 어렵다고 본다면 폐렴구균 백신의 차별화 입찰방식은 당시까지 유일했다.

이번 자궁경부암 백신 NIP 역시 낮은 입찰가격을 받아들면서 한국GSK는 공교롭게 NIP 입찰사상 경쟁백신보다 낮은 입찰가를 책정받은 두 백신을 모두 제조하는 제약사가 됐다.

경쟁백신보다 낮은 입찰가를 책정받을 경우 자칫 효과가 떨어지는 백신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NIP는 물론 민간 백신시장에서의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2013년 일본발 안전성 이슈 등으로 접종률 높이기에 어려움을 겪던 자궁경부암 백신에게 NIP 선정은 단비와도 같은 호재지만 연이은 NIP 잔혹사에 한국GSK는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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