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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 발기부전' 복합제 급여화 반대"

"'고혈압 + 발기부전' 복합제 급여화 반대"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6.06.0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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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의사회, 한미제약 '아모라필' 우려
"내과서 손쉽게 처방...오남용 가능성 크다"

고혈압과 발기부전 두 가지 적응증으로 허가 받은 아모라필(성분명)의 제품 출시를 앞두고 비뇨기과 의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한미약품은 최근 고혈압 치료제인 암로디핀과 발기부전 치료제인 타다나필의 복합제인 아모라필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아 제품 출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암로디핀은 칼슘길항제로 고혈압을 조절하고 타다나필은 음경 혈관을 이완시켜 음경의 혈류를 개선시킨으로써 발기부전에 도움이 된다는게 제약사측 설명이다.

▲어홍선 대한비뇨기과의사회 회장

그러나 비뇨기과의사들은 두 성분을 동시 복용할 경우의 부작용, 특히 오남용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된 발기부전치료제의 무분별한 남용 가능성이 크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어홍선 대한비뇨기과의사회장은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가지 성분이 합쳐진 복합제를 복용할 경우 타다나필이 혈관을 확장시킴으로써 암로디핀에 의한 혈압강하 효과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복합제제는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암로디핀과 타다나필을 장기 복용 했을 경우 인체에 미치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어 회장은 특히 "고혈압과 발기부전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는 분명히 편하고 좋은 소식이지만,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 받기 위해 편법으로 고혈압약을 처방 받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오남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아모라필은 제약사의 시장 지배 강화를 위한 마케팅 차원의 치료제에 불과하다는 날선 비판도 가했다. 어 회장은 "복합제는 유효성 개선, 합병증 예방, 복약 순응도 향상이라는 세가지 요소를 갖춰야 하는데, 아모라필의 경우 환자 편의성을 교묘하게 이용해 순응도를 위장한 것"이라며 "환자의 순응도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발기부전치료제는) 비뇨기과에서 진단·처방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발기부전 치료제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의 복합제라면 이해되지만, 전혀 생뚱맞은 두 약을 섞어 복합제로 만든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당뇨·발기부전 복합제, 고지혈증·발기부전 복합제 등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는 최근 의약품오남용방지대책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아모라필 사안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의사회는 아모라필의 허가를 취소할 것을 식약처에 요구할 방침이다. 또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급여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아모라필 출시 가격이 기존 암로디핀의 가격과 동일하다면 타다나필 약제의 가격을 산정하지 않은 결과이므로, 암로디핀 가격을 하향 조정해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미약품측은 "현재 아모라필 출시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약가 및 급여 여부 등 역시 논의된 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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