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5:21 (금)
세계 인구 700만명 미세먼지로 사망
세계 인구 700만명 미세먼지로 사망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6.02.22 12:1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의 공습…위험에 내몰린 국민건강 ④
의협신문·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공동기획
홍윤철(·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환경건강분과 위원)

 
사례 1)
날씨가 추워지면서 시내의 공기가 깨끗하게 보이지 않고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리게 보이는 날들이 부쩍 늘었다. 50대 남성인 A씨는 평소 고혈압이 있어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혈압관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새벽에 조깅을 하던 중 갑자기 심한 가슴통증을 느꼈다. 다행히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신속하게 앰뷸런스를 타고 응급실에 갈 수 있었다. 검사 결과 심근경색증 진단을 받았다.

 

사례 2)
B씨는 남편과 사별한 후 혼자 살고 있는 60대 후반의 여성이다. 평소에 집근처 노인복지센터에 자주 가서 다른 노인들과 어울리기고 하고 봉사활동에도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부활동을 자제하라는 언론보도를 접한 후, 미세먼지농도가 높은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 자주 우울해지고 생활에 의욕이 없어지는 것을 느끼게 됐다.

 미세먼지

▲ 홍윤철(·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환경건강분과 위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보건센터 소장)

미세먼지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2014년)에 따르면 한 해에 미세먼지로 인해 일찍 죽는 사람의 수가 700만 명에 이르고,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가 폐암 등 암을 초래하는 요인이라고 2013년에 공식적으로 보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세먼지는 지난 몇 년간 환경보건 분야에서 가장 많은 이슈가 됐던 주제 중 하나이다. 특히 황사와 더불어 중국의 겨울철 난방으로 인한 한반도 미세먼지의 유입은 '중국발 미세먼지의 위협'이라는 인식이 생겨나 사회적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는 단기간 내에 극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며, 매년 날씨가 추워지면 유사한 현상이 되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먼지란 무엇인가
미세먼지는 여러 가지 성분을 가진 대기 중에 떠다니는 부유 물질이다. 대부분 자동차의 배기가스, 발전소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연소가스, 혹은 요리과정이나 흡연으로부터 발생한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 중 지름이 10 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입자를 미세먼지라 하고, 2.5㎛ 이하의 입자를 초미세먼지라 한다.

미세먼지에 흡착된 중금속, 유기탄화수소·질산염·황산염 등은 크기가 매우 작아 호흡기의 깊숙한 곳까지 도달할 수 있고,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순환하면서 신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의 광화문 거리


미세먼지의 건강영향
미세먼지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호흡기 질환은 기관지염과 천식 등이다. 기관지염은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해 상당기간 기침·가래 그리고 심한 경우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천식은 거친 숨소리·호흡곤란 등이 주요 증상이다.

대개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와 같은 천식유발물질에 의해 발생되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천식을 더 잘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이 외에도 폐암·급성하기도 폐질환·만성폐쇄성폐질환 등과 같은 만성 호흡기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 외에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의 발생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한 사망위험도 높다. 미세먼지에 의해 유발되는 뇌졸중이나 허혈성심장질환 같은 중증질환은 호흡기질환보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세먼지는 눈을 자극해 결막염 발생도 증가시키는데, 결막염은 안구 통증·이물감·눈곱·가려움·충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피부도 자극해 가려움·따가움·발진·발열·부종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우울증이나 치매와 같은 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세먼지의 건강영향은 먼지의 크기, 하루 중 활동양상, 노출되는 사람의 감수성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첫째, 흡입된 미세먼지의 공기역학적 크기에 따라 인체 내 분포와 침착정도가 달라지는데, 크기가 작을수록 폐 깊숙이 들어가고 독성도 강하다.

예를 들어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이보다 큰 미세먼지보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둘째, 하루 중 주된 활동공간이 실내인지 혹은 야외나 도심거리인지에 따라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양상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건강영향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셋째, 미세먼지에 대한 감수성은 유전적 특성과 대상인구의 취약성에 따라 달라지는데, 어린이·노인 그리고 기존에 심장이나 폐에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만성 호흡기 질환자는 건강한 사람에게 하찮을 수도 있는 미세먼지 노출에 의해서도 증상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위의 사례 1·2에서 보듯, 호흡기 질환자와 심혈관계 질환자들의 경우, 미세먼지 노출로 인해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이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 또한 만성질환자 외에도 고령자나 어린이 등은 더욱 민감한 반응이 일어나기도 한다.

미세먼지로 인한 직접적 건강영향뿐만 아니라 사례 2의 여성과 같이 전반적인 신체기능 감소, 우울증 등 정서적 형태의 건강영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 긴소매 옷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

외출시 주의점
사람이 흡입하는 미세먼지의 양은 활동의 강도와 시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신체 노출부위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긴소매 옷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출했다 귀가 한 후에는 샤워·세수·양치질을 해 몸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를 제거해줘야 한다. 특히 눈·목·코 안의 점막을 세정하는데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매우 높은 날에는 콘텍트 렌즈보다는 안경을 쓰는 것이 좋지만 콘텍트 렌즈를 쓰는 경우에는 소독 및 세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장시간 착용을 피해야 한다.

수분 및 음식 섭취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미세먼지 성분이 더욱 쉽게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또한 물은 미세먼지에 붙어 몸으로 들어온 유해물질이 잘 배출되도록 도와준다. 과일과 채소를 먹으면 미세먼지 성분이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이는 미세먼지 속 유해화학물질과 중금속이 몸에서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키지만 과일과 채소에 들어 있는 비타민이 항산화 작용을 하면서 이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공기청정기 사용
생활환경에서 미세먼지의 노출을 줄이고 호흡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공기청정기가 반드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고 질병을 예방한다고 과신해서는 안 된다.

환기 및 실내 청결유지 등 생활습관이 따르지 않은 상태에서 공기청정기만으로 미세먼지 감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공기청정기는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하는 등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생활환경에 좋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