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정국, 원격의료·서발법 운명은?
여소야대 정국, 원격의료·서발법 운명은?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6.04.1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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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진 더민주, 돌풍 국민의당 '반대'...건보료 부과체계 개선 기대
의료인 공소시효법 등 탄력 기대...국립의대 추가 설립 경계 필요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정부와 여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던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 개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 추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3일 실시된 20대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123명, 새누리당 122명. 국민의당 38명, 정의당 6명, 무소속 11명의 후보가 당선됐다. 

새누리당은 애초 예상과 달리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은 물론 제1당 자리도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 더불어민주당은 경북을 제외한 전국 시도 지역구에서 골고루 당선자를 배출해, 향후 입법활동의 확실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국민의당 역시 호남을 중심으로 서울과 경기도에서도 당선자를 배출해 확실한 원내 '캐스팅 보트(casting vote)'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더민주·국민의당, 원격의료법·서비스발전법 '반대'

 

이런 '여소야대' 국회 구성은 당장 정부와 여당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진두지휘 아래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였던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 개정과 경제활성화 법안의 핵심인 서비스발전법 추진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원격의료법 추진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여당 역시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꼽으며 법 추진을 강력히 주장했다.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 또한 올해 안에 법을 개정하겠다고 공언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월 26일 원격의료 2차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의 만족도가 높고 임상 유의성도 확인됐다"며 원격의료 추진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도 전문기자협의회와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원격의료법 개정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들은 20대 국회에서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전제돼 있었다. 그러나 19대 국회에서 원격의료법 추진을 강력히 반대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했고,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희박하기 때문에 원격의료법 추진은 쉽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약 단체와의 정책간담회에서 "원격의료 확대 시행과 서비스발전법 등은 의료비 폭등을 일으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에 절대로 수용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총선 공약을 통해 "원격의료는 현재와 같이 공공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도서-산간 취약지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 제고를 위해 의료인-의료인 사이의 진료 효율화를 위한 수단으로 한정하고, 병원의 영리자법인 설립을 금지하며, 현행 법률에서 허용하고 있는 부대사업의 범위 내에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은 20대 총선 하루 전인 12일 "북한 핵 문제와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 악화를 비롯한 우리가 당면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기서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민생 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매진하는 새로운 국회가 탄생해야만 한다"면서 서발법의 조속한 처리 필요성을 시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역시 서발법 제정 필요성을 여러 차례 밝혔으며,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도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관련 자료들을 쏟아내며 측면지원해왔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보건의료 분야를 포함한 서발법 제정에 반대해왔으며,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도 반대하고 있다.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의석수 합이 161석으로 과반을 확보한 상황에서 서비스발전법 추진은 요원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의료비 폭등을 야기하는 의료민영화, 즉 정부가 추진 중인 서비스발전법과 과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 등을 저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더민주 약속 '공평한 건보료 부과체계' 탄력받을 듯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 보건의료 분야 대표공약으로 내세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015년부터 1년 넘게 개편안 마련을 위해 협의해 놓고도 뚜렷한 대안은 내놓지 못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 앞서, 고소득자에게만 유리한 건보료 부과 상한선을 폐지하고, 퇴직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 시 보험료 폭등을 방지하며, '사후정산제' 도입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현행 건강보험 부과체계는 '이원화된 부과기준에 따른 불 형평성'으로 인해 ▲직장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 후 보험료 폭탄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부담증가에 따른 생계형 체납의 증가 ▲고소득 자영업자의 직장가입자 자격 허위취득 ▲소득 있는 피부양자의 무임승차 등 다양한 문제점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차 의료기관들의 '동네 건강 지킴이'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건강증진과 보건의료서비스의 균형 발전, 서민 의료비 절감을 도모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질병 치료와 예방을 위해 동네 병·의원 이용하는 환자에 대해 본인부담금 일부 감면, 야간과 공휴일 진료·치료에 대해 가산금 지원 등 동네 병·의원을 지원하는 법을 제정하고, 동네 병·의원들에 대해 조세특례제한법, 지방세특례제한법 등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중소기업 특별세액과 종합소득세 감면 등의 혜택 부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신금융법 개정을 통한 동네 병·의원의 추가적인 카드수수료율 인하 추진도 약속했다.

아울러 ▲모든 간병서비스 제공 의무화 ▲감염병 위기대응 능력 향상 ▲독감 예방접종 어린이 국가예방접종에 포함 ▲저소득 어르신 만성질환 약값을 절반으로 인하 ▲난임 지원 대상과 범위 대폭 확대 ▲환자후송체계 개편 ▲환경성 질환 센터 확충 등도 약속했다.

공소시효법 개정 '기대'...의대 추가 설립은 '경계'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의 국회 재입성으로 박 의원이 발의한 의료인 행정처분 공소시효 관련 의료법 개정안 추진이 전망된다.

박 의원의 개정안은 19대 국회 막바지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한 차례 논의된 바 있다. 당시 여야 의원들은 의료인 행정처분 공소시효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10년의 공소시효에 대한 이견이 있었는데, 일부 의원들은 변호사와 같은 다른 전문직의 공소시효가 5년이라는 점을 들어 의료인 행정처분 공소시효도 5년을 주장했고, 일부 의원들은 10년에 동의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7년의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보건복지부 법안소위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안을 마련 중이다.

박 의원이 법 개정을 서두르면 4월 말 열릴 예정인 마지막 19대 국회에서 심사될 가능성이 있으며, 차기 20대 국회에서 해당 개정안을 다시 발의할 경우 통과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공공의사 양성을 위한 국립보건의대 신설법을 발의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재선은 의대 추가 신설을 반대하는 의료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 보궐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순천에 국립보건의대 설립과 순천지역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된 후 관련 법안을 발의해 의료계의 반발을 샀다. 그런 이 의원이 재선에 성공해, 해당 법안 추진 동력이 커질 전망이다.

해당 법안 역시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한 차례 논의된 적 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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