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당직의사' 응급상황 대비 주의의무 다해야
'야간당직의사' 응급상황 대비 주의의무 다해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3.05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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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과실과 사망 "인과관계 부족"...적극적 손해배상 불인정
진료지연·오진 치료기회 상실...정신적 손해 2800만원 위자료 배상

▲ 서울중앙지방법원
야간당직의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입원환자에게 응급상황이 발생, 사망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의료진의 과실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부족하지만 진료지연과 오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입원해 있다가 갑작스런 호흡곤란이 발생해 사망한 A씨의 가족이 B대학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단271513)에서 2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만성폐쇄성질환·심방중격결손증·심방세동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A씨는 지난 2013년 5월 24일 기침·인후통·호흡곤란 등의 증세로 B대학병원에 내원했다.

A환자는 호흡기 치료를 받아 5월 26일부터 호흡곤란 증상 및 활력징후가 호전됐다. 5월 27일 폐기능 검사에서 폐활량이 정상추정치의 37%로 측정, 중증폐쇄성장애 소견이 관찰됐다.

5월 29일 심장초암파 검사에서 심장중격결손·심방세동·경도의 폐동맥고혈압·중증 좌심방비대 소견이 관찰됐다.

의료진은 심방중격결손 등 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폐렴 증세를 치료한 후 상태가 안정되면 치료받도록 안내했다.

5월 31일까지 폐렴 증세가 호전됐으며, 활력증후도 안정적이 되자 호흡기내과 의료진은 6월 1일 퇴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퇴원 날짜인 6월 1일 05:00분경 A환자는 호흡곤란과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으며, 산소포화도는 비강으로 산소가 공급되는 상황에서 84%로 측정됐다.

05:15∼05:20분경 간호사로부터 전화연락을 받은 야간당직의사 C씨는 간호사의 설명을 토대로 요로결석 및 급성신우신염을 우선 의심하고, 검사를 지시했으나 직접 진찰하지는 않았다.

호흡곤란 증상이 지속되자 간호사는 05:30분경 야간당직의사 C씨와 D주치의에게 연락했으나 모두 연락이 되지 않았고, 0540∼05:50분경에도 수차례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에 간호사는 C씨의 선임전공의 E씨에게 연락, 06:00분경 최초 관찰이 시작됐으며 산소마스크를 통해 5리터의 산소를 공급했다.

06:30분경 병원에 출근한 D주치의는 06:48분경 간호사로부터 A환자가 05:00경부터 흉통 등이 있었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후 06:50분경 진료를 시작했다.

D주치의는 폐색전증과 심근경색을 의심하고 심전도검사를 실시했다. 심전도검사 결과 심방세동에 빠른 심실반응이 관찰됐으며, 07:00분경 심장내과 당직교수에게 연락한 후 맥박조절을 위한 부정맥 치료제를 투여했다.

07:25분경 A환자에게 청색증이 관찰되자 중환자실로 이동시켰으며, 07:32분경 산소포화도가 77%로 떨어지자 기관내 삽관을 시도하던 중 07:35분경 심정지가 발생했다. 심폐소생술 시행에도 심정지를 회복하지 못하자 08:45분경 사망선고를 했다.

A씨의 유족들은 "야간당직의사인 C씨가 자리를 지키지 않고, 연락조차 되지 않아 응급처치에서 가장 중요한 초기 2시간을 아무런 조치없이 허비해 사망하게 됐다"며 "부실한 초기대응으로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야간당직의사는 입원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야간의 응급상황에 긴급히 대처해야할 업무상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면서 "A씨가 호흡곤란과 통증 등을 호소하기 시작한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2시간 이상 C씨는 자리를 비웠을 뿐 아니라, 전화연락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의사의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했다"고 밝혔다.

A씨는 폐와 심장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였으며, 입원 기간 동안 기저질환에 관한 내용이 진료기록부에 기재돼 있었음에도 직접 환자를 진찰하지 않은 채 단지 간호사로부터 전해들은 증상만을 기초로 요로결석과 급성신우신염만을 의심한 채 호흡곤란 증세에 대해서는 어떤 검사나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의사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오진과실로 평가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폐색전증 등의 의심증세가 급격히 발현된 것은 06:30분경 전후인 것으로 보이고, A씨는 그로부터 약 1시간 후 사망했다"면서 "사망원인으로 추정되는 급성 대량폐색전증은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점 등에 비춰보면 의료진의 과실과 A씨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한 뒤 "사망에 따른 적극 손해·일실수익 손해·장례비 등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진료지연 과실 또는 오진과실로 인해 A씨가 적절한 치료기회를 갖지 못한 치료기회상실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책임에 대해서는 B대학병원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가족에게 지급한 유족연금에 대해 손해배상청구권을 주장하며 원고승계참가인으로 이번 소송에 참여한 국민연금공단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 청구는 원고가 피고에게 A씨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위자료 청구를 제외한 손해배상청구(적극손해·일실수입손해·장례비 등)는 받아들이기 어려우므로 원고승계참가인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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