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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 "침 치료 효과 근거 없어"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 "침 치료 효과 근거 없어"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4.0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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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가이드라인서 침술 제외...무작위대조군임상시험 결과 효과없어
기대심리로 인한 위약효과 결론...가짜 침 치료 비해 효과 입증 근거 부족

▲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이 요통과 좌골신경통 치료 때 침술을 권장한 기존의 입장을 번복한 지침을 발표,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이 지난 3월 24일 발표한 영국 국민건강보험(NHS) 요통 치료 가이드라인 초안에 요통과 좌골신경통에 침 치료를 권장한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2009년 발표한 NICE 가이드라인에는 요통의 권장 치료법으로 침술을 포함했으며, 최장 12주, 최대 10회 범위에서 치료를 받아볼 것을 고려하라는 지침을 담았다.

NICE는 ▲의약품·의료기기·의료행위를 포함한 특정 의료기술에 관한 평가 ▲공중보건지침 개발 ▲환자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임상적 권고(Centre for Clinical Practice, CCP) 제공 등의 역할을 맡고 있는 영국의 준정부 기관.

새로 개정한 NICE 가이드라인을 작성한 전문가들은 "30건의 무작위대조군임상시험(RCT)을 비롯해 요통에 대한 침술의 효과를 검증한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침 치료를 받은 환자들과 가짜침 치료를 받은 대조군의 환자들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어 침 치료의 효과를 입증할 수준의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 전문가들은 환자가 경험하는 침 치료의 긍정적인 효과는 침술 자체의 효과가 아닌 환자의 기대심리로 인한 위약효과라고 결론을 내렸다.

마크 베이커 NICE 임상치료센터장은 "애석하게도 몇몇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들은 효과를 확신할만한 근거가 없었다"면서 "예를 들어 좌골신경통을 동반한 혹은 동반하지 않은 요통에 대해 침 치료는 더 이상 권장되지 않는다. 가짜 침 치료에 비해 효과가 크다고 입증할만한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1000여 편의 대체의학 관련 논문을 발표한 영국의 대체의학 연구자 에트짜르트 에른스트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자신은 침술이 권고사항으로 포함된 이전의 가이드라인이 교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개정된 NICE 가이드라인이 침술사에게는 반갑지 않겠지만 환자와 사회, 책임감 있는 의사 등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NICE 가이드라인 개정판에서는 요통치료와 관련, 초음파치료·경피신경자극치료(TENS)·간섭파치료(interferential therapy) 등의 전기치료와 견인치료·허리보호대·교정용 깔창·척추교정요법 등에 대해서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통증 치료 목적의 항우울제와 항경련제 사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는 효과가 있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진통제 중 하나인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 단독 사용은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가능한 한 일상생활로 복귀할 것을 권장했으며, 운동치료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통증으로 인해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 환자들에게는 정신과 치료도 권장했다.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장은 "침술·한약 등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들에 대해서도 근거를 엄밀하게 평가해 조속히 효과 없는 치료법들은 솎아내야 한다"며 "건강보험 예산이나 환자들의 치료시기 지연으로 인한 생산력 손실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환자가 도움이 되지 않는 치료에 시간을 허비하며 고통 받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지난 2014년 2월 14일 NICE와 공동연구 협력 및 정보교류를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NECA는 의약품·의료기기·의료기술의 임상적 효과 및 경제적 효율성 분석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고자 2008년 설립한 기관.

NECA는 NICE의 의료기술평가제도를 벤치마킹해 기관 운영방향의 기틀을 마련했다. 공동연구 수행과 인적교류 등 협력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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