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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8134억원 밴딩 폭이 남긴 것은?

'역대 최고' 8134억원 밴딩 폭이 남긴 것은?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6.0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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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역대 최고치인 3.1% 인상률 끌어내며 합의 성공
메르스·누적흑자 17조원 등 "의료계 배려한 협상" 평

▲ 1일 오전, 역대 최고치인 3.1% 수가 인상을 체결하고 나온 의협 수가협상단. ⓒ의협신문 김선경
기나긴 밀당 후 받아든 웃음이다.

31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수가협상에 들어간 공급자 단체들은 전 유형 체결에 성공, 2014년 이후 두 번째로 결렬 없는 협상을 이뤄냈다.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1일 201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심의·의결함에 따라 공급자들은 한층 더 나은 살림살이 마련에 성공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유형별 수가협상을 시작한 2008년 이래로 역대 최대인 3.1% 인상률을 획득했다.

최대 수혜자인 대한약사회는 3.5% 인상률을 얻어내며 2년 연속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올해도 6개 단체 중 꼴찌였으나 대한병원협회는 0.4%p나 상승한 1.8%를 받아들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3.0%, 대한치과의사협회는 2.4%에 협상을 체결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지난해 의료계에 직격탄을 던졌던 메르스 사태와 17조원으로 치솟은 건보재정 누적흑자 등 여러 상황이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일 오전 수가협상 체결 직후 의협과 병협, 한의협 등은 "이번에는 건보공단이 의료계를 배려한 것 같다"는 총평을 전했다. 

건보공단이 이처럼 화끈한 인심을 쓰게 된 것은 8134억원이란 역대 최대의 추가재정분을 투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수가협상에 따라 밴딩 폭 지분은 병원이 40%, 의원이 30%, 약국이 10%를 차지할 전망.

수가협상은 한정된 밴딩 폭을 여러 공급자 단체가 나눠가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올 연말 2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계되는 건보재정 누적흑자에도 밴딩 폭은 2014년 6898억원, 2015년 6685억원, 2016년 6503원으로 3년 연속 줄어들기만 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무려 1631억원이 늘어난 것.

1일 오전 3시 모든 공급자 단체와의 협상이 끝난 후 장미승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올해 추가 재정분은 8134억원이다. 17조원에 달하는 건보재정 흑자와 공급자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했다"며 베일에 싸여있던 밴딩 폭을 공개했다.

건보공단은 수가협상의 '키'가 될 밴딩 폭을 절대로 미리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를 알아내려는 공급자들의 눈치전략이 치열한데, 올해 역시 어느 고위 관계자는 "전년수준"일 것이라고 전했고, 또 다른 정부 측 관계자는 "최소 7000억원에서 최대 7500억원"일 것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했다.

그 중 '최대 7500억원+@'일 것이란 설이 가장 유력했던 가운데 올해 건보공단은 8134억원이란 사상 최대의 금액으로 협상에 들어온 것이다.

전년대비 25%나 상승한 밴딩 폭 널뛰기에 한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이 정도 금액일 줄은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며 "병협을 염두에 두고 밴딩 폭을 대폭 늘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병원에 대한 보상책으로 추가재정을 더 많이 확보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밴딩 폭 미공개는 여전한 문제로 지적된다. 기준점 없이 협상에 임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것.

수가협상을 두고 "일방적이고 굴욕적인 배급"이란 공급자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1일 의협은 "재정투여금액도 알지 못한 채 매번 협상에 임해야 하는 불합리한 수가결정구조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라며 "제20대 국회에 불합리한 수가협상·결정구조를 바꾸는 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역대 최고치인 3.1% 인상에 성공한 의원의 외래 초진료는 올해보다 450원 오른 1만 4860원, 재진료는 320원 오른 1만 62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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