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끝났어도 '4월 국회' 주목해야 하는 이유
총선 끝났어도 '4월 국회'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6.04.15 12:1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종 '의료악법' 졸속심의·통과 가능성 배제 못해
의료인 행정처분 시효법·폭행방지법 통과 '기회'

총선 결과에 따라 여야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열리는 19대 국회 마지막 임시회에서 의료계가 반대하는 일명 '의료악법'들이 졸속으로 통과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어서, 의료계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13 총선이 여당인 새누리당의 참패, 더불어민주당의 제1당 약진, 국민의당의 돌풍으로 끝났다. 여야 각 당은 총선 결과 분석에 따라 당 내부를 재편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4월 말쯤 한 차례 임시회를 열어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을 심사하는 문제를 협의 중이다. 여야 관계자들은 4월 말 임시회 개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여야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19대 이전 국회에서 총선 이후 법안심사·처리 없이 회기가 만료된 예도 있지만, 상당수의 법안을 처리한 사례도 있다. 특히 총선 이후 법안 심사·처리는 국회 재입성에 성공하지 못한 의원들의 무관심 등으로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법안이 처리되기도 했다.

의료계가 총선과 관계없이 19대 국회 회기 종료 시까지 관련 법안 처리 여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 의료계가 '의료악법' 또는 의료인의 진료권과 안전한 진료환경을 훼손하는 법안으로 규정, 반대하고 있는 법안들이 보건복지위원회를 중심으로 상당수 계류 중이다.

먼저 이미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의료분쟁조정 강제개시를 골자로 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과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할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두 법안은 보건복지위원회의 심사·의결 과정을 통해 여야 의원들의 이견이 조율됐기 때문에, 법안 구성이나 내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4월 말 임시회가 19대 국회 마지막이라는 점을 고려해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본회의를 비교적 쉽게 통과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에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비급여에 대한 통제 강화 관련 의료법 개정안, DUR 확인 의무화에 대한 약사법 개정안 등도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료법 개정안과 같은 상황이다.

비급여 통제 강화 의료법 개정안의 보건복지위원회 심사 당시 의료계는 비급여 진료비 공개 등에 강력히 반대했지만, 여야 의원들은 의료계의 의견을 끝내 반영하지 않고 통과시켰다.

DUR 확인 의무화 법안도 의료계는 이미 전체 처방 건수의 90% 이상 DUR 확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법으로 강제화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역시 여야 의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인 국립보건의과대학 설립 법안, 공공의료전담의대 신설 법안, 산업의대 신설 법안 등 신규 의대 설립 법안들은 특히 의료계가 경계해야 할 법안들이다.

국립보건의대 법안을 대표 발의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이 전통적 야당 강세지역인 자신의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해당 법안 추진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의원은 2014년 보궐선거 당시 순천에 국립보건의대를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출마해 당선됐고, 해당 법안을 발의했으며,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따라서 이 의원이 자신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법안을 추진할 경우 입법화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공의료전담의대 신설 법안, 산업의대 신설 법안 역시 보건복지부가 신규 의대 설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의료계로서는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인 안경사의 단독 개설 허용을 골자로 한 안경사법, 문신사법 등도 19대 국회 이전에 발의된 적이 있는 법안들이라는 점에서 통과 주의가 요구된다.

 

원격의료 도입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들의 강력한 반대로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총선 결과 법안을 강력히 추진한 여당이 참패하고 반대했던 야당이 승리하면서 법안 추진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청와대와 보건복지부 등의 법안 추진 의지가 강한 만큼, 의료계가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인 의료 분야를 포함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발법)도 야당들의 강력한 반대로 추진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역시 박 대통령과 관련 정부 부처들이 법 제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혹시 있을지 모를 야당의 태도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국회 관계자들의 충고다.

서발법 제정을 당론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가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향후 변화될 정국 구도에 따라 국민의당의 태도가 변할 경우 법 제정이 다시 추진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의료계가 염원하던 의료인 폭행방지법과 의료인 행정처분 공소시효법 등이 계류 중이다. 4월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자동 폐기되면 20대 국회에 다시 입법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계가 시간 낭비를 하지 않으려면 4월 국회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의료인 행정처분 공소시효법은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특별한 이견이 없었다. 의료인의 경우만 행정처분 공소시효가 없는 것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다른 직역과의 형평성 측면이나 처벌의 효과성 여부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행정처분 시효를 발의안대로 5년으로만 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5년과 7년으로 나누자는 의견을 제시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보건복지부에 법안소위에서 나온 여야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정안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갑)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법안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박 의원이 보건복지부에 수정안 제출을 강하게 재촉할 경우, 4월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의료인 폭행방지법은 애초 내용이 대폭 수정되긴 했지만, 의료계뿐 아니라 시민단체의 의견까지 반영됐다는 점에서 역시 통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한 차례 논의됐지만, 의료법의 다른 조항인 미용ㆍ성형 의료광고법에 발목이 잡혀 통과되지 못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