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부작용도 환자에게 설명하고 동의서 받아야
마취 부작용도 환자에게 설명하고 동의서 받아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2.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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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환자 자기결정권 침해...위자료 1000만 원 배상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간단한 시술(마취)이라도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상세한 설명을 통해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 민사부는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을 받다 사망한 A환자의 가족이 B대학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6250만 원) 청구소송(2014가합542585)에서 위자료 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평소 당뇨·고혈압·만성신부전 등으로 주 3회 혈액투석을 받던 A환자는 B대학병원에서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담도 및 담낭에서 담석이 발견되자 이를 제거하기 위해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을 받기로 했다.

의료진은 2014년 3월 27일 14:25분경 미다졸람(수면진정제) 2mg과 페치딘(마약성진통제) 50mg을, 14:30분경 프로포폴(전신마취제) 20mg을, 14:45분경 프로포폴 20mg을 투여, 수면 진정 상태임을 확인한 후 시술을 진행했다.

시술 전 활력징후는 정상 수준이었으나 시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산소포화도가 오르 내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15:28분경 산소포화도가 70%로 감소하면서 이상증상이 발생하자 시술을 중단한 채 플루닐 2mg을 투여하고 앰부배킹을 통해 산소를 최대 용량(15L/분)으로 공급했으며, 곧 에프네트린·아트로핀 등을 투여하며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15:33분경 기관삽관을 통해 기도를 확보했으며, 심폐소생술을 계속하면서 중환자실로 이송했다. 15:39분경 맥막이 121회(분)로 확인되자 심폐소생술을 중단했다.

A환자는 심정시 상태에서 회복했으나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인공호흡기·저체온요법 등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2014년 7월 18일 사망했다.

B환자 가족은 마취 약물 용량·용법을 맞지 않게 사용하고, 활력징후 및 산소포화도 등을 면밀히 관찰하지 않았으며, 응급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를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시술 및 마취의 필요성·시술방법·마취 약물 부작용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미다졸람·프로포폴은 부작용으로 호흡억제·기도폐쇄·심혈관계 억제 등이 나나탈 수 있으나 약효가 단기 지속되고 비교적 안전해 가장 선호되는 약제"라며 "두 약물을 병용하는 경우 한 가지 약물만 사용하는 경우에 비해 투여용량을 줄일 수 있어 순환기계 혹은 호흡기계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약물의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간호기록지 기록을 검토, 지속적인 관찰이 이뤄졌다는 점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마취제 종류·적정 투여량 등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와 응급처치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았다.

다만 미다졸람이나 프로포폴 등을 사용한 마취의 경우 호흡억제·기도폐쇄·심혈관계 억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시술에 앞서 환자에게 시술의 필요성과 부작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시술을 받을 것인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간호기록지에 병원 의사가 환자와 면담하면서 시술의 목적·방법·주의 사항 등에 설명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고, 진정 전 환자평가서에 시술에 관한 동의서 등 확인란에 체크 표시가 돼 있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시술 및 마취에 관해 상세한 내용이 기재된 동의서 등을 받았음을 인정할만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시술 및 마취에 관한 설명의무를 게을리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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