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밀도 한번 찍어보자" 불법 한의원 기승
"골밀도 한번 찍어보자" 불법 한의원 기승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1.2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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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한의원 대놓고 현대의료기 불법 사용
"엑스레이 찍어오면 한약 처방" 무분별 행태
▲한의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진. 골밀도 진단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버젓이 홍보하고 있다. 

한의사협회장의 골밀도진단기 불법 시연과 오진 논란이 화제가 된 가운데, 일부 한의원에서는 이미 골밀도 진단기를 진료에 불법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일부 한의원들이 '성장 검사'를 명목으로 골밀도 진단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어린이 성장클리닉'을 표방하는 일부 대형 한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골밀도진단기 사진까지 버젓이 공개하고 환자들을 유인하고 있었다. 환자들이 이용하는 카페와 블로그에는 한의원에서 골밀도측정기로 골연령을 측정했다는 후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본지가 직접 A 한의원에 연락해 "아이의 뼈 나이를 알고 싶다"고 하자 한의원 상담자는 "한의원에 비치된 골밀도진단기로 발목을 찍어보자"고 권했다.

엑스레이 필름을 활용해 아이의 성장 가능성을 진단한다고 광고하는 한의원도 있었다. 대형포털사이트에 이름을 올린 몇몇 한의원은 손목·발목의 엑스레이 사진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성장 검사를 권유하고 있었다.

B한의원은 블로그를 통해 "성장판과 골연령 판독이 가능한 한의원"이라고 소개했으며, 성장클리닉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C한의원은 '엑스레이 촬영의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한 글을 게시하기까지 했다.

본지가 아이의 성장판을 검사하고 싶다고 하자 C한의원 측은 "인근 병원에서 손·발의 엑스레이를 찍고 필름을 가져 오면 한의원 원장이 아이의 성장 여부를 진단해 줄 것"이라고 안내했다.

특히 "엑스레이 필름에 나타난 아이의 상태를 보고 한의원장이 그에 맞는 한약 처방을 내릴 것"이라 말했다. 최근 한의계에 유행한다는 '양진한치', 즉 '양방으로 진단하고 한방으로 치료한다'는 실태를 실감케 한다.

▲초음파, 엑스레이 사진으로 한방치료를 설명하는 한의원도 있다.
C한의원장의 이력에는 현대의학 교육을 받은 사실을 찾아 볼 수 없다. 현대의료기인 엑스레이 영상을 판독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보기 힘들다.

현행 법상 한의사가 골밀도진단기, 엑스레이진단기 등을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도 한의사의 엑스레이·초음파 사용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최근 김필건 한의사협회장이 기자들을 불러 모아놓고 골밀도 진단기를 시연한 뒤 "나부터 잡아가라"고 한 것은 한의사들이 이미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위법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한의사로 일하다 그만두고 3년 전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한 학생은 "10~20년씩 엑스레이 사진을 보는 내과 전문의들도 정확한 판독을 위해 영상의학과 자문을 구한다"며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은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쓰겠다 주장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미 일부 한의원에선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진단에 활용하고 있다"며 "교육받지 않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국민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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