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특별법, 폭행방지·시효법 '입법' 성과
전공의특별법, 폭행방지·시효법 '입법' 성과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6.05.2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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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결산]② 후반기 "의료계 숙원 풀어"
의료분쟁조정 강제개시법 개정 등 아쉬움도 남겨

정의화·안홍준·박인숙·문정림·신의진·김용익 의원 등 역대 가장 많은 의사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한 19대 국회의 회기가 5월 29일 만료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대 국회는 특히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용익 의원 등 의사 출신 의원들이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결과 그동안 의료계를 옥죄던 의료법 등 많은 보건의료 관련 법안들이 개선됐다. 물론, 여론에 편승한 포퓰리즘에 의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인의 전문성을 침해하는 법안도 제·개정돼 의료계의 상처로 남았다.

본지는 19대 국회 회기 만료에 즈음해, 19대 국회 전·후반기를 보건의료 관련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활동을 중심으로 정리하고, 다가오는 20대 국회를 전망해봤다<편집자 주>.

▲ 19대 국회 후반기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2014년 7월 3일 열린 후반기 보건복지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의협신문 김선경
19대 후반기 국회 초반 이슈는 전반기에서 해결하지 못한 원격의료와 국가적으로 의료영리화 논쟁을 일으킨 의료법인 부대사업 확대와 영리자회사 설립 허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이었다.

정부·여당은 의료서비스산업을 미래신성장산업, 고실업 문제를 해결할 일자리 창출 산업으로 지정하고 강력하게 관련 법안을 추진했으나, 의료계와 야권, 그리고 시민사회계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비를 급증시키는 의료영리화 정책으로 규정해 강력히 반대했다.

박근혜 정부, 원격의료·의료산업화에 '올인'
정부는 원격의료를 옹호하는 의사 출신 정진엽 장관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기획재정부 출신 차관, 산업자원부 출신 보건의료산업정책국장 등을 포진시켜, 원격의료를 포함한 의료산업화 정책 추진에 그야말로 '올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원격의료 특허 소유자인 의료인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을 임명하더니, 곧바로 기획재정부 제2차관 출신 보건복지부 차관을 임명했다. 이와 더불어 보건복지부는 보건산업정책국장을 산업자원부 출신 이동욱 국장으로 교체했다.

여기에 박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국회에 원격의료 추진 근거를 포함한 의료법 개정안과 의료분야 등 주요 서비스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기관·제약회사·의료기기업체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이른바 경제활성화 법안들을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다.

야당은 이런 정부의 국정운영을 의료민영화 행보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대했다. 의료계 역시 일련의 정부의 행보가 의료의 공공성을 헤치는 의료산업화라며 절대 동의할 수도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해당 법안 중 국제의료사업지원법 야당과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정됐으며, 원격의료 도입 허용 의료법 개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19대 국회 종료 시까지 개·제정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메르스 사태...감염병 관리체계 개편 '촉발'

▲ 2015년 7월 10일 열린 국회 메르스특별위원회에서 특위 위원들이 메르스 사태 초기 환자 발생으로 병원폐쇄나 코호트 격리조치를 당한 의료기관장들을 증인으로 불러 메르스 초기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2015년 5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메르스 유행 사태는 우리나라 감염병 관리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의료계가 끊임없이 주장해온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얼마나 중요하지도 깨닫게 했다.

총 36명의 사망자와 186명의 확진자, 그리고 1만여 명이 넘는 격리자를 낳은 메르스 유행은 국가감염병 관리체계의 대대적 개편을 촉발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메르스 사태 발생 직후부터 ▲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의료이용체계와 의료문화의 개선 ▲감염병 예방을 위한 응급실 의료체계 개선 ▲의료계와 공조를 통한 위기관리소통 체계의 구축 ▲보건의료부 독립과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 ▲감염병 예방관리를 위한 인적자원 확충 등 10개 주요 아젠다로 구성된 계획안을 마련해 대국회 활동을 펼쳤다.

보건복지부도 의료계 제안을 일부 반영한 개편안을 제시했다. 개편안의 골자는 질병관리본부의 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질병관리본부로 하여금 국가 방역관리를 총괄하게 하며, 질병관리본부의 인사·예산권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또한, 신종감염병의 국내 유입 차단과 신속 조기 종식을 위한 초기 즉각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감염병에 대한 24시간 정보 수집·감시, 신고·접수, 즉시 지휘통제 기능 등을 수행하기 위한 24시간 긴급상황실을 구축·운영한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그러나, 개편안에는 의료계와 국회 메르스대책특별위원회가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분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요구한 보건부 독립 또는 복수차관제 도입과 야당에서 요구한 감염병 연구전문병원 및 권역별 감염병 치료전문병원 설치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야당은 감염병 연구전문병원 및 권역별 감염병 치료전문병원 설치 등을 핵심으로 한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을 끝까지 밀어붙여 개정했다.

차등수가제 15년 만에 폐지...역사 속으로
18대 국회 국정감사에 이어 19대 국감에서도 여러 여야 의원들이 차등수가제 무용론을 펼쳤다. 의료계 역시 17, 18대 국회에 마찬가지로 국회 내에서 차등수가제 폐지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노력했다.

그 결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차등수가제 폐지안을 상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건정심 의결을 거쳐 2015년 12월 1일부로 차등수가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의협의 차등수가제 폐지를 위한 지난 15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의협은 차등수가제에 대해서 적정 진료시간 확보 효과가 없고, 진료과별 특성 고려가 없어 일부 과목에만 차감이 집중되며, 병원급 이외에 의원급에만 적용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폐지를 촉구해왔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전공의특별법' 제정
살인적인 전공의들의 근무시간 등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통한 국민 건강권과 의료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전공의특별법 제정 노력도 19대 국회에서 결실을 봤다. 더불어민주당 김용익 의원이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안(이하 전공의특별법)'을 발의해 의료계를 도왔다.

19대 국회에 처음 발의돼 회기 내 통과가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전공의 특별법은 2015년 12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의료계가 염원하던 전공의 특별법 제정으로, 의사 직능 중 가장 약자였던 전공의들의 열악한 근무조건과 수련환경 개선의 발판이 마련됐다.

전공의특별법은 전공의의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8시간(교육적 목적)으로 하고, 연속근무의 경우 36시간 초과를 금지(응급상황의 경우 예외로 40시간 초과 금지)하도록 했으며, 전공의의 수련과 다음 수련 사이에는 최소 10시간의 휴식시간을 주도록 의무화했다. 그동안 수련병원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던 전공의 근무시간의 명확한 기준이 마련된 것이다.

여성 전공의에 대한 출산전후휴가 및 유산·사산·휴가에 관해 근로기준법을 준용토록 해, 그동안 임신한 상태에서 격무에 시달리고 주위를 의식해 출산 직전까지 무리하게 일하던 여성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는 기반도 마련됐다.

수련병원과 지도전문의의 법적 개념을 명확히 하고 수련환경을 구체적으로 정의했으며, 수련규칙 및 수련 계약 성실 이행 의무를 명시했다. 전공의 육성, 수련환경 평가에 정부가 예산 지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도 마련됐다.

의료인 폭행방지·공소시효법...대미 장식

▲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5월 19일 열린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의료계 숙원이던 의료인 폭행방지·행정처분 공소시효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료계의 또 하나의 숙원이었던 의료인 폭행방지와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 공소시효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2016년 5월 19일 열린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극적으로 통과해, 19대 국회 대미를 장식했다.

의료인 폭행방지 의료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 진료실 내부는 물론 진료실 밖에서도 의료행위가 시행되는 공간이라는 전제하에 폭행이 발생한 경우에는 의료기관 내 장소의 구분 없이 같은 처벌을 한다. 다만,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반의사불벌' 규정이 포함됐다.

특히, 법의 보호를 받는 대상을 애초 법안의 '의료인'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과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종사자'와 '진료를 받는 사람(환자)'으로 확대하고, 처벌규정은 ▲의료용 시설·기재·약품 등 기물파괴·손상 ▲의료기관 점거행위 등에 '5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했다.

의료인에 대한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 공소시효 두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의 핵심은 의료인에 대한 자격정지 처분의 시효를 두되, 처분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 또는 7년이 경과하면 자격정지 처분을 할 수 없으며, 소송 기간은 시효에 산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하거나,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경우 시효는 7년, 이밖에 리베이트 수수 등 시효는 5년이다. 개정안에 따라, 지난 2011년 리베이트 쌍벌제 이전에 제약사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로 행정처분을 받을 위기에 있던 1만여 명의 의사들은 행정처분 부담을 덜게 됐다.

그러나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전이었더라도 이미 행정처분이 내려진 건은 구제되지 않으며, 소송을 했거나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인 건의 소송 기간은 시효에 산입하지 않기 때문에, 소송 기간을 제외한 후 5년이 지나야 행정처분 시효가 만료된다.

의료분쟁조정 강제개시 개정안 통과...의료계 부담
의료인 폭행방지·행정처분 공소시효 의료법 개정안이 개정되던 날, 의료계가 강하게 반대해온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도 함께 개정됐다. 골자는 분쟁조정 강제개시 대상을 사망 또는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장애인복지법 제2조에 따라 장애등급 제1급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로 제한하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애초 분쟁조정 강제개시 대상을 '사망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상해에 해당하는 경우'로 제안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했다. 법사위는 논의 끝에 중상해 범위를 사망 또는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장애인복지법 제2조에 따라 장애등급 제1급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로 축소했고, 법사위 의결안이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의료계가 반대하던 법안...상당수 '자동 폐기'
한편, 의료계가 국민 건강 위협, 의료인 전문성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했던 법안 중 상당수가 19대 국회에서 제·개정되지 못하고, 회기가 만료됨에 따라 자동 폐기 수순을 밟았다.

가장 대표적인 법안이 정부와 여당이 강력히 추진한 원격의료 도입 허용 의료법 개정안이다. 이와 더불어, 박근혜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이에 대한 입법이 어려워지자 아류 법으로 추진한 규제프리존법도 폐기됐다.

각종 의대 신설법도 19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정현 의원 등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립보건의대, 공공의료전담의대, 산업의대 신설법안을 연이어 발의하고, 보건복지부가 의대 신설을 측면 지원했지만,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의 적극적인 대국회 활동으로 해당 법안들은 보건복지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안경사법 제정안이 폐기된 것도 의미가 크다.

이외에도 과잉입법 논란을 일으켰던,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행위와 관련된 성범죄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의료인 결격사유'에 포함시켜 이후 의료행위를 영구적으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 같은 당 최동익 의원이 대표발의한 마취전문간호사에게 마취행위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임산부를 진료할 때 혼인 여부를 묻지 못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약사가 의약품을 처방·조제하는 경우 DUR 점검을 의무화하는 의료·약사법 개정안 등도 폐기됐다.

보건복지위원회 소관은 법안은 의료계가 반대한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이 발의한 손의료보험의 보험금내역에 대한 심사업무를 전문심사기관(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위탁해 수행토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이 지난해 말 대표발의한 공중의 생명·건강 등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 등에는 반드시 직접고용에 의한 정규직 근로자를 사용토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도 19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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