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의원에 유일하게 공감 표현한 만큼 기대감도 '솔솔'
27일 오후 5시. 대한의사협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3차 수가협상에 들어간다.
이날 건보공단은 SGR모형에 따른 수가 인상률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은 인상 가능한 최저 수치를, 의협은 최고 수치를 들이밀테니 간극은 예정된 시나리오. 초점은 건보공단이 '과연 어디까지 들고 나올 것인가'에 있다.
앞서 25일 3차 협상을 진행했던 대한병원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는 "건보공단과의 간극이 상당했다. 의견 차이가 심했다"고 밝히며 전혀 만족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물론 건보공단이 올해도 첫 술에 배부를 수치를 들고 나오진 않았을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다른 공급자와 다르게 의협은, 이번 수가협상에서 건보공단이 거의 유일하게 공감대를 표현한 단체다.
1차 협상 당시 병협 및 약사회가 "녹록지 않았다. 올해 수가협상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땀을 뺐던 것과 달리 의협은 "분위기는 괜찮았다. 의원급 어려움에 건보공단도 공감해 특별한 갈등 요소는 없었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2차 협상이 끝난 직후에도 "건보공단과 의협간 데이터가 99.9% 일치했다. 하락하는 의원급 진료비 비중에 건보공단도 깊이 공감했다"고 한 만큼 이번에는 약간의 기대를 걸어볼 만도 하다.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첫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 수가협상 마지막 날인 31일, 어떻게 가져올지가 관건"이라며 "3차 협상은 건보공단의 의중을 파악해 최고 한도까지 인상률을 올려가는 시작점일 뿐"이라 말했다.
그럼에도 3차 협상 인상률은 모두의 관심사가 된다. 이를 토대로 밴딩 폭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급자 단체들은 자신의 패는 꼭꼭 숨긴 채 남의 패를 캐내려 노력한다. 25일 3차 협상을 마친 후 병협과 한의협 모두 "인상률에 대해선 추후 논의하겠다"며 입을 꾹 다물었다.
저마다 다른 공급자 단체들의 인상률을 알아보려는 작업이 한창이 가운데, 올해도 밴딩 폭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재정소위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 한 반면, 다른 관계자는 "최하가 전년도 수준이며 적어도 그 이상은 될 것"이라는 등 확실한 건 없다.
다만 건보재정 누적흑자 17조원에도 3년 연속 밴딩 폭이 하락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에는 조금 풀어주지 않을까란 기대감만 나오는 실정이다.
기대와 추측, 눈치싸움으로 진행될 의협과 건보공단간 3차 수가협상은 27일 오후 5시다. 이날 의협에 앞서 약사회와 치협도 3차 수가협상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